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근대성
근대성은 일반적으로 봉건시대 이후 20세기 유럽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회생활과 조직의 양식을 일컫는다. 근대성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종교적 영향력의 쇠퇴와 전문가들이 시민들의 몸에 행사하는 통제력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 후기 근대성은 이와 같은 근대성의 경향이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급진화되는 것을 말한다. 후기 근대성을 명명하는 방식은 학자에 따라 다른데, ‘위험사회‘라는 개념으로유명한 독일의 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이를 ‘제2근대성‘이라고 하고, 사회구조화이론을 구축한 영국의 학자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는 이를 ‘고도 근대성‘이라고 일컫는다. 또 ‘유동하는 근대‘라는 개념으로 현대 서구 사회의 불안정한 삶을 설명한폴란드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은 이를 ‘액체 근대‘라고 명명한다.

정상가족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가족‘은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전형적인 핵가족 형태의 가족을 이야기한다. 이 용어는 핵가족 형태의 가족을 벗어난 기러기 아빠, 무자녀 가족, 입양가족,
동거가족, 조손가족, 동성결혼 등의 가족 형태를 비정상적으로 본다는 메시지를 함의하고있다. 하지만 ‘정상가족‘의 형태를 벗어난 가족의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에도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나타나고 있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핵가족 형태를 이상적이고 건강한 가족이라고 보며 정상가족 그 자체에 가부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젠더 갈등
젠더(gender)는 사회적 성을 뜻하며, 남녀 간의 대등한 관계, 평등에 있어서 모든 사회적 동등함을 실현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젠더 갈등은 일종의 성별 갈등, 남녀 갈등을 통칭하는 것으로 진정한 성 평등으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으로 본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제기하기도 하며, 세대에 따라 그 의식 격차가 현저히 다르다.

규율 권력
사회나 어떤 집단에 의해 법처럼 원칙으로 정해져 있어 따르지 않으면 벌을 받는 종류의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들이 자기 스스로 규율을 내면화하여 따르는 것을 ‘규율 권력’이라 한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감시와 처벌』에서 ‘규율 권력’에 관해 언급했다. 규율 권력은 왕이 국가를 통치하던 시절 존재했던 군주 권력과 달리, 개인의 신체, 몸짓, 시간, 품행을 총체적으로 포획하는 권력으로 일종의 미시적 권력이라 할 수 있다. 푸코가 말하는 규율 권력의 핵심은 권력 행사가 억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지 않고, 이미 공고하게 자리잡은 사회의 여러 제도 속에 권력 체계가 녹아 있어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 성장하며 사회생활을 이어가면서 자기 스스로 내면화하게 된 규율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다.

패거리주의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만든 것으로, 혈연, 학연, 동향 등 ‘끼리끼리 문화‘가 빚어낸 집단주의적 속성의 부정적인 측면을 가리킨다.  이는 공정과 정의를 훼손해있고, 집단내에서 개개인의 ‘다름‘을 배제한다. 같은 패거리끼리 중요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며, 패거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그 문제에 참여하려고 하면 배척한다. 확대된 가족주의가 패거리주의를 만들어왔다고 보기도 한다.

자기 돌봄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것으로, ‘나는 누구인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타인 지향적인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의 욕망,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아니라 자신의 자유의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저마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다양한 가치와모양을 꿈꿀 수 있어야 자신을 진정으로 돌볼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거나, 결혼한 뒤에도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집 안에서의 남녀 역할과 부모의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이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개인의 자유는 도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는 한국인이 보다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에 밀착되어 있는 몸, 가족, 젠더의 문제를 살펴보며 각자의 삶을 진단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타인의 욕망에 따라 우리 삶이 지나치게 구조화되고 제약된다면, 그것이 또 다른 끔찍한 사회적 고통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부터 출발했다. 오늘날 남녀 사이의 첨예한 혐오, 집단 간의 차별과 위계, 그리고 각 개인이 지니는 불안과 미래에 대한 공포는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도 걱정이지만, 전 사회적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팽배하면 그것은 심각한 사회적 고통이 될 수 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것 같아

우리 몸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끊임없이 평가받으며 서로가 주고받는 시선은 결국에는 내몸이 내 것이 아닌 불편한 상황에 직면하게 한다. 이는 현대 사회가개개인에게 이상적인 몸의 잣대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새롭게 발생한 문제이다.

몸은 우리가 세계 속에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매개체다. 몸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와 내 주변 세계를 연결한다. 먼저 몸은 주변 세계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통로’로서 그 역할을 한다.

서양 세계에서 인간의 존재 자체가 신의 의지가 반영된 산물이라면, 동아시아에서 인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자연의 부분이지 어떤 절대적 존재의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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