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사랑의 무기, 사상의 거처, 1992년 구입
31년 된 책.

1. 어떤 관료, 사랑의 무기 180쪽
2. 사랑은, 사랑의 무기 168쪽
3. 똥누는 폼으로, 사상의 거처 100쪽

나는 관료?이다 미관말직 26호봉 관료다.


1. 어떤 관료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개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

일제 말기에 그는 면서기로 채용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근면했기 때문이다

미군정 시기에 그는 군주사로 승진했다
남달리 매사에 정직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시절에 그는 도청과정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을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칸가 어딘가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리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2. 사랑은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보며

3. 똥누는 폼으로

앉아서 기다리는 자여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똥누는 폼으로
새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는 자여
아리랑고개에다 물찌똥 싸놓고
쉬파리 오기나 기다리는 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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