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지방분권적인 성격이 강한 중세 유럽에서 제국의 황제는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 신성로마 제국에서 황제는 10세기 무렵, 오토 대제가 서유럽에 침략한 마자르족을 물리치고 교황에게 황제라는 칭호를 얻으며 형성되었다. 교황은 황제의 군사적 힘, 황제는 교황의 신성성이 갖는 권위에 서로 의지하는 동맹 관계였다.

결국 제후들은 교황의 편을 들었고 안팎으로 지지를 잃게 된 황제는 자리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껴 직접 교황이 있는 북이탈리아의 카노사로 향했다. 한겨울에 알프스를 넘은 황제는 교황이 있는 성 앞에서 맨발에 허름한 옷을 입고 교황에게 용서를 빌었다. 이 사건을 ‘카노사의 굴욕’이라고 한다.

중세의 황제와 교황권의 갈등은 이렇게 교황의 승리로 끝났을까. 이후 다시 힘을 키워 기회를 노리던 하인리히 4세는 로마로 진군해 그레고리우스 7세를 쫓아냈다. 이런 식의 교황과 황제의 갈등 혹은 동맹 관계는 중세 내내 지속되었다.

국가를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은 자들의 체계화된 제도와 절차적 관계라고 본다면 운영체제가 단일하게 발전된 것은 동양이었다.

發憤圖强 (발분도강)

강성해지기 위해 분발함.

개인이나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해 분발함

시작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다. 이를 계기로 중세가 강요한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점점 인간을 중심으로 한 사고가 발달했다. 이런 변화가 예술이나 종교, 사상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서양과 동양은 역사적 경험이 달랐다. 동양은 왕토 사상을 바탕으로 백성들의 세금 부담이 당연했지만 서양은 고대 시기부터 스스로 무장한 평민들이 기득권과 싸워 정치에 참여할 권한을 획득한 경험이 있었다.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홉스는 자연은 인간들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서로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보았다. 계약의 대상은 왕으로, 개개인은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권한을 왕에게 위임하고 왕이 절대적 권한을 갖는 전제정치가 가장 이상적인 국가형태라고 보았다.

반면 같은 영국의 철학자 로크는 달랐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 생명·자유·재산에 대해 자연권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했다. 국가가 세워진 이유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연권을 온전하게 누리기 위해서이고, 개인이 자신의 권리로 왕이나 국가와 계약을 맺는 것은 권리를 모두 넘긴 것이 아니라 잠깐 맡긴 것이라고 보았다.

이런 생각들이 쌓여 18세기 프랑스의 법관이자 귀족 출신인 몽테스키외는 국가의 정치 형태를 공화정과 군주정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공화정은 여럿이 국가를 다스리는 정치 형태로 주체에 따라 귀족 공화정과 민주 공화정으로 나눌 수 있고, 군주정은 군주 1명이 다스리는 정치 형태로 정해진 법에 따라 다스리는 입헌군주제와 통치자가 마음대로 다스리는 전제정치로 구분했다. 이 중 몽테스키외가 가장 긍정적으로 본 것은 영국식의 입헌군주제였다.

국가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전형적인 발명품이고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다. 분단된 조국에 사는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일까.

그러나 소외되고 가난한 자를 사랑하라는 하나님과 예수의 크리스트교가 폭력적인 제국주의와 함께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신의 이름으로 행한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 신의 이름으로 행한 잔혹하고 무참한 행위를 알았다면 신은 과연 어떻게 생각했을까.

九折羊腸 (구절양장)

"아홉 번 꺾어진 양의 창자."

세상이 복잡하여 살아가기 어렵다는 말.

특히 이슬람교의 교리는 그들의 테러 대상인 크리스트교와 그 뿌리가 같으며 사회적 약자 편에서 신의 뜻을 전하는, 사랑이 충만한 종교다. 선함과 사랑을 추구하는 종교를 목숨처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 왜 서로를 악으로 규정하고 대립하는 것일까. 답은 역사 속에 있다.

종교 = 믿음 + 제도
사전에서는 종교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으로 인간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체계. 그 대상·교리·행사의 차이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애니미즘·토테미즘·물신숭배 따위의 초기적 신앙 형태를 비롯해 샤머니즘이나 다신교·불교·기독교·이슬람교 따위의 세계 종교에 이르기까지 비제도적인 것과 제도적인 것이 있다.’

