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만일 커샌드라 오스틴 양이 자기 뜻대로 해버렸다면, 우리에게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 외에다른 글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제인은언니에게만 터놓고 편지를 썼으며, 언니에게만 자신의 희망과 그리고 소문이 사실이라면 한가지 크나큰 실망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커샌드라오스틴은 나이가 들면서 동생의 명성이 높아지자낯선 이들이 그녀의 사생활을 캐고 학자들이 멋대로 추측할 때가 올 것을 우려하여, 그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킬 만한 편지들을 자신으로서도 적잖은손실을 감수하며 태워 버렸고, 하찮은 내용이라흥미를 유발할 것 같지 않다고 판단되는 것들만남겨 두었다.
예컨대, 제인은 <전혀예쁘지 않고 아주 새침하고 열두 살짜리 여자애같지 않다. 제인은 변덕이 심하고 가식적이다>
그리고 소녀 시절의 오스틴 자매를 알던밋퍼드 부인‘은 제인을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예쁘고, 가장 어리석고, 가장 가식적이고, 가장 부지런히 신랑감을 물색하는 경박한 아가씨>로 여겼다.
다음으로, 밋퍼드 양‘이 이름을 전하지 않는 한 친구는 그녀를 방문한 후 이렇게 썼다. <그녀는 일찍이 존재했던 《독신의 축복》의 가장 뻣뻣하고, 까다롭고, 과묵한 본보기로 굳어져 버려서, 『오만과 편견』이 그 불굴의 갑(匣) 안에 어떤 보석이 숨겨져 있었는지 보여 주기 전까지는 부지깽이나 난로 앞 철망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그녀가 이제는 아주 달라져서, 여전히 부지깽이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두려워하는 부지깽이가 되었다. 위트 있는 인물 묘사자가 입을 열지 않으면 정말이지 무섭다.>
그 새침한 어린 소녀가 자랐다. 그녀는 밋퍼드부인이 기억하는 <가장 예쁘고, 가장 어리석고, 가장 가식적이고, 가장 부지런히 신랑감을 물색하는 경박한 아가씨>가 되었으며, 우연찮게도 『오만과 편견』이라는 소설의 저자가 되었다. 삐걱거리는 문 뒤에서 몰래 쓴 그 소설은 여러 해 동안이나출판되지 못한 채로 있었고, 얼마 후 그녀는 『왓슨가 사람들 The Watsons』이라는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무슨 이유로인가 마음에 들지 않아 끝내지 않은 채 버려두었다.
위대한 작가의 이류 작품들은 그의 걸작에 대한 최상의 비평을 제공하기 때문에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여기서는 그녀가 겪은 어려움들이 좀 더 명백히 드러나며, 그녀가 그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들이 덜 효과적으로 감추어진다.
우선, 처음 몇 챕터의 어색함과 허술함은 그녀가 처음에는 사실들만 직설적으로 펼쳐 나간 후 몇 번이고 다시 돌아와 살을 붙이고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유형의작가임을 보여 준다. 그 일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 어떤 생략과 삽입과 교묘한 장치로 행해졌을지는 알 수 없다. 어떻게인가 기적이 일어났을 터이고, 14년간의 지루한 가족사가 그녀 특유의 절묘하고 전혀 힘들이지 않은 듯한 도입부로 바뀌었을 터이다. 이 초기작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녀가 펜의 힘으로 예비 단계의 어떤 고역을 통과했을지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제인 오스틴은 〈뻣뻣하고 까다롭고 과묵하다>고,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는 부지깽이>라고 한다. 이 점을 알아볼 수 있는 흔적들도 있다. 그녀는 충분히 무자비할 수 있으니, 문학전체를 통틀어 가장 일관된 풍자가 중 한 사람이다. 『왓슨가 사람들』의 딱딱한 처음 몇 챕터는 그녀의 천재성이 다변에 있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녀는 가령 에밀리 브론테처럼 문만 열면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지는 못했다. 겸손하고 명랑하게, 그녀는 둥지를 지을 잔가지들과 지푸라기들을 모아다가 깔끔하게 한데 부려 놓았다.
인간적 가치들에 대해 그녀만큼 나무랄 데 없는양식을 보여 준 소설가는 일찍이 없었다. 그녀가친절함과 진실과 성실성으로부터의 일탈을 보여주는 것은 틀림없는 감수성과 한결같은 좋은 취향, 거의 엄격한 도덕성을 배경으로 해서이며, 이런 가치들이야말로 영문학에서 가장 즐거운 것들이다.
