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145p) 보스턴 찰스 강변을 달리는 하버드 여대생과 저자와의 비교가 인상적이다. 하버드 여대생들은 추월하는데 익숙하고 추월당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지 않다. 하루키는 지는 일에 길들여져 있다.
🧚‍♂️🧚 그녀들은 천하의 하버드 대학의 반짝반짝 빛나는 새내기들이니까(146p)


이른 아침 찰스 강변을내 페이스로 달리고 있노라면, 하버드의 신입생처럼 보이는 여자애들에게 점점 추월당한다. 그녀들 대부분은 날씬하게 마른작은 몸집에, 하버드의 로고가 붙은 붉은 벽돌 셔츠를 입고 있다. 금발을 포니테일긴 머리를 뒷머리 위쪽에서 하나로 묶은 스타일로 묶고,
신제품의 아이팟을 들으면서, 바람을 가르듯 일직선으로 도로를달려간다. 거기에서는 틀림없이 알지 못할 공격적이고 도전적인것이 느껴진다. 사람들을 차례로 추월해가는 것에 그녀들은 익숙해져 있는 듯하다.
추월을 당하는 것에는 아마도 길들여져 있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은 한눈에 봐도 우수하고 건강하고 매력적이고 진지하며,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확신에 차 있다. 
그녀들의 달리기는, 많은 경우 아무리 봐도, 장거리에 
적절한 주법은 아니다. 
전형적인 중거리 러너의 주법이다. 보폭은 크고, 발차기는 예리하고 강하다.
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느긋하게 달리는 것은 아마도 그녀들의 정신 상태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그에 비하면 나는 내 자랑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는 일에 길들여져 있다. 세상에는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산만큼있고, 아무리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산더미처럼 있다. 그러나 아마도 그녀들은 아직 그런 아픔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것을 지금부터 굳이 알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녀들의 유유히 흔들리는 자랑스러운 포니테일과 호리호리한 호전적인 다리를 쳐다보면서 나는 하릴없이 그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페이스를 지키면서 느긋하게 강변도로를 달린다.
나의 인생에도 그런 빛나는 날들이 존재했었을까? 그렇다, 조금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때 내가 긴 포니테일을갖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그녀들의 포니테일만큼 자랑스럽게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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