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마을
감나무 없는 집
한 집도 없다 - P328

바람의 색깔
어지럽게 심어진
뜨락의 가을 - P329

맨드라미꽃
기러기 돌아올 때
한층 더 붉다.
- P330

메밀은 아직
꽃으로 대접하는
산길 - P331

떠나는 가을
손을 벌렸구나
밤송이 - P332

해에 걸린
구름이여 잠시
이동하는 새들 - P333

국화 향 난다
나라에는 오래된
부처님들 - P334

사람 소리 들리네
이 길 돌아가는
가을 저물녘 - P335

이 길
오가는 사람 없이
저무는 가을 - P336

이 가을에는
어찌 이리 늙는가
구름 속의 새 - P337

가을 깊은데
이웃은 무얼 하는
사람일까 - P338

방랑에 병들어
꿈은 시든 들판을
헤매고 돈다 - P339

오두막에서 마시는 차
나뭇잎 긁어다 주는
초겨울 찬바람 - P359

파초에는 태풍불고
대야에 빗물 소리
듣는 밤이여 - P362

달은 빠르고
우듬지들은 아직
비를 머금고 - P365

절에서 자니
참된 얼굴이 되는
달구경 - P365

딱따구리도
암자만은 쪼지 않는
여름 나무숲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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