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보니 귀신이 나온다는 숲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는 왜 하필이면 이런 무시무시한 숲에서 사라졌을까요? 해까지 떨어지고, 소녀는 스산한 새 울음소리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휘이, 휘이 하고 우는 게 귀신이 따로 없지 뭔가요.

그때, 소녀의 작은 머리통 속에서 전기가 튀듯 어떤 예감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나는 이 하얀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것 같아. 내가 셀 수 있는 숫자보다 더 오래, 쌀 한 가마니에서 쏟아지는 곡식의 낱알보다 더 오래. 한참을 지나 깨달은 것이지만 소녀는 사내를 본 첫눈에 사랑을 느끼고 말았던 거죠.

‘세상일이란 게 참 만만하지 않구나’

그 도깨비 같은 놈이 절벽 근처에 곳간을 지었는지, 책방을 지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거기서 자기 신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거라고요. 기구한 제 운명을 한탄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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