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 P59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 P60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 P62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 P62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 P64

사랑에 물든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밑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 P64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 P66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 P66

수양버들 공원에 내려가 내 사랑과 나는 만났습니다
그녀는 눈처럼 흰 귀여운 발로 버들 공원을 지나갔습니다
나뭇잎 자라듯 쉽게 사랑하라고 그녀는 내게 말했지만
나는 젊고 어리석어 곧이듣지 않았습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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