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1. 뱀신의 생태성
뱀신앙은 두고두고 외래인의 독한 비판을 받는다. 이미 《탐라지》에서도 뱀신앙을 언급했다. ‘이 지방에는 뱀과 독사 · 지네가 많은데, 만약 회색 뱀을 보면 차귀신(遮歸神)이라 하여 죽이지 못하게 금한다‘고 했다. - P316

일반인에게 뱀신을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나는 이들뱀신앙이 농작물이 대단히 귀한 제주도에서 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나온 뱀에대한 보호책을 신앙화시킨 결과라는 일각의 주장을 권하고 싶다. 인류학자 마빈해리스식의 문화유물론적 해석방식인 바, 뱀이 쉬를 천적으로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주목한다면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 P316

변증2. 물색의 생태성
육지의 신령목과 마찬가지로 제주도에서도 신령이 깃든 나무는 금기의 대상이며, 숲은 성역이 되어 마을신이 된다. 마을나무에 손상을 입히면 벌을 받는다.
- P318

변증3. 신구간의 생태성
제주도에는 천년 전통의 입춘굿이 전해온다. 입춘굿은 ‘춘경(春辦)친다‘고도한다. 탐라시대부터 전해 온, 왕이 백성 앞에서 밭을 가는 친경(親耕)의 유습이다. - P321

변증4. 치병의례의 생태성
굿판은 병마와 기를 세운 싸움터이기도 하다. 큰굿을 하려면 마당에 큰 대부터 세우고 좌우에 작은 좌우돗기를 세우고 간단한 기메고사를 한 후에 악기를울린다. 신을 모으는 것은 기를 세우는 것이요, 기를 타고 신이 내려오기 때문에큰대는 하늘과 땅을 가장 가까이 잇는 신의 하강로다. - P323

굿판에서 망자의 넋을 부르는 영게울림이 시작되면 산 자와 죽은 자는 잠시나마 하나가 되어 교감한다. 4·3에 죽은 망자를 달래는 굿판에서는 고단한 역사가 재현되고, 산 자들은 굿을 통하여 혼미한 일상을 수습한다. 몸과 정신에 관한생태적 접근이 굿판에서 가능한 대목이 아닐까. - P325

1만 8천 신들의 고향
목장이 펼쳐진 척박한 땅. 밭농사 조차 쉽지 않은 섬에서 신들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 P325

제주도 어느 마을이고 존재하는 본향당(本鄕堂)은  그리스로 치자면 마을마다 신전이 하나씩 서 있는 식이다. - P326

송당본풀이의 금백주할망신화가 시작된 송당은 고대의 신시(神市), 한라산을 내려온 신들이 마을 당신으로  좌정하던 시기, 떠돌아 다니면 사동바치 (사냥꾼) 신들이 결혼을 하여 마을의 신으로 좌정한 곳, 신화의 메카, 당의 불휘공이라 일컸는 곳. - P327

신당의 패밀리가 있는 만큼 당신화도 각 패밀리의 계보가 있다. - P327

신들은 아름다운 곳에서 산다
신당은 최고의 성소에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모셔진다. 구좌읍 김녕리의 경우, 마을에는 본향당, 일당, 어드레당, 궤네깃당, 서문하르방당이 있다. 한 마을 안에 비교적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두고서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하는 당이분산되었다. 그중 하나인 서문하르방당(미륵당)을 찾아가보면 언제나 매혹 그자체다.
- P330

풍금과세익스피어만 배워야한다면
제주도는 기록문학이 빈약한 대신 상대적으로 구비문학이 풍부하다. 민요·설화무가는 가히 한국의 중심부라 할 만하다. 산업화 · 도시화 등으로 전통적 구전 전승력이 쇠퇴해가는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볼 때, 제주의 구비신화는 어쩌면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제주대의 신화학자 허남춘 교수는, ‘서사무가는 원래 신의내력을 풀어내는 이야기 위주의 노래로 신화의 근원이며, 신화는 서사문학의 원형‘ 이라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 P333

요점1. 심방에 관하여제주굿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심방을 알아야 한다.
- P337

요점2. 굿에 관하여
제주 굿은 그 규모에 따라 큰굿 작은굿, 굿하는 범위에 따라 집안굿마을굿으로 나뉜다. 큰굿은 적어도 3~4일이 소요된다. - P338

이상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대체로 제주도에서도 대학원 과정에서전공자들이나 이해하는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풍금소리와 세익스피어만 가르치는 정체성 사라진 교육을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공들여 제주굿을 바라보길권하는 중이다. 제주사람들의 불휘공인 굿을 간과하고 무엇이 보이겠는가. - P341

신들의 고향수건과 갈옷과 태소땅
사람들은 제주도를 ‘신들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제주도는 1만 8천 신과 더불어살아가는 섬이었기 때문이다. 굿 연구가 문무병선생이 해석하는 제주굿에 관한의미로 정리하고자 한다. - P341

해금과 유배의 섬
바다에 뜬 감옥을 만들지니 - P343

가장 괴로운 것은 속반(栗飯)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사갈(場)이다. 가장 슬픈 것은파도소리다. 하물며 왕도의 소식, 고향의 소식에 이르러서는 이것을 몽혼(夢魂)에  나불어볼 수 밖에, 들을 길이 없다. 병이 들면 그저 손을 놓고 죽음을 기다릴 뿐으로 침과 약을 쓸 방법이 없다. 이야말로 통국(通國)의 죄지(地)다.  나라에서 죄인을 이 땅으로 내쫓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탐라는 통국의 죄지로서, 유찬(流道)은 나라의 중형이다 - 이건, 《제주풍토기》 - P343

잃어버린 항해술과 조선술
고대 및 중세의 제주는 대단한 해양력을 자랑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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