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같은 밥 같은 찬을 먹는 따뜻한 봄날


"정말 멋진 곳이네요. 역시 현지 주민이 알려주는 정보는 달라."

"길을 잃고 헤맨 덕분이지."

"그렇다면 나의 길치 기질 덕분이겠네요."

"당신, 지도에 까막눈인 건 학창시절부터 변함이 없군."

"장례 끝나고 형님이 단단히 잡도리해주신 것 같아. 어머니와 형과 내가 있는 이상 삼촌 내외한테는 아버지 유산이 한 푼도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

"주인이 바뀐 걸까요? 주차장도 지저분했잖아요."

"거기는 그냥 주차용 공터더군. 기계도 전부 철거되고."

"이런 곳에서도 시간은 흐르는군요."

"하지만 풍경은 변하지 않았어. 역시 멋지군."

"그건 중2병이 아니라 고2병이군. 엄마 마음 다치게 하는 말을 툭툭 던지고 싶은 나이지."

산을 내려가는 여행 역마다 꽃이 피어나네

근무하는 병원 중정에 매화가 터지기 시작할 즈음, 스다 하루에春恵는 어머니 가즈코의 편지를 받았다. 어머니는 수신인 이름을 ‘하루에春江’라고 잘못 적었다.

"인생의 힘겨운 오르막길을 다 올라왔으니 이제는 느긋하게 내려가는 거야. 내려가는 여행길에는 꽃이 가득 피어 있지―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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