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한반도는 중국 및 일본과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고, 영국도 유럽대륙과 연결되어서 섬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타이, 수마트라, 자바, 보르네오 등은 ‘순다(Sunda)‘ 라고 부르는 큰 대륙이었다. 현재의 오스트레일리아, 뉴기니, 태즈메이니아 역시 하나의 대륙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를 ‘대-오스트레일리아(Greater Austrailia)‘ 혹은 ‘사훌(Sahul)‘ 이라고 부른다. 순다와 사출 사이에는 수심이 낮은 바다 위에 섬들이 점점이산재해 있었다. 순다까지 육상으로 걸어온 초기 인류는 이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바다를 건너 사출, 즉 현재의 오스트레일리아 방향으로들어왔을 것이다. 항해 거리는 약 70킬로미터-에 달한다.(Desclèves 2017a, 1:116)
약 6만 5,000년전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주변 섬들에 들어와 살게 된 사람들을 애보리진(Aborigine)이라 부른다. 인류의 등장 이후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무엇보다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천 년 안에24종의 대형 동물 중 23종이 멸종했다. 거대유대목 동물(giant marsupial), 예컨대 캥거루와비슷하게 생긴 키 2미터의 동물들은 초기 애보
리진이 제작한 암각화에도 등장하지만 이후 멸종했다. 인간이 이 멸종에 어떤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이주가 한 번에 끝난 게 아니라 이후에 여러 차례계속되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4,000~5,000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개를 들여왔는데, 이것이 이 지역의 사냥 문화에 결정적 변화를가져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Préaud, 15)
아메리카에 이주한 최초의 사람들을 고(古)-인디언(Paleo-Indian)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통상 ‘인디언(인도 사람이라는 의미니 분명 잘못된 이름이다)‘이라 부르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라는 뜻이다. 이들의 이주 역시 빙하기의 해수면하강과 관련이 있다. 바다가 현재보다 수십 미터 더 내려가 있으므로 베링해협은 바다가 아니라 바닥이 드러난 땅이었는데, 이를 베링기아(Beringia)라 부른다. 이렇게 북동시베리아와서부 알래스카가 육로로 연결되어 있던 약 1만6,000~1만 7,000년 전 시기에 아시아계 사람들이 이 육교(陸橋, land bridge)를 넘어 아메리카로 들어왔고, 그 후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주하며 확산해갔다는 것이 기존 정설이다.
레푸지움,refugium, 비교적 기후변화가 적어 다른 곳에서는 멸종한 종이 살아남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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