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손가락이 바를 잡았다.

열 번째를 넘기면서부터 그 리듬이 차츰 흐트러졌다. 하지만 여자는 끝내 같은 동작을 열두 번 반복했다.
"좋았어!"

"어둠 속 생활도 이제 곧 끝이야. 너는 빛으로 나간다. 그렇게 세상을 바꾼다. 장애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 내가 어떻게든 해볼 거다. 그것만이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네 애정에 답하는 거니까."

"제군들, 도둑놀이는 끝났네."

이 방에 갇혀 있는 것이 지금까지 그녀의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문이 열린다. 그렇게 믿었다. 그가 죽은 지금도 그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야마나시 현경은 돌연 부산해졌다. 부검 결과로 화재사건이 갑자기 살인사건으로 다뤄지면서 관할 경찰서에 수사본부가 설치되었다.

남자의 이름은 센도 고레노리였다. 나이는 56세, 본적지는 나가노 현 마쓰모토 시.

경부(警部, 한국 경찰의 경감, 경찰서 분서장이나 과장·과장대리직·본부 계장 직책을 맡는다)

순사부장(巡査部長, 한국 경찰의 경장, 경찰서 반장 직책을 맡는다)

순사(巡査, 한국 경찰의 순경)

"여기에 누군가가 갇혀 있었다는 건가요?"

"정말 그래. 하지만 저 동네 사람들은 재미있지만은 않을걸. 권총을 가진 범인이 어슬렁거린다고 생각하면 편안히 잠들 수 없을 거야.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저 근처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어."

"그건 아마…… 센도의 비밀병기일 거야."
"비밀병기? 그게 뭔데?"

여자는 경찰관을 죽이고 ‘우리’를 빠져나온 뒤 조금 떨어진 빈 별장에 숨어들었다. 옷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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