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 P8

수학에는 감동이 있다 - P9

수학은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것의 가치를 안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도 수학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나 자신에게 문제의식을 느끼며 갈등했다. 그렇게 수학에 대한 갈증을 안은 채 나는 유학을 떠났다.
수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공부하면서 나는 서서히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들이 오랫동안쌓이고 쌓여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게 됐다. - P9

수학의 모든 개념도 이와 같다. 자연을 통해서, 시를 통해서 감동과 기쁨을 느끼듯이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도 그이상의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다. - P11

삶에 수학이 들어오는 순간/사색으로 푸는 수학 - P15

우리는 매일 순간이라는 점으로 이루어진 삶의 도형을만들어간다. 한 사람의 삶은 이 우주 공간에 시간의 축과 더불어 하나의 삶의 도형으로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만들어내는 삶의 점은 무엇인가. 그 점은 어떤 도형을 그리고 있는가. - P16

점 -
멈추어라 순간이여,
그대 참 아름답다 - P17

기원전 300년경,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Euclid 가 집필한 수학서 『원론Elements』은 이렇게 시작한다.
점은 부분이 없다. - P17

이 문장이 함축하고 있는 내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존재가 없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다시 말해 이 문장은, 수학은 ‘없는 것에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아간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으며, 부분이 있는 모든것은 수학의 대상이 된다는 보편성을 드러낸다. 오래전 그시대에 어떻게 이러한 생각이 가능했을까? - P17

점의 이야기는 수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성경의 창세기에서도 ‘공허‘, 즉 ‘없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엇이든 ‘없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무엇이든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8

우주 가운데 한 개인의 존재는 티끌처럼 작은 점과 같다. 또한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개인의 생각 역시 하나의 점처럼 미미하다. 그렇다 할지라도 그 생각들을흘려보내지 않고 존재하게 만들면 이 생각들이 모이고 모여 변화와 혁명을 일으키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역사가 쓰이기도 한다. - P18

인간은 누구나 유한한 존재이며, 모든 것이 시간과 함께흘러간다는 사실에 때때로 허무함과 무력감을 느낀다. 이렇듯 인간은 더할 나위 없이 불안정한 존재이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불변하는 진리를 갈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욕망일지도 모른다. - P19

다시 점의 문제로 돌아가보자. 점을 현재로 대치해보면,
점과 마찬가지로 현재present 라는 순간 역시 부분이 없다. 그렇지만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이 순간이 모여 시간을 이루고, 시간이 모여 선과 같은 과거를 이루고, 그리고 그 모든것들이 어우러져 우리의 삶을 이룬다.
- P19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는 살면서 가장아름다운 순간, 붙들고 싶은 순간, 바로 그 지점에서 이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영혼을 팔았다. - P19

멈추어라 순간이여, 그대 참 아름답다! - P20

수학적으로 보면 삶은 지나간 시간의 한 축에 존재한다.
우리가 살아온, 그리고 지금 살아가는 삶은 시간상으로 이미 지나갔거나 막 지나가고 있다.  - P20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숫자 ‘0‘에 대한 생각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혁명적이고 창조적인 발상 중 하나다. ‘10‘의 경우를 살펴볼 때, 10에서 사용된 0은 빈칸이 되어 1과 다른 수가 된다. 이제 이 빈칸을 채울 수 있다. 여기에 1을 채우면 11이 되고, 2를 채우면 12가 되며, 이밖에 다른 수로도 얼마든지 빈칸을 채울 수 있다. - P23

이렇게 0의 발견은 수의 표현 방식을 바꾸어놓았고, 십진법의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
- P24

이것은 인류의 수학적 발전을 급속하게 진전시킨 혁명적 사건이자 위대한 발견이다. 수학사에서의 0의 발견은그 중요성이 자연에서의 공기와 물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그래서 0은 비할 바 없이 중요하지만, 인간에게 무척이나익숙해져서 그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 P24

물론 0을 쓰기 전에도 양수 1, 2, 3, …과 음수 -1, -2, -3,
을 사용하기는 했다. 그러나 당시 그 누구도 1과 -1 사이에 빈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0이 그자리를 채우자 비로소 수가 0을 중심으로 +와 -가 대칭을이루는 본연의 멋진 모양을 갖추었다. - P26

