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주인은 몰랐던 것으로 추정되는 기면관의 비밀, 다시 말해 미래의 가면을 숨겨놓은 비밀 벽감부터 기면의 방의 비밀 통로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누구일까요? 이 저택을 지은 가게야마 도이치 씨가 예전에 돌아가신 이상 생각할 수 있는 건 지금 주인이 아닌, 3년 전까지 이 저택 주인으로 6년간 살아온 선대, 즉 2대 주인이겠죠. 그 인물이 이곳에 있다면 그가 바로 범인이 틀림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시시야의 손은 딱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었다.
"당신이 2대 주인이었죠?"
지목받은 사람은 환희의 가면이었다.
─이런 눈은 위험한데.
─계속 이렇게 내리다간 고립될지도 모르겠는걸.
─그런데 자연이란 워낙 변덕스러워서 10년에 한 번 정도 이런 일이 생겨요.
"이 세상에는 때로 신기한 우연이나 만남이 발생합니다. 그걸 모두 단순히 ‘확률의 치우침‘에 불과하다고 명쾌하게 결론짓는 것과 ‘치우침‘ 자체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는 것은 사실 그다지 동떨어진 태도도 아니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그래서· "가면의 ‘마력‘도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다고요?"
"네, 고문이라기보다는 수치스럽게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만드는형벌의 도구였던 겁니다. 아무튼, 잠금 장치가 달린 가면은 원래소유자 자신이 스스로 쓰기 위한 가면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씌우고 자물쇠를 채워서 벗지 못하도록 만든 겁니다. 그러니까 미래의 가면도 틀림없이 그랬을 겁니다. 얼굴에 씌워 아무것도 보이지않게 하면 그게 고문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런 걸 사흘 밤낮으로 강제로 쓰고 지내게 한다면 정말로 정신이상이 올지도 모르죠."
"객실과 복도와 살롱에 표면을 그렇게 처리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깔개를 깔거나 가구가 놓여 있어서 연결 부분이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오톨도톨한 부분은 원래 미래의 가면을 쓴 사람이구역 내에서 움직이기 좋게 하느라 만든 길 안내용 바닥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지나치게 기묘한 모임이었어요." 시시야는 조용히 말했다. "초대한 주인과 여섯 명의 손님이 전부 동성동명同姓同인 데다가면을 씌워서 누구의 얼굴도 볼 수 없게 했으니."
4월 15일. 아아, 그러고 보니 그 옛날에 타이타닉 호가 대서양에 가라앉은 날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잭 푸트렐의 기일이다. ……… 그런 생각을 했지만, 역시 휴가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1875~1912.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추리소설가.
관시리즈 제9작 기면관의 살인, 이제야 완공했습니다. 처음에는 200자 원고 800장 정도의 간결한 본격 장편을 구상했습니다.
『십각관의 살인』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도 누누이 공언해온 ‘전 10작‘까지 이제 한 작품이 남았습니다. 처음부터 전체적으로 큰 틀이나 결말이 따로 있는 구상은 아니어서 여기까지 오고 보니 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집필기간 중 여전히 걸음걸이가 느린 아야츠지 호물에 채찍을 휘두르기 위해 몇 번이나 교토까지 와주신 고단샤의 아키모토 나오키 씨께는 정말로 고맙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 밖에도 같은 출판사의 관계자 여러분께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일일이 성함을 올리지는 않겠지만,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말씀 올립니다.
2011년 섣달 아야츠지 유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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