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 다음엔 또 어디로 갑니까?"
"그거야 아직 모르죠. 또 인도에 올지도 모르고, 네팔로 갈 수도있고. 하지만 오늘 라니켓에 도착하는 것조차 불확실한 마당에 나중의 일을 어떻게 안단 말이오?"
그러자 그 힌두인이 침착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린 우리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서둘러 어딘가로 가려고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 P100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버스는 떠날 시간이 되면 정확히 떠날 겁니다. 그 이전에는 우리가 어떤 시도를 한다 해도 신이 정해 놓은 순서를 뒤바꿀 순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조용히 덧붙였다. - P100

"여기 당신에게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고 마구 화를 내든지,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 해도 마음을 평화롭게 갖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버스가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왜 어리석게 버스가 떠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쪽을 택하겠습니까?" - P100

로마의 대철학자 에픽테투스는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어가기를 기대하지 말라. 일들이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이라.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오게 하고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가게 하라. 그때 그대의 삶은 순조롭고 마음은 평화로울 것이다." - P101

"난 신이 인간을 만들 때는 목적이 있다고 믿소. 누구는 달리기를 잘하도록 만들었고, 누구는 장사를 잘하도록 만들었소. 반면에내게는 문둥병을 주어 인생의 집착을 끊어버리도록 만든 거요. 하루에도 수십 구의 시신을 장작에 얹고 태우면서 신이 내게 부여한삶의 목적을 깨달으라고 말이오." - P109

아니면 우리 각자가 반쯤 졸면서 다른 어떤 상념에 잠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팔다 남은 사브지(야채 카레)와 베간 바라타(삶은 가지로 만든 카레)가 무심히 놓여 있고, 이윽고 소똥도 떨어져 화덕의불은 가물거렸다. 그 대신 엉킨 전선줄과, 길가에 세워둔 텅 빈릭샤와 간판 없는 갠지스 식당 위로 한 점 두 점 별들이 떨어져내렸다. - P110

마음이 내키지도 않은 상태에서 1백 루피, 약 3천원 정도를 적선한 덕분에 나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노인은 내게 작은베풂에도 보답하는 자세를 가르쳤고, 가난하지만 아직은 부유함을 잃지 않은 마음을 전해주었다. - P115

그 노인 덕분에 나는 지금도 잘난 체하며 말한다. 나처럼 인도여행을 멋지게 한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어떤 국가 원수가 인도를 방문했을 때 과연 아침마다 누군가가 와서 환상적인 피리소리로 잠을 깨워 주었겠느냐고. 내가 알기로 인도 역사상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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