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다음주 중2 아들 논술책


이 책은 전체적으로 지글러가 어린이 무덤에 바치는참회록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생산할 수 있는 곡물 잠재량만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프랑스의 곡물생산으로 유럽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전 세계적 식량 과잉의시대에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연제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그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지도자를 만나고, 그것을 참회록의 느낌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현재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이유를 워싱턴 합의 (워싱턴 컨센서스, 미국과 국제금융자본이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개발도상국 발전모델로 삼도록 하자고 한합의를 말한다. 냉전시대 붕괴 이후 미 행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서는 ‘위기에 처한 국가 또는 체제 이행 중인 국가에 대해 미국식 시장경제를 이식시키자는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다.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존윌리엄슨은 1989년 자신의 글에서 이를 ‘워싱턴 합의‘ 라고 불렀다.
워싱턴 합의는 △사유재산권보호 △정부규제 축소 △국가기간산업 민영화 △외국자본에 대한 제한 철폐 △무역 자유화와 시장개방 △경쟁력 있는 환율제도의 채용 △자본시장 자유화 △관세 인하와 과세 영역 확대 △정부예산 삭감 △경제 효율화 등을 내용으로한다)에서 찾고 있다. 이건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승자독식‘ 이라는 이름으로 강화된 입시경쟁과 교육노동‘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말도 되지 않는 경쟁관계는 바로 ‘워싱턴 합의‘ 가 그 근본원인이다. IMF 경제위기의 재편과정에서 벌어진 이러한 승자독식 행태는 워싱턴 합의 체제로 더 깊이 들어가려다가 생겨난 일이다.
책을 덮고,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과연 지글러처럼 학자이며 활동가이며 전문가인 사람이 우리사회에도 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아에 대한 그의 고민은 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과 자기가 속해 있는 작은 우주에 대한 질문 자체이다. 우리사회의 어린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서른세 살에 우리에게 어린이‘ 라는 단어를 남겨주고 세상을 떠난 소파방정환 선생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마다 자기 나름의질문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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