그녀의 재능은 드물게 완벽한 균형을 갖추고있다. 그녀의 완성된 소설 중에는 실패작이 없으며, 그 수많은 챕터 중에 다른 것에 비해 현저히수준이 떨어지는 챕터도 거의 없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녀는 마흔두 살에, 능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 죽었다. 그녀에게는 여전히 변모의 가능성이 남아 있었으니, 때로 그런 변모는 작가의 생애중 말기를 가장 흥미로운 시기로 만들기도 한다. 활달하고 억제할 수 없으며 생생한 창의성을 지닌그녀였으니,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더 많은 작품을 써냈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런 작품들은 좀 다르게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고 싶은 유혹도 든다.
마지막 완성작인 『설득』을 펴고 그 빛에 비추어, 그녀가 만일 더 오래 살았더라면 썼음 직한 책들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설득』에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지루함이 있다. 그 지루함은 다른 두 시기 사이의 과도기에 종종 나타나는 것이다. 작가는 다소 싫증이 나 있다. 그녀는 자기가그려 내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너무 친숙해져서, 더 이상 그것이 참신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는 제인 오스틴이전에도 이런 일을 했고 더 잘했었다고 느끼는 한편, 그녀가 전에 시도해 본 적 없는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설득』에는 새로운요소가, 아마도 휴웰 박사를 흥분시키고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주장하게 했던 무엇인가가 있다. 그녀는 세상이 전에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더 신비로우며 더로맨틱하다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녀는 자주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수를 음미하며, 전에는 봄에 대해 생각했듯이 이제 가을에 대해 생각한다. 그녀는 <시골에서 지내는 가을 몇 달의 감미로우면서도 서글픈 영향〉에 대해 말하며, <갈색 잎사귀들과 시든 산울타리>에 주목하기도 한다.
음악회 장면이나 여성의 지조에 대한 유명한 대화에서 표현되는 감정은 제인 오스틴도 사랑을 한 적이 있다는 전기적 사실뿐 아니라, 그녀가 더 이상 그렇게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심미적 사실도 입증해 준다. 경험은 진지한 종류의 것일 때는 그녀가 그것을 소설에서다룰 수 있게 되기까지 아주 깊이 가라앉아 세월의 경과에 철저히 씻겨야만 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제인 오스틴이 쓰지 않은 여섯 편의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그녀는 범죄나 정열이나 모험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사의 귀찮은 요구나 친구들의 아침 때문에 나태와 불성실에 빠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안전에 대한 감각도 흔들렸을 것이고, 특유의 코미디도 손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녀는 인물에 대해 알려 주기 위해 대화에 좀 덜 의지하고(이 점은『설득』에서도 이미 엿보인다) 성찰에 좀 더 의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풍자는 전보다 덜 빈번하지만 더 가혹하고준엄해졌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헨리 제임스1‘나 프루스트‘의 선구자가 되었을 것 - 아, 그쯤해두자. 이런 사변이 무슨 소용이랴. 여성 중에 가장 완벽한 예술가, 불멸의 책들을 쓴 작가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자신감을 느끼기 시작할 바로그즈음에> 죽었다.
것입니다. 길은 일찍부터 나 있었지요. 패니4니, 애프라 벤, 해리엇 마티노,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같은많은 유명한 여성들과 이름 없이잊혀 간 훨씬 더 많은 여성들이 나보다 오래전에그 길을 평탄하게 닦아 내 걸음을 순조롭게 해주었어요
내 경우를 이야기하자면 아주 간단합니다. 침실에서 펜을 들고 있는 한 소녀를 떠올려 보세요.10시부터 1시까지, 그녀는 그 펜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여 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다문득 큰돈 들지 않는 손쉬운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즉, 그렇게 쓴 종이 몇 장을 봉투에 넣고 그 한구석에 1페니 우표를 붙여, 그 봉투를 길모퉁이에 있는 빨간 우체통에 떨구어 보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저널리스트가 되었고, 내 수고는 다음 달 초하루에 내게는 대단히 영광스러운 날이었지요
이렇게 커피와 인연이 깊은 건물인지라 근래에는 스타벅스가 지원하여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라는 이야기 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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