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간다 미시마초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조금 특이한 괴담 자리를 마련해 왔다. 사람들이 하룻밤 동안 한 방에 모여 순서대로 괴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꾼 한 명에 듣는 사람도 한 명, 한 번에 하나의 이야기를 청하여듣고 그 이야기를 결코 바깥에는 흘리지 않으며,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
이것이 미시마야의 특이한 괴담 자리의 정취이다.

지금 막 들어온 소식입니다. 조금 전 오후 8시 20분 쯤, 주자동차도다카이도 인터체인지 부근에서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가 방호책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승무원과 승객 중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방호책의 이음매에 처박힌 형태로 차체 왼쪽이 원형을 알아볼 수 없게 파손된 버스가 TV 화면에 크게 나오고 있었다. 마치 종이처럼 구겨진 버스의 모습은 충돌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경상을 입은 듯 구급대원에게 응급처치를 받으면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서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이렇게 큰 사고를 내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졸음운전을 했습니다."

교통조사과로 발령받은 지 벌써 5년이다. 신입 니시키노에게 요모기다는 만주 박사 같은 존재인데 그새에는 수많은 희생자가 쓰러져 있었다. 최근 2, 3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 수 추이는 연간 4 명에서 5천 탈락이였는데, 자신이 경찰관이 된 해에는 9천 명을 넘어섰다. 교통전쟁이라고 불립 치 오래인데 그 상황이 완화되었다고는 해도 전쟁 상태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사체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다행인 편이다. 사지가 갈기갈기 찢어진사체, 배속 내용물이 아스팔트에 쏟아져 흩어진 사체, 상반신이 저며지다시피 한 사체.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이누카이의 지적을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은 와중에, 교통조사과에서는 고다이라를 자동차운전 과실치사상죄로송치하자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물론 그보다 중죄인 위험운전치사상죄 적용도 논의했지만 원래 졸음운전이나 지병이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은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아서 이안은 단박에 무산됐다.

형법 제211조 2항, 자동차 운전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사상케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또는 백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그 상해가 가벼운 경우에는 정상을 참작해 형을 면제할 수 있다.

자동차운전 과실치사상죄의 조문은 읽을수록 이번 사건과 일치했다. 더욱이 피의자 고다이라 신지에게는 음주벽이나 사소한 위반 기록도 없다. 체포 후 태도도 성실하고 사고 직후부터 사죄 의지도 어필하고 있다. 우수한 변호사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정상 참작을 이끌어 내리라.

"실제로 말입니다, 하루 운행거리 제한이 670킬로미터라는 기준부터가 정상이 아니에요. 내 말이 거짓말 같으면형사님도 심야에 670킬로미터를 운전해 보세요. 분명 도중에 녹초가 될걸요?"

"그렇겠죠. 버스회사 운행 관리 담당자들은 전부 연속 운전 거리는 4백 킬로미터 정도가 한계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670킬로미터라는 기준은 국토교통성에서 내놓은 지침일 텐데………."
"그 670킬로미터의 근거를 아십니까?"
"분명, 국토교통성이 전국 아흔두 개 전세버스 사업장의 운행 데이터를 추출해서 분석한 결과……였을 텐데요."

"표면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현장의 목소리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670킬로미터라는 제한 기준에 다른 근거가 있다는 말이지요."
"다른 근거라니요?"
"물론 이건 우리 기사들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이긴 하지만, 오사카에서 도쿄 디즈니랜드까지 거리가 딱 670킬로미터거든요."
"설마요. 그냥 우연이겠죠."

"설마가 사람 잡는 일 많습니다. 형사님도 공무원이니 매년 국토교통성에서 트럭 협회나 대기업 여행대리점에 낙하산 보내는 거 아시잖아요. 만약 그런 황금노선이나 장거리를 운전기사 한 명으로 커버할 수 있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득이죠."
"하지만 이번처럼 운전기사의 과도한 근무가 사회 문제시되면 국토교통성도 기준을 수정하라는 압박을 받을 겁니다."

실제로 언론 보도가 과열되고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토교통성의 안전정책과는 제한 기준 670킬로미터의변경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검토에 감시체제 강화를 목적으로 한 새 법인 창설 안도 당연히 따라붙었다.

한 노인의 죽음, 그리고 지나치게 착실한 젊은이 한 사람의 앞날을 제물 삼아 관료들이 또다시 약속의 땅을 넓혀갔다. 그것이 이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부끄러움이 남는다. 두 눈을 뻔히 뜨고도 정말 죄많은 자들을 못 본 체하고 마는 분한 마음도 남는다. 지금 요모기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물이 된 젊은이의죄상을 현실적으로 타당하게 만들어 주는 것 정도다.

"이건 제 지론인데, 세상에는 완전히 착한 사람도, 완전히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속이는 자와 속은 자만 있을 뿐입니다."
"고다이라 씨에게 사람을 속이는 자라고 하는 건 듣기 거북하군요."
"제가 언제 고다이라를 속이는 자라고 했습니까? 그 반대입니다. 고다이라는 속은 자입니다."
"네?"

"학교폭력은 뒷골목에서 못난 인간이 못난 인간을 괴롭히는 짓이야. 그래서 강자와 약자가 있으면 반드시 학교폭력이 일어나지. 비단 요즘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야. 우리 때도 있었어. 그러니까 몇 년이 지나도 학교폭력 자체는없어지지 않는다는 말이지."

"듣고 보니 맞는 말이긴 한데……… 하지만 이번 일로 교장이든 야가미 선생이든 징계를 받으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학교폭력은 언제 어디에나 있어. 제 몸 지키기에 급급해 책임 회피할 궁리나 하는 놈들이 교사거나교육위원회에 있는 한 이런 사건은 절대 없어지지 않아."
"하루키. 넌 괜찮은 거지?"
어머니가 문득 걱정스럽게 물었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거나 괴롭힘당하지는 않지?"
"엄마, 내 성격 알지? 이번 마사야 사건 때는 나서기는 했지만 원래 눈에 띄지 말고 소란도 일으키지 말자는 주의잖아. 그런 콘셉트니까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아요."
"그럼 다행이지만.………."
"흠, 글쎄.........

"그런데 중2라서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만 14세 미만이면 법률상 성인과 같은 벌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야. 교도소에는 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가정법원의 판결로 소년원에 갈 수 있어."
"그렇게 끔찍한 짓을 했는데도 그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이에요?"
"소년법은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개정 이야기가 나온단다. 적용 연령을 낮췄는데 이번에는 그 적용 연령보다어린아이가 흉악범죄를 일으켰지. 마치 도돌이표처럼."
"그런 건 이상해요."

"너희 나이 때는 아직 모를 테지만 평범하게 산다는 것도 나름대로 힘들고 대단한 일이란다. 게다가 평범하기에오히려 더 수많은 사람과 희노애락을 나눌 수 있지.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밤에 안심하고 푹 잘 수 있다. 평온한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범죄자는 그렇지 못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결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열지 못하며 불안해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이어지지. 그게 갱생하지 못 하는 자들에게 주어진 진정한 형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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