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2일, 보슬비가 내리고 세찬바람이 불었다
싸움터에 머물렀다. 중상을 입었던 온성 포수 이충인이 죽었다. 이날은 전투의 공훈을 조사했다. 호인 여럿이 공적을 다뤘으므로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 오래 머물 것이라고 한다. - P57

적들의 사격 기술도 절묘해 종전에 청나라 사람들이 패배를 당하면 그 수를 모를 만큼 사망자가 많았다. 이번에는 한나절 교전에 모든 배가 싸움에 져서 가라앉았으니, 성공과 실패는 운수에 있지 무기에 있지 않음을 이제야 알겠다. - P58

홍이포
1604년 명나라군대가 네덜란드와 전쟁을 치를 때에 중국인들은 네덜란드인을 ‘홍모이紅毛夷 (붉은 머리털을 한 오랑캐)‘, 네덜란드인들이 사용하던 대포를 ‘홍이포‘라고 불렀다. 전쟁 당시 중국인들은 이 대포의 파괴력에 크게 압도돼 1618년 홍이포를 수입했고, 1621년에는 복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조선에서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가 가져와 사용한 것이 처음이며, 인조 때 정식으로 들여왔다. 네덜란드인으로 제주도에 표류한 벨테브레이(박연) 등이 훈련도감에 배속돼 조선군에게 홍이포 제작법과 사용법을 가르쳤다. 실학박물관 소장 - P58

6월 17일, 맑았다가 저녁에 소나기가 잠시 내렸다
바람이 불지 않아 뱃길이 더디니,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참으로 괴롭다. - P61

6월 20일, 맑음
불같은 가뭄더위가 매우 지독해 나그네 마음이 타는 듯하다. 날마다 서풍이 부니 뱃길 더디기가 소걸음 같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마음만 다그치니 하루가 1년이다. - P62

"군대를 요청해 적을 토벌하는 일은 적의 재물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바로 백성을 위하고 해악을 없애기 위한 것이오. 애당초 대장 당신이 적선을 불태우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일부 적선이 도망갈 수 있었소.
이는 재물을 탐한 당신 때문에 발생한 결과인데, 이제 와서 적들이 아직남아 있다고 말하면서 붙잡아 두어 부당하게 병사들을 머물게 만들고 있소. 남아 있는 적이 다시 소요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감히 병사들더러 계속 있어 달라고 요구한단 말이오? 나는 북경에 돌아가서 당연히 황제에게 보고를 올리겠소이다." - P69

7월 19일, 비가 잠시 내렸다
서응기 마을에 머물렀다. 가을바람이 점차 세차게 부니, 객지에 머무르는 괴로움을 스스로 금하기 어렵다. - P81

돌아갈 시기가 머지않아 있을 듯한데, 50일 치 식량을 계속 운반해야 할 날짜를 헤아려 보니, 식량은 그믐께 영고탑에 당도할것이다. 이미 되돌려 운반할 방도는 없으니, 며칠 전에 들은 대로 남은 쌀을 강제로 빼앗아 차지하려는 속셈이라는 말이 반드시 예견하지 못한 말도 아니다. 우리 백성의 노력은 노력대로 허비하고 끝내는 도적에게 식랑을 갖다 바치게 됐으니, 정말로 분통 터지는 일이다. - P83

조선군의 화승총은 서양에서는 머스킷Musket이라고 부르던 총이다. 머스킷은 17세기 말에서 19세기초에 걸쳐 보병들의 주무기였다. 화승총은 불을 붙여 점화하지만, 러시아군의 수석식 소총은 부싯돌로 불꽃을 만들어 점화한다. 수석식 소총의 경우, 분당 서너 발을 발사하는 화승총에 비해 장전 속도가세배정도 빨랐다. - P88

○ 영고탑의 오랑캐들이 처음에 짓는 밥은 매우 깨끗한데, 밥을 먹을 때가 되면 반드시 물을 말아 어육 ·소금·간장 등으로 비벼서 먹는다. 왈가의오랑캐들이 짓는 밥은 지극히 불결해 개나 말의 먹이 같은 것도 있으며,
개와 한 우리에서 먹기도 하니 정말로 짐승이라고 하겠다. 쌀밥과 마른장을 주었더니 반드시 이마를 찡그리고 토해 버렸다. 천하 모든 사람의 입맛이 같다는 말은 거짓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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