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속눈썹 사이로 자연을 보았을 때 얻게 되는 신비한 무엇이 이 습작들 속에 존재한다는 거야. 사물의 형태들이 색채의 조각들로 단순화된다는 말이지. - P129
시간이 지나면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다양한 습작들의 색채와 분위기에서 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낄 따름이야. - P129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살아 있을 날이 어쩌면 그리 많지 않을지모른다는 사실이야. - P129
냉정한 머리로 추론하고 반성해보면 물론 알 수 있지. 이런 문제에 대해선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음을. - P129
또 다른 하나는 비가 그친 뒤 농장의 모습을 담은 습작이야. 벌써 만물이 구릿빛을 띠고 있단다. 오직 이 시기에만 볼 수있는 광경, 뒤프레의 그림 앞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정경이지. 너무나 아름다워머릿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그런 풍경이야. - P133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아주 근사한 인물 몇 명을 보았단다. 간소한 표정이 매우인상적이었지. 예컨대 한 여자의 가슴에서는 관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고된노동의 흔적이 드러났어. 간혹 늙거나 병든 사람을 보면 동정심이 일지만, 때론 존경심이 생기기도 하지. - P135
‘이상하다‘거나 ‘묘하다‘고 표현했을 그런 분위기를 종종 띠곤 해. 돈키호테에 나오는풍차나 낯선 형태의 도개교가 쉴새없이 모양이 변하는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환상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이런 마을은 저녁 시간이면 물이나 진창, 혹은 연못 위로 불이 밝혀진 창문들이 반사되어 이따금 대단히 유쾌한 모습을핀단다. - P137
얼마나 큰 평화와 공간과 정적이 이곳의 자연에 존재하는 걸까. - P137
이곳에선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일치한단다. 즉 평화가 깃들어있다는 말이지. - P137
이곳에서 나만의 장소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어. - P137
다가오는 사건들은 미리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영국 속담이 있지. - P137
이건 내가 어제 너를 위해 스케치한 밭과는 아주 다른 밭이야. 그런데 여기서 묘한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늘 똑같은 밭인데도, 같은 소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대가들의 경우처럼 다양한 모습을 띤다는 사실이야. 즉 같은 소재라도 그림이 다르다는 말이지. - P139
문제는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느냐 하는 거야. 일종의 내면의 혁신을 시도한다고나 할까. 고정관념을 결연히 떨쳐버리는 거란다. 괜찮겠지. 우린 해낼 수 있을 거야! - P139
라는 말했지. "난 예술가답게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 라고. 즉 솔직하고 숨김없는,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삶을 살고 싶다는 말이야. 아니, 어린아이처럼 사는 게 아니라 예술가다운 열의를 갖고 산다는 거지. 삶이 어떤식으로 전개되든 난 거기서 무언가를 발견할 테고, 또 최선을 다할 거야. - P145
틀에 박힌 행동과 상투적인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만일 어떤 사람이 자신은 모든 걸 알고 모든 게 자기 생각대로될 거라 믿는다면 그는 정말이지 잘난 체하는 우스꽝스런 사람일 거야. 세상만사에는 늘 무언가 아주 선한 것만있는 게 아니라 악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이 사실을 통해 우리는 느낄 수 있지. 우리를 넘어서는 무한한 것, 우리자신보다 훨씬 크고 강한 무언가가 있음을. - P145
자신이 작다는 사실을 못 느끼는 사람, 자기가 단지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거야. - P145
만일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주입받은 어떤 개념들, 즉 체면을 차린다거나 일정한 행동 방식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기를 포기한다면 무언가를 잃게 되는 걸까? 나 자신의 경우, 그렇게 해서 무언가를 잃게 되건 말건 별 관심이 없단다. 이런 형식이나 개념들은 정당하지 않을 뿐더러 흔히 치명적이기까지 하다는 사실을 그저 경험알고 있을 따름이야. - P145
결국 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지. 우리의 삶이 그토록 큰 신비임에 비해 ‘예의범절‘ 의 체계는 지나치게 편협한 것이 분명해. 나로 말하면 이 체계에 대한 모든 믿음을 잃어버렸단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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