믿음이란 합리적인 이성으로 납득되지 않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믿는 마음’이다. 종교에서 믿음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눈으로 본 적 없고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많은 것을 신의 뜻으로 믿고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종교는 개인적 차원으로 볼 때, 인간의 이성으로는 설명하고 이해될 수 없는 자연 현상이나 어떤 초월적 존재에 대한 조건 없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데, 개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구성원들의 생활 방식과 사회 구조를 규정하며 믿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정신적인 큰 틀을 제공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종교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고,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역사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런 종교의 특성을 염두에 두며 원시 시대부터 종교가 역사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보자.

管中之天 (관중지천)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본다."

소견이 좁은 것을 이름.

근본적인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자연재해 같은 주변의 현상들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가지의 종교가 등장했다.

먼저 모든 것에 의식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animism이다. 원시 인류부터 사람들은 사람이 영혼과 육체로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원론적 인식이 주변의 것들에게 반영되어 산, 강, 바람, 태양, 달, 바위, 동물, 나무 등에도 모두 그 안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이런 애니미즘은 다신교의 기원이 된다.

다음으로는 동물숭배가 있다. 특정 동물이 가지고 있는 우월성과 인간에게 주는 위협감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고,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거나 동물의 번식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로 동물을 숭배하기도 했다. 아직도 동물을 숭배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특정 동물은 공동체의 수호신으로 섬겨지기도 했는데 이 동물은 집단공동체의 조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웅녀 또는 로마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키운 암 늑대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동물숭배를 큰 의미로 토테미즘totemism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샤머니즘shamanism이 있다. 샤머니즘의 핵심은 샤먼이라는 존재다. 샤먼은 초자연적 존재와 연결되어 미래의 일을 예언하거나 병을 고치고 불행을 막고 악령을 쫓는 등의 행위를 하는 존재다. 우리에겐 무당이 있다.

반면 종교는 다르다. 종교는 대표적으로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이 있는데, 이와 같은 종교에는 선과 악에 대한 신이 부여한 기준이 있고 삶을 지배하는 생활양식과 사회적 규범이 정해져 있다. 신화의 신이 혼돈 속에 태어나 그냥 존재했다면, 종교의 신은 우주를 만들고 자연을 만든 전지전능한 절대적인 존재이며 인간은 신의 뜻대로 살아야만 사후에 신의 세상으로 갈 수 있다.

특징들을 정리해보면 신화는 원시적인 것으로 인류가 공동체를 이루고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단계에 형성되어 자연과 인간에 대한 당시의 이해가 구전된 것이다. 종교는 신화 이후 문명을 이루고 사회를 구성하면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했던 초월적인 권위를 제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敬天愛人 (경천애인)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함.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노동했다고 예수를 비난했고, 예수는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안식일을 위해 사람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 외 예수는 이스라엘 사람만 하나님의 선택을 받았다는 선민사상도 거부했다. 세상의모든 인류는 한 가족으로 신은 특정 종족만을 사랑하거나 다른종족을 억압하는 존재가 아닌 만인의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브라만 중심으로 사회가 운영되자 크샤트리아와 바이샤의 불만은 높아졌고 개혁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는 기원전 7세기무렵 우파니샤드 철학으로 정리된다. 기존 브라만교의 교리를거부하며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진리가 있으므로 브라만을통하거나 그들의 제사의식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든 명상과 사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등장한 종교가 불교와 자이나교다.

싯다르타의 탄생은 매우 신묘했다. 어머니인
마야부인은 오랫동안 아이를 낳지 못하다가 50세에 휜 코끼리가 옆구리로들어오는 태몽을
꾸고 임신을 하게 된다. 출산이 다가와 친정집
으로 이동하다 산기를 느껴 보리수 아래에서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울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뚜벅뚜벅 일곱
걸음을 걸은 후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외치고 첫울음을 터트렸다.

넷째 날 다시 시장에 간 싯다르타는 병들고 늙고 가난한 승려를 보았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매우 평온해 보였다. 왕궁으로돌아온 그는 깊은 생각에 빠져 삶의 고통이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는 것을 불현듯 깨닫는다. 그리고 싯다르타는 욕망에서 벗어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29세에 출가한다. 그 후 6년간 다른 수행자들이 하는 모든 고행을 따라하다가 욕망을 극복하려는 자신의 의지 자체가 욕망이었고 고통임을 깨닫고 부처(깨달은 자)가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불교의 교리는 모든 사물은 변하며 동시에 모든 것은 인연으로 얽혀 있다는 것을 깨달아 중도의 길을 걸으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불교는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수련을 통해 자신의 욕망에 대해고요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은 원래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천성으로 
인간의 타고난마음이다. 인이 세상에 발현되기
위해서는 수양을 해야 하고, 수양의 목적은 
군주는 군주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기 위함이었다.

