노란 달이 뜰거야
전주영

오늘도 아빠는 오지 않고
나는 나비를 그려요.

나는 나비를 따라갑니다.

아빠는 말했어요.
"이런 곳에 별꽃이 피었네?
있잖아, 별꽃의 꽃말은 추억이래."

"아이스크림 사 먹은 거, 엄마한텐 비밀이야."

"가위 바위 보!"
"아이쿠, 또 졌네. 이러다가 아빠는 못 올라가겠는걸?"

"남의 집 담에다 낙서하면 못써.
근데 참 잘 그렸다. 하하!"

아빠는 말했어요.
힘든 사람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고.

내가 지치면, 아빠가 내 손을 잡아 주었어요.
"우리 동네가 얼마나 높은지, 한번 끝까지 올라가 보자."

내가 힘들어할 땐, 아빠가 나를 업어 주었지요.
‘조금만 더 가면 되니까, 이제 내려서 걸을까?"

"다 왔다! 우리 딸 잘 걷네!"
"근데, 아빠. 날이 어두워졌어요."
내가 무서워하면,
아빠는 나를 꼭 안아 주며 말했어요.

"걱정 말아라. 곧 달이 뜰 거란다."

나는 엄마 품에서 잠이 깨어요.
오늘도 아빠는 오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엄마에게
아빠가 언제 오냐고 묻지 않아요.

방 안에 달빛이 가득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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