그러나 당연시해온 것들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뜻밖의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질문의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수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눈부신 과학의 발전도 모두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삼각형의넓이를 구하는 공식은 단순한 과정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에도 우주의 심오한 원리가 숨겨져 있다. - P30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두 갈래 길 앞에서 그중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가지 못한 나머지 한 길에 대해아쉬움과 회한을 느낀다. 이러한 마음이 잘 표현된 시가 바로 그 유명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다. - P31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중략)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놓았다‘라고 - P31

‘소수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도 우리는 숫자 1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관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소수를 정의할 때는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수 있다.

선택 1: 소수는 1과 자기 자신 외의 자연수로는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수
선택 2: 소수는 1보다 큰 자연수 중 1과 자기 자신 외의 자연수로는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수 - P32

즉 소인수분해의 유일성의 결과가 자연수의 구조를 매우 풍요롭게 해서 이를 바탕으로 자연수 구조의 심오한 특징을 밝혀낼 수 있다. 그래서 수학에서 소수에 관한 정의를
‘선택 2‘로 택하는 것이다. 그 정의가 이루어진 뒤로는 뒤돌아보며 한숨짓는 일은 없다. - P35

(무리수는 두 정수의 비의 형태로 나타낼 수 없는 수, 즉 분수로 나타낼수 없는 수다.) - P35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수학에서처럼 삶 속에서도 아쉬움이 남지 않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그 기로에 놓였을 때합리성과 논리성을 꼼꼼하게 적용하는 수학적 정신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인간이기에 우리의 선택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그 선택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겸손함과 긍정의 마음으로 그 선택의 결과들을 성찰하며 다시 일어서는 용기일 것이다. - P36

아치형의 이 강력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바로 힘의 나눔, 협력으로부터 온다. 무거운 돌의 하중을서로 나누어짐으로써 세월을 버틴다. 힘을 더 많이 나누어가질수록 더 많은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아치형 구조 속에는 나눔과 협력의 아름다운 정신이 녹아 있다. - P39

힘이 평행사변형의 원리를 따라 합해지고, 나누어지는것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을 벡터vector라고 한다. 여기서 힘은 화살표 모양으로 방향과 길이(무게)를 표현한다.
수학적으로 이 착상이 위대한 이유는 벡터라는 개념을 통해 하중(힘)을 덧셈과 뺄셈으로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루기 어려운 하중이라는 문제를 숫자처럼 덧셈과 뺄셈을 통해 다룰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진정 위대하고도 놀라운 아이디어다. - P40

어쩌면 고대 사람들은 신이 만들어준인간의 발바닥 모양에서 그 비밀을 발견하고 아치형의 건축물을 고안해냈는지도 모른다. - P40

아치형의 나눔과 협력의 원리는 우리 삶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통은 나누면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말이 있다.
함께 나누는 삶, 함께 협력하는 삶은 우리의 삶의 무게를가볍게 해준다. - P41

하나의 다각형에서 다른 다각형으로 계속 변화를 주는데도  v-e+ f = 1이라는 값은 변하지 않는다. 
이렇게 변하지 않는 
v-e+f의 값을 ‘오일러의 수Euler‘s Number‘라고 한다.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오일러 Leonhard Euler는 최초로 꼭짓점의 개수, 모서리의 개수, 면의 개수 사이에 수학적으로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냈다. 이것은 수학의 핵심인 위상수학의 서막을 여는 의미 깊은 발견이었다. - P48

역사적으로 보면 외각의 입장에서 도형의 불변적인 성질을 처음으로 생각해낸 사람은 데카르트로 알려져 있고,
꼭짓점과 모서리, 면의 개수 사이의 관계에서 도형의 불변적인 성질을 처음으로 생각해낸 사람은 오일러로 알려져있다. - P48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모난 모습들,
그 뾰족함은 나를 찌를 뿐 아니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 뾰족함은 더더욱 스스로 깎고 또 깎아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 - P49

