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도쿄에서 온 반지에라는 키 작은 여자아이를 짝사랑했는데 그 여자아이는 저한테관심이 없었어요. 당연하죠! 예쁜 여자들은 절 사랑하지 않거든요.
빙고 상,일 잘하는 직원을 찾기가 너무 힘들어서 두통이 가실 날이 없어. 여기 있는 바보들은 머리 대신 호박을 달고 다니는데 호박씨는 뇌가 아니잖아.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말했다. 몇 년 후, 빙고는 자신이 나가노에서 반 상의 첫 번째 친구였다고 누구에게나 말하고 다녔다.
옷을 워낙 잘 차려입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보다는 옷을 파는 사람처럼 보였다.
직원 예순 명이 파친코장 숙소에서 잤다. 첫날 밤, 노아는 제일 작은 방에서 마치 고장 난 모터처럼 코를 고는 나이 많은 직원과 함께잤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노아의 일상도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가 유산한 횟수를 말한것이 후회스러웠다. 교회 목사님이 경솔한 혀가 짓는 죄악을 조심하라고 일렀다. 선자는 항상 말을 적게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창부였어요. 아버지는 기둥서방이었고요. 두 분은 결혼하지 않았어요."
번거로운 일 없이 재입국할 수 있는 일본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일본 시민이 돼야 했다.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어쨌든 모자수가 아는 누구도 일본 시민이 되려 하지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민단을 통해 남한 여권을 발급받을 수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에 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빈곤한나라를 독재자가 지배하고 있어서였다. 북한을 선택한 조선인들 일부는 북한으로 여행을 갈 수 있었지만 그 외에 어디도 갈 수 없었다.
북한으로 돌아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었으나 아직 일본에는 남한 국적보다 북한 국적을 가진 조선인들이 훨씬 많았다. 모두가 말하길, 적어도 북한 정부는 북한 국적 학생들의 학비를 여전히 지원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모자수는 태어난 나라를 떠나려 하지않았다.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일본인이 그들을 원치 않는다고 한들, 그래서 뭐 어떻다는 말인가?
"통치자 일족은 혼령을 달래려고 다다가스케가 순교자였다고 인정하고 시호를 내렸단다. 동상도 세웠지. 결국 진실은 인정받는 법이야!"
굵은 나무 둥치에 기대어 있는 잘생긴 남자가 보였다. 남자의 바지가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고 다른 남자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야메는 숨죽이고 큰길로 조용히 물러섰다. 남자들은 아야메를 보지 못했다.
아야메 자신이 성관계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대개 남자들한테는 성관계가 필요하며 남편이 자기 아내와 주기적으로 잠자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추위 속에서도 셀 수 없이 많은 연인이 있었다. 각자 짝을 지은 연인들이 다른 사람들이 성관계를 갖고 서로 수음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커다란 나무들 아래에서 벌거벗은 몸뚱이들이 뒤엉켜 성교를했다. 한 줄로 늘어서있는 남자들 앞에 다른 남자들이 무릎을 꿇고앉아 상대방 아랫도리에 머리를 들이대고 까닥거렸다.
아야메는 다른 편 나뭇잎 사이로 물러나 몸을 숨겼다. 숨을 죽인 아야메는 성교를 하고 있는 자신의 남편을 지켜보았다. 남편이었다. 하루키였다.
울산은 지금은 남한에 속해있지만, 하루키는 이 가족도 다른 많은 재일조선인처럼 북한 정부 소속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단은 훨씬 인기가 없었다. 기무라 가족은 북한 학교에 보낼 학비가 부족해서 아이들을 현지 일본 학교에 보냈던 것 같았다.
하루키는 순식간에 몇천엔을 잃고 구슬을 한 쟁반 더 샀다. 하루키가 유산을 헤프게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가 워낙 많은 돈을모아놓아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큰돈을 날리더라도 넉넉할 만큼의 돈이 있었다. 젊은 남자들과 자는 대가를 치를 때도 선심을 쓸 여유가 있었다. 모든 죄악 중에서 파친코는 사소한 죄악 같았다.
모자수가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두드렸다. "인간은 끔찍해. 맥주나 마셔."
하루키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사레들려 기침을 했다. "어렸을 때는 죽고 싶었어." 하루키가 말했다.
"야, 삶은 늘 고달프지만, 그래도 게임은 계속해야지."
