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루 군 엄마가 하는 말 중에 "친구한테 공짜로 뭘 받으면 안 된다"라는 것이 있다. "뒤끝이 좋지 않으니까"라고 엄마는 말한다. 관리인 아저씨도 그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테디베어의 둥글둥글한 팔을 쓰다듬으며 아타루 군은 생각했다.

실은 아타루 군은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이 다람쥐 얼굴, 왠지 신기하게도 살짝 아야미 씨를 닮은 것 같다고.

어스름한 저녁 이끼 낀 묘석에 새끼도마뱀

여름방학이 시작된 직후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겐이치는 자기 방이 생겼다. 3층 구석방으로 천장이 비스듬하게 떨어져 다락방 분위기가 난다.

푸르른 겨울날 먼 길 나섰다 만난 장송행렬

"유코, 준비 됐니? 이제 출발해야 해."

아침 아홉 시가 지나 상복을 입은 엄마가 부르러 왔을 때 나는 오빠 방에서 오빠가 애용하던 컴퓨터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사유리 씨에게 연락할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었다.

이것은 본래 고인이 어린이나 젊은이일 경우 ‘금방 환생해서 돌아와야지’라고 스스로 다짐하도록 고인과 인연이 있는 장소나 경치 좋은 곳에 최대한 많이 들러서 화장터로 가는 관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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