유교에는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사후 세계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다. 기록에 의하면 공자의 제자 중 하나가 사후 세계가 궁금해 물으니 공자는 "10년 뒤의 일도 모르는데 죽은 후를어찌 아냐"라고 답했다고 한다.

죽음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접근 방식과 시각이 다른 종교와 달랐다. 정리하자면 신에 대한 초자연적인 해명이 따로 있지 않았으나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사회 집단 내에서 바람직한 삶의 의미와 방법을 제시하는 체계라는 면에서 유교는 종교라고 볼 수 있다.

도가, 도교는 종교일까? 사후 세계나 절대자인 신의 존재를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을 초월하는 자연의 이치를 믿으며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며 현실적인 욕구의 실현을 해결하려는 것이니 종교의 범주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瓜葛 (과갈)

"오이와 칡은 다 같이 넝쿨로 자라는 풀이란 뜻."

일가친척을 의미함.

632년, 무함마드가 죽자 장인인 아부 바르크가 무함마드의 뒤를 이어 초대 칼리프가 되었다. 칼리프는 아랍어로 ‘뒤따르는 자’라는 의미로 이후 이슬람 제국의 정치, 종교 지도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일정한 세금만 낸다면 이슬람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더라도 상관하지 않았고, 이슬람교로의 개종도 강요하지 않았다. 또한 같은 아랍인이 아니라도 이슬람교로 개종하면 세금을 면제하고 민족적 차별도 하지 않았다.

이를 배경으로 이슬람은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다. 수니파의 ‘수니’는 예언자의 삶의 방식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며 우마이야 계열이다. 시아파의 ‘시야’는 알리의 당파를 의미하는데 이들은 무함마드의 후손이 정통 계승자여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첫째, 북방의 유목민족들이 세운 북조의 국가들은 한족을 다스리기 위해 유교와는 다른 새로운 종교가 필요했다. 둘째, 승려 집단의 특징 때문이었다. 당시 불교 승려들은 최신 지식을 갖춘 지식인으로 종교적 영험함도 가진 집단이었다. 왕은 이들을 정치적 고문이자 국가의 스승으로 삼아 국가를 위해 일하게 했다.

말로 통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일, 염화미소拈華微笑다

도가의 경전인 노자의 『도덕경』에는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는 부분이 있다. 외적 형식보다는 실제적인 참선 수행을 중시하는 도교와 불교가 만나 선종이 된 것이다. 즉 선종은 인도만의 불교에서 벗어나 중국 특유의 개성을 가진 종교로 중국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선종은 불교를 아버지로, 도가를 어머니로 탄생한 중국화된 불교라고 평가받는다.

自家撞着 (자가당착)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음.

결국 에스파냐는 대서양 쪽으로 가는 항로,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를 돌아 아시아로 가는 항로를 개척 하며 무역과 약탈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소외되고 가난한 자를 사랑하라는 하나님과 예수의 크리스트교가 폭력적인 제국주의와 함께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 신의 이름으로 행한 잔혹하고 무참한 행위를 알았다면 신은 과연 어떻게 생각했을까.

葛藤 (갈등)

"칡과 등나무."

일이나 사정이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화합하지 못함의 비유,

서로 상치되는 견해·처지·이해 따위의 차이로 생기는 충돌.

대부분 종교의 신은 사랑과 자비를 말하며 약자를 보호하며 착하고 정직하게 살 것을 당부한다. 종교는 동일 공동체 내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끼리는 큰 순기능을 발휘한다. 어려운 이를 돕는 등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신의 뜻을 따르기 위해 선한 인간의 품성을 표출하며 사회를 안정시킨다. 개인들에게는 불안한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역사에서 세속의 권력과 만나면 무서울 정도로 잔인하게 역기능을 보이는 것이 종교이기도 하다.

혁명이 일어나면 ‘단번에‘, ‘새로운 것‘의 변화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 사건이 쿠데타인지, 변혁인지, 혁신인지, 개혁인지,
의거인지 등의 의미를 부여하고 판단하는 것은 변화된 세상에살며 혁명을 역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몫이다. 즉 특정 사건이 혁명으로 평가되는지, 아닌지는 사건이 일어난 당시의 사람들이 아니다. 그 후에 혁명의 영향으로 변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변화의 혜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사건을 혁명이라고 이름 붙여주어야 혁명이 된다.

蓋棺事定 (개관사정)
"관 뚜껑을 덮고 일을 정한다."
사람은 죽고 난 뒤에라야 올바르고 정당한 평가를 할 수 있음.

경제적 혁명
日就月將 (일취월장)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것을 이룩하고,
한 달이 지나면 크게 앞으로 나아감."
세월이 지날수록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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