"아버지는 잊어. 너희 어머니는 훌륭한 분이셨어. 내 아내는 너희어머니가 최고 중의 최고라고 생각했어. 강인하고 똑똑하고 항상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셨지. 너희 어머니 한 분이 아버지 다섯 명보다 나았어. 유미가 그랬는데 너희 어머니는 같이 일하고 싶은 유일한 일본인이었다."
"애들이 네 졸업 앨범에 그런 말을 쓴 걸 몰랐어. 네가 항상 날 지켜줬잖아. 난 전혀 몰랐어." "잊어버려. 난 괜찮으니까. 이제 난 괜찮아."
"전 이 더러운 업계에서 일하는 조선인이에요. 야쿠자의 피가 흘러서 어쩔 수 없나 봐요. 결코 그 사람의 피를 씻어낼 수 없어요." 노아가 소리내어 웃었다. "제가 받은 저주죠."
"니가 일본 시민이라꼬? 어떻게? 참말이가?" "가능해요. 항상 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면 부산에 갔었나?" "네, 영도에도 갔어요. 작지만 아름다웠어요."노아가 말했다. 선자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날 저녁, 노아에게 전화가 오지 않자 선자는 노아에게 요코하마집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날 아침, 한수에게 전화가 왔다. 선자가 사무실에서 나가고 몇 분 후, 노아가 총으로 자살했다.
어머니는 모자수가 자신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뭐? 파친코장 하는 조선인이랑? 불쌍한 네 자식들한테 여태까지 한 짓으로는 부족했어? 그냥 애들을 죽이지 그래?"
"다 고생인 기라." 양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 "고생은 여자의 운명이다." "네, 고생이에요." 경희가 고생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자는 평생 다른 여자들에게 여자는 고생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여자는 어릴 때도 고생하고 아내가 돼서도 고생하고 엄마가 돼서도 고생하다가 고통스럽게 죽었다. 고생이라는 말에 신물이 났다. 고생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 선자는 노아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고 고생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자신이 물을 마시듯 들이마시던 수치를 참아야 한다고 아들에게 가르쳤어야 했을까? 결국 노아는 자신의 출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앞으로 고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한 일일까?
"노아한테 가망이 없었다면 왜 지가 고생했십니꺼? 왜 지가 애써야 했십니꺼? 지가 그리 모자랐다면, 그리 용서받지 못할 실수를 했다면, 그거는 엄마 잘못이겠네예?" 선자가 물었다. "아니라예, 됐어예・・・・・・ 엄마 탓 안 할랍니더."
"맥주 마시기 싫어." "그럼 보지를 맛보고 싶나 봐." "아, 시끄러워. 너나 좋아하잖아. 다 알아.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엄마 돈 받기 싫어. 파친코 아저씨 돈도 받기 싫고. 내 힘으로 벌수 있어."
미국에는 ‘간코쿠진[韓國人]‘이니 ‘조센진[朝鮮人]‘이니 하는 건없어. 대체 왜 내가 남한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 돼야 해? 말도 안 돼.
솔로몬은 피비가 일본에 사는 조선인들의 역사에 그토록 분노하는 것이 별나다고 생각했다. 피비는 도쿄에서 석 달 동안 지내면서역사책을 몇 권 읽은 후, 일본인들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결론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이상하게도 솔로몬은 피비와 그런 대화를 나눌 때면 자기도 모르게일본을 두둔했다.
솔리, 솔리 아냐, 이봐, 해명할 필요 없어. 조선인들이 평범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나. 분명히 자네 아버지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파친코 일을 하기로 했겠지.
자네 아버지가 후지나 소니에서 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회사에서 조선인을 채용할 리 없잖나, 그렇지? 지금 자네를채용할지도 의문이군, 미스터 컬럼비아 유니버시티. 일본은 여전히 많은 곳에서 조선인들을 교사나 경찰, 간호사로 채용하지 않아. 도쿄에서 집을 빌릴 수도 없지. 자네가 돈을 많이 버는데도 말이야.
일본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외국인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내 사랑, 너는 여기서 항상 외국인일 거고 결코 일본인이 될 수 없어. 알겠어? 자이니치는 어디로든 떠날 수 없지.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일본은 우리엄마 같은 사람을 절대로 사회에 다시 받아주지 않아. 나 같은 사람도 절대로 받아주지 않지. 우리는 일본인인데도!
선자가 가방들을 집어 들었다. 경희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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