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오래되면 거기에 혼이 깃든다는 걸 아나? 특히 여러 사람의 손을 탄 이 헌책 같은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네. 헌책을 원하는 자들의 열망, 책을 손에 넣지 못한 자들의 시기와 원망, 책을 가진 자의 불안……. 그 모든 감정이 책에 고스란히 쌓인다네. 그렇게 십 년이 지나고 이십 년이 지나다 보면 책에 뭔가가 씌는 것이야. 이 책이 몇 사람의 피를 뒤집어썼는지 자네는 아는가? 저주받은 이 책 때문에 말이야! 꼴을 보니 자네도 이 저주받은 책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길을 떠났구먼. 뭐, 자업자득 아니겠는가? 훔친 책으로 저주를 받았으니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원망하려면 자신을 원망해야지…….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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