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망가진다는 말은 역겹지만 실제로 이렇게쇼조를 눈앞에서 보니 수긍되는 부분이 있었다. 노쇠하다는 건 성숙이 아니라 고장나고 풍화되어가는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살아 있는 한 누구에게나 똑같이 다가오는 늙음이어째서 이렇게 다를까. 쌓은 덕의 차이일까, 경제적격차 때문인가 아니면 전생이 얽혀 있나.

2005년 현재, 치매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아직해명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형의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축적되어 정상적인 뇌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라지만, 베타 아밀로이드가 왜 축적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애초부터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너무 커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다시 말하면 치매에 걸리느냐 걸리지 않느냐는 홀짝도박 같은 측면이 있어서 겐타로와 시즈카도 예외가아니다.

"그렇지. 아이가 나쁜 짓을 하는 걸 발견했을 때괜히 이해하는 척하지 말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심하게 야단을 쳐야 해. 도둑질한 그 자리에서 혼을 내야 효과도 있어. 만약 쇼조씨눈에 띄지 않았다면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돋아."
"그래서 쇼조 씨를 도우려고……….."
"나 대신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야단쳐 주었어. 은의를 생각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실례라고? 웃기지 마라, 나는 옛날부터 어디에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몰상식한 남자야. 이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나."

순식간에 구니히코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내가 몰상식하면 네놈은 뭐냐. 듣자 하니 연금지급일인 매달 15일에 쇼조 씨 대리인으로 우체국에 간다고 들었다. 아버지 돈을 슬쩍하고 부끄러운줄도 모르는 쪽이 훨씬 염치가 없지 않냐."

갑자기 구니히코 부부의 표정이 환해졌다.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결국 겐타로가 원하는 대로 억지로개조하는 것이지만, 철저히 비난받고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앞선 조건보다 한발 물러난 조건이 마찬가지로 그다지 좋지 않아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상투적인 사기수법이다.

사람 수만큼 행복이 있고 가정 수만큼 불행이 있는 것은 알지만 인생의 종착역이 슬슬 눈앞에 나타나면 아무래도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자문하게 된다.

"좀 더 원만하게 썼으면 좋을 것을. 꿩도 울지 않으면 총을 맞지 않는다는 속담도 모르나."
*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면 재난을 당하지 않는다는 말.

"요즘 아스팔트는 크게 나눠서 보수성, 배수성性, 투수성 이렇게 세 종류가 있어. 즉 물이 고이는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나뉘지. 보수성은 1제곱미터당 5리터의 물을 표층 내에 모을수 있어. 배수성은 알이 굵은 아스팔트로 경사를 만들어 물을 그대로 도랑으로 흘러보내지. 물이 고이기 어려우니까 비가 와도 걷기 쉽다는 이점이 있어.
투수성은 땅속까지 직접 빗물이 스며들게 하니까 배수수단이 필요없어. 보게나, 빗물이노상까지 스며들었으니 꽤 젖어 있지 않은가."
겐타로 말대로 아스팔트를 벗긴 노상 부분은 많은물을 빨아들여 진흙처럼 되어 있다. 요 며칠 밀어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아스팔트 바로 아래는 서리가내린 듯 하얗다.

마을을 만드는 것도 부수는 것도 같은 사람이 한다는사실에 허무함을 느꼈다.

그의 발언은 대체로 옳다. 소년 범죄는 그 잔혹성에 주목하는 편이라 빈발하는 듯 보이지만요수십년 검거 수는 감소하고 있다. 역시 고령자 검거 수가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특필해야 한다. 게다가 이런 범죄는 가정과 병원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이제는 개인의 성품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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