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여기가 맞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주변 상가는 그대로인데 약국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정작 약국이 없었다. 상가와 상가 사이 텅빈공터만이 이 과장을 맞이했다. "하아……. 젠장. 정말 미치겠네. 귀신에 홀렸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과장이 경험한 약의 효능은 기필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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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로스 헤븐. 전 세계를 휩쓴 끔찍한 연쇄 자살 유행의 시작이었다. 자살률 1위에 빛나는 한국은 그 상황이 더욱심각했다. 혼자서는 죽을 수 없다며 캡슐 안에 든 로스 가루를 음료수에 타 사람들과 나눠 마시고 혼수상태에빠지는 집단 로스 헤븐 사건이 벌어지는가 하면, 배우자를 잠재우기 위해 다량의 로스를 음식에 섞어먹이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이 과장은 결국 차장을 달지 못한 채 회사에서 쫓겨났다. 만년 과장으로 경력을 마친 그에게 지인들은 조롱의 의미로 이 과장이라는 직함으로 그를 불렀다. 사회생활에서 위로 가지 못하고 정체되다 결국 도태돼버린 이 과장의 껍데기가 이름을 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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