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있는 나무가 잘못이에요. 저 낙엽 때문에 범인이 잡히지 않는 것이니 앞으로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언제 보아도 낙엽이 한 장도 떨어져 있지 않도록 제가 청소를 하겠습니다

"오하라야 사람들도 처음부터 오소데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당사자인 오소데가 축삼시인데도 빗자루로 저택앞을 쓸고 있는 것을 보고야 진심으로 한 소리였구나 하며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모시치는 밥그릇을 놓았다.

어떤 처녀를 정식 아내로 맞아들이기 전에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우선 같이 살면서 가풍에 맞는지 일하는 태도나 성격은 어떤지를 보는, 소위 시험 기간을 두는 것을 ‘아시이레‘라고 한다.

"대장님은 저렇게 밤밥을 드시다간 봄이 되면 머리에서 싹이 날 거야. 안 그래요, 분지씨?"
분지는 웃지 않았다.
"아무리 밤밥을 먹는다 해도 그것이 싹을 틔울리 없습니다. 부인."

두 사람이 나간 후 오사토는, 분지 씨가 좀더 바보 같은 농담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밥그릇을 씻었다.

모시치는 그가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오늘부터 한동안 오하라야의 고용살이 일꾼이 되어볼 생각은 없나?"
분지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는 옛날에 노름판의 싸움에 휘말려 사람을 해쳤네. 그래서 섬으로 유배되었지. 오소데는 자네가 노상강도를 만나 살해되었다고 말했지만, 거짓말이었어."

"그 무렵의 저는 도박을 하고 술을 퍼마시며, 아내가 일해서 번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여자를 사곤 하던  남자였습니다."

기다릴 테니, 하고 큰 소리로 말했을 때 세이키치의 등이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모시치는 잠시 동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오하라야로 되돌아가 부엌에서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을 얻고 있던 분지를 데리고 집으로돌아갔다.

가을밤, 어딘지 모를 곳에서 반주 음악의 소리와,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소리가 바람을 라고 들려온다.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확인해 보려고 밖으로 나가 음악 소리를 쫓을수록 소리는 멀어진다. 마치 추적하는 자를 비웃는 것 같다.
결국 단념하고 문득 정신을 차리면 말도 안되는 시각이 되어 있고, 말도 안 되는 장소까지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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