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히코는 머리를 깎는다.
수염까지 깎으면 3,700엔.

새 손님은 없으니,
월 매출은 오르내림이 없다.

‘무코다 이발소’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도마자와 면에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은 1950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옛날 이발소다. 주인인 야스히코는 쉰세 살의 평범한 이발사, 스물여덟 살에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후로 사반세기에 걸쳐 부부 둘이 이발소를 꾸려오고 있다.

그런데 아들 가즈마사가 도마자와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꺼냈다.

"나요, 우리 고향을 어떻게든 하고 싶어. 이대로 가다 젊은 사람이 싹 없어지면 어떻게 되겠어. 할아버지 할머니만 남은 동네가 되다 못해, 나중에는 아예 없어질 거라고. 그건 안 되는 일이잖아. 나, 아버지 뒤를 이어 무코다 이발소를 맡을 거야."

그러나 야스히코는 복잡한 심정을 풀 길이 없었다. 인구가 날로 줄어드는 이런 시골에서 이발소에 앞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없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다들 한 달에 한 번 삿포로에 쇼핑을 다녀오는 길에 이발과 미용까지 하고 온다.

"이 도마자와에서 이발소를 해서 뭐 하겠나? 새로운 손님을 끌어들이겠다느니 어쩌겠다느니 꿈같은 소리를 하고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다 떠나가는 마당에 어떻게 새 손님을 끌어들이겠어. 게다가 애당초 사람이 없잖아. 산을 향해 ‘자, 어서들 오십쇼’ 하고 외치는 거나 다름없잖나 말이야."

"그럴 리가 있겠어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도마자와에서 새로운 장사를 한다는 게 지나친 모험이지.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힘을 내고 있는데, 노인네들 생각으로만 삐딱하게 보는 건 아닌가 싶네."

"인생이 다 인연인데요 뭐."

창밖에서는 눈이 부슬부슬 날리기 시작했다.

눈보라가 점점 심해져 덧문을 때리는 소리가 온 집 안에 울리고 있었다. 탄광이 사라진 지금, 뭐가 좋다고 이런 벽지에서 살고 있는지 때로 자신도 알 수 없어진다.

야스히코는 머리를 깎는다. 수염까지 깎으면 3,700엔. 새 손님은 없으니, 월 매출은 오르내림이 없다.

야스히코는 앞으로 20년, 이 생활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 후 이발소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가즈마사가 뒤를 잇겠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런데 바바 할아버지가 아직도 차를 운전하시나?"

"그럼, 하고 있지. 늘 시장 보러 갈 때, 보는 걸."

"그거, 좀 걱정스러운데. 작년에도 주차장에서 액셀과 브레이크를 잘못 밟아서 그대로 논에 처박혔잖아. 얼마 전에는 슈퍼마켓 뒤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하다가 나랑 딱 마주쳤다고. 할 수 없이 내가 뒤로 차를 뺐는데. 이제 운전은 위험하지 않겠어?"

"아버지가 파킨슨병도 앓고 있었나 봐. 검사를 했더니 여러 가지가 나왔어. 역시 힘들 것 같아. 의사가 수술은 어쩌겠느냐, 인공호흡은 할 거냐, 여러 가지로 묻는데, 연명 치료는 하지 말라고 부탁했어. 어머니도 수긍하는 눈치고."

"무슨 소리야. 쇼와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고. 형제가 많으면야 장남이 가업을 잇는 게 도리겠지만, 우리 세대부터는 어느 집이든 둘뿐이잖아. 그런데 집에 얽매인다는 건 불합리하지. 게다가 도마자와 같은 시골에서, 누가 고향에 남으라고 할 수 있겠어."

"여자 쪽이 평균 수명이 길다는 거, 하느님 조화 중에서는 꽤 히트작 아니겠어. 여기 있는 댁들도, 부인이 먼저 저세상으로 가면 어떻겠어? 어쩔 줄 모를걸."

시골은 정말 그렇다. 관습을 따라야 편하지 거스르면 오히려 성가시다.

"안녕하세요. 틈이 나서 왔습니다. 평일은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요."

"주말에도 안 기다립니다."

세가와가 비아냥거린다.

다이스케, 농사 그만둘 건가? 그럴 수 없겠지. 도마자와를 떠날 건가? 그럴 수 없겠지. 그럼 훌훌 털어버리자고. 모두가 한 연못 안에서 똑같은 물을 먹고 살고 있어. 그게 도마자와야. 그러니까 어울려. 자기를 버리고 그냥 어울리라고. 그럼 편히 살 수 있어."

"알면서 뭘 물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지. 도마자와에 아무 변화 없어라."

세가와가 먼 곳을 보듯 아련한 눈길로 담담하게 얘기한다. 야스히코는 이 불알친구가 의외로 냉철해서 안심했다. 이것이 연륜이라는 것일 게다.

어색한 분위기만 남았다. 이 일은 한동안 화근으로 남을 듯하다. 그러다 이내 잠잠해질 것이다. 좁은 동네니 얼굴을 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누군가는 중재에 나서고, 그리고 어쨌든 화해한다. 이 동네는 지금까지 줄곧 그래 왔다.

"좋기는 뭐가 좋아. 온 세계 사람들이, 홋카이도에 저렇게 조그맣고 못난 동네가 있구나, 하고 정말로 생각하면 어쩔 거야?"

셋이서 잠시 얘기를 나눴다. 그저 세상 돌아가는 얘기다. 매일 잠복을 하는 형사도 대화에 굶주려 있는 것이다. 서로 농담도 던지자 거리가 갑자기 좁혀졌다. 야스히코는 이때도 대화의 힘을 다시 한 번 통감했다.

군고구마처럼 따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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