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를 주도한 단편 문학의 천재 안톤 체호프 단순한 유머를 넘어 우수 어린 서정적 미학을 창출해 낸 작품 선집 모순과 부조리에서 나온 삶의 비극성을 감싸 안는 따뜻한 리얼리즘
"삶이 나를 짓누르기 전에 네가 먼저 삶을 부숴 버려. 삶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란 말이야."
에취!!! 보다시피 재채기를 한 것이다. 그 누구라도, 그 어디에서라도 재채기를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농부도 경찰서장도, 때로는 심지어 국장님도 재채기를 한다. - P7
체르뱌코프의 뱃속에서 무언가가 터져버렸다. 아무것도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로 그는 문을 향해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흐느적흐느적 밖으로 걸어나갔다. 기계적으로 걸음을 옮기며 집에 돌아온 그는 관복을 벗지도 않은 채로 소파에 누웠다. 그리고……… 죽었다. - P12
햇볕에 그을리고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그는 일 때문에 녹초가 된 모습으로 정문이나 현관에서 나를 맞았으며, 그 다음에는 저녁 식탁에서졸음과 투쟁을 벌이다가 아내에게 어린애처럼 이끌려 잠자리로 들어가곤 했다. - P13
<광장 공포>라는 병이 있지만, 나의 병은 삶에 대한 공포지요. 풀밭에 누워서, 어제막 태어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 딱정벌레를 한참 동안보고 있으면 그 벌레의 삶이 끔찍한 일로 가득 찬 것 같고그 미물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 P20
「정확히 뭐가 무서운 겁니까?」내가 물었다. 「모든 것이 무서워요. 나는 천성이 심오한 인간이 못 되는지라 저승 세계니 인류의 운명이니 하는 문제에는 별로흥미가 없어요. 뜬구름 잡는 일에는 도무지 소질이 없다는 얘깁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진부함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지요. - P20
내 생각에 우리는아는 것이 거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매일 실수를 저지르고 옳지 못한 짓을 하며 서로 비방하고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겁니다. 사는 데 방해만 되는 불필요하고 시시한 짓거리들에 우리는 자신의 힘을 소진합니다. 이것이 무섭습니다. - P21
왜냐하면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 나는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친구, 나는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두렵습니다. - P21
나는 농부들보기가 두려워요. 무슨 대단하고 고상한 목적이 있기에 저들은 괴로워하는지, 저들은 무엇을 위해서 사는지 나는 모르겠어요. 만약에 인생의 목적이 쾌락에 있다면 저들은 불필요한 여분의 인간들입니다. 만약에 인생의 목적과 의미가 가난과 절대적인 무지 속에 있는 것이라면 이런 가혹한심판이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어요. 저자를 한번 보세요! - P21
러시아에 호밀이나 밀은 지천이지만 지성인은 좀처럼 드물다, 재능 있는 건전한 젊은이들은 학문과 예술과정치에 종사해야 하며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분별 없는짓이다, 라는 등의 의견들을 진지하게 펼치다가 문득 내일아침에 일찍 헤어지게 되어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 P25
달빛은 여기 벤치 위에서 저토록 달콤하게 잠들었구나! - P30
일어나서 다른 쪽으로 몸을 눕혔다. 모기들과 밤의 습기가잠을 방해한 것이다. 「아, 인생이여!」그는 말했다. 「불행하고 고달픈 인생이여!」 - P31
<그는 삶이 무섭다고 말했지.>나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삶에 대해 격식을 차리지 말라고. 삶이짓누르기 전에 네가 먼저 삶을 부숴버려. 삶으로부터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란 말이야.> - P31
그날 나는 페테르부르크로 떠났다. 그리고 그 이후로 다시는 드미트리 페트로비치와 그의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 사람들 말로는 그들이 지금도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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