뾰족한 돌덩이가 이리저리 구르는 동안 부서지고 깎이면서 동그란 돌멩이가 되듯이, 사람의 성품도 마찬가지다. - P49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리저리 부딪치고 깨지며 세월의풍파와 어려움을 견뎌내다 보면 어느 순간 돌멩이처럼 둥그렇고 부드러운 성품이 되어간다. 바로 그 과정이 인격이성숙해지는 시간이다. - P50

삶에 지쳐 있을 때 우리 자신에게도 위상적인 성질이 변
화하도록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돌에게는 그것이 구멍이듯이, 자신의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 구멍이 무엇인지 깨달을 때 우리도 진정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P51

"피타고라스 선생님, 당신의 제자는 모두 몇 명인가요?"라고 누군가가 묻자 피타고라스가 대답했다.
내 제자의 2분의 1은 수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4분의 1은자연의 이치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7분의 1의 제자들은 깊은 사색에 잠겨 있고, 그 외에 여성 제자가 세 사람 있습니다.
도대체 제자가 몇 명이라는 말인가? - P52

28

어떤 파티에 남자 99명, 여자 1명이 참석해 남자의 비율이 99%였다. 그런데 파티 중에 몇 명이 떠나 남자의  비율이 98%가 됐다. 몇 명이 떠났을까? - P56

50 - P57

이처럼 양 한 마리당, 돌 하나를 대응시키는 것을 수학에서는 일대일 대응 관계라고 한다. 
이렇게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방법은 인간 근원에 깔린 가장 자연스러운 사고다.
그러나 인간이 수를 세고 셈을 하는 것은 자연 발생적인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꽤나 편리하게 사용해오다 보니그것이 마치 인간의 근원에 맞는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 P59

이 착각을 깬 사람이 19세기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 GeorgCantor다. 집합론의 창시자이기도 한 칸토어는 일대일 대응을 통해 유한에서 무한으로 가는 체계적인 방법을 생각해냈다. - P59

이 개념을 바탕으로 우리는 신비의 세계인 무한을 마음속에 투영시킬 수 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무한을 마음속에 그릴 수도 있고, 만나볼 수도 있다. 그래서 세상은 유한해도 수학적인 면에서는 결코 허무하지 않다. - P61

1. 하나에 하나를 대응시켜야 한다.
2. 보내면 반드시 받는 쪽이 있어야 한다.

함수에서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대응하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사람에게이름으로 대응시킬 수도 있고, 나이로도 대응시킬 수 있으며, 그 사람이 속한 국가로도 대응시킬 수 있다. 이렇게 대응하는 규칙을 함수라고 하는데, 수학에서 관심이 있는 것은 각 대응 방식에 규칙성이 있을 때다. 둘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규칙을 통해 상호관계의 관련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P64

근대에 들어서도 음수의 개념은 있었으나 기꺼이 받아들이거나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17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수를 수직선의 점으로 대응함으로써 음수의 개념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원점을 0이라고 할 때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1, +2, +3, ··· 왼쪽으로 가는 것을 -1, -2, -3,..…으로 나타내, 수가 원점을 중심으로 +, -의  대칭 관계를가지면서 음수가 드디어 수학에 발을 붙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칭성을 통해 수는 균형과 보편성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 P69

결국 인생은 +가 있으면 -가 있고, –가 있으면+ 가 있는  제로섬  zerosum과도 같다.
이러한 대칭적인 보편성의 개념은 과학 분야와 사회과학 그리고 많은 제반 학문의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흥미롭게도 이 당연한 대칭성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다.
탈러는 ‘2-2=0‘이 심리학적으로 틀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우연히 만 원을 주었을 때의 기쁨보다는 만 원을 잃었을 때의 상심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이 주장을 비롯해 이와 유사한 심리적 불균형을 매우 정교하게 실험한 결과 2017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 P70

그 이유는 수와 공간의 만남이 수직선에서 이루어지기때문이다. 즉 대수를 대변하는 수와 기하를 대변하는 공간이 기가 막히게 만나 놀라운 모습을 이루는 것이 수직선이다. 서로 다른 구조의 수학이 만나 그것을 더욱더 풍요롭게만든 경우다. - P71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는 것 또한 수직선의 수학적 의미와 같지 않을까 싶다. 수와 공간이 만나 아름다운수직선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어느 쪽에도 예속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서로를 더욱 가치있고 풍성하게 하는 관계처럼 말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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