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새 울고
울다가 또 날다가
분주하다 - P104

취해 잠들리
패랭이꽃 피어난
바위에 누워 - P105

여름 장맛비
한밤중에 물통 테
터지는 소리 - P106

나팔꽃은
솜씨 없이 그려도
애틋하다.
- P107

절에서 자니
참된 얼굴이 되는
달구경 - P108

객지 잠 자면
내 시를 이해하리
가을바람 - P109

고개 쳐드는
국화 모습 어렴풋
비 내린 뒤에 - P140

야위었지만
어쩔 수 없이 국화는
꽃을 맺었네 - P111

소리 투명해
북두칠성에 울리는
다듬이질 - P112

무엇이든지
손짓해 부르다 만
참억새풀 - P113

여행자라고
이름 불리고 싶어라
초겨울 비 - P114

교토까지는
아직 절반의 하늘
눈 머금은 구름 - P115

별의 마을
어둠을 보라는가
우는 물떼새 - P116

겨울날의 해
말 위에 얼어붙은
그림자 하나 - P117

날이 추워도
둘이서 자는 밤은
든든하여라 - P118

걱정한 대로
황폐하기 그지없는
서리의 움막 - P119

먼저 축하하라
마음속 매화를한
겨울 칩거 - P120

약을 먹는다
그렇지 않더라도
서리 내린 베개 - P121

재미있게도
눈으로 변하겠지
겨울비 - P122

자, 그럼 안녕
눈 구경하러 가네
넘어지는 곳까지 - P123

향기를 따라
매화 찾다 보았네
곳간 처마 끝 - P124

객지 잠 자며 보네
덧없는 세상의
연말 대청소 - P125

고향에 와서
탯줄을 보고 우는
한 해 저물녘 - P126

손으로
코 푸는 소리
매화는 한창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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