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숙소는 언제나 개방되어 있습니다. 만약 도둑이 든다 해도가져갈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사장의 숙소로 들어서던 이상재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짧은 인생 영원 조국에."
현관에서 바로 시작되는 좁은 거실의 정면 벽에 이런 붓글씨가 세로쓰기 두 줄로 붙어 있었다. 이상재는 그 문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애국심이 대단하다는 정치부장의 말을 떠올리며,
「사장님께서 손수 써붙이신 겁니다.」숙소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거실에 사무용 소파, 방에 한쪽짜리 옷장이 전부였다. 검소를 넘어 초라하게까지 보이는 그 숙소에는박태준의 정신만이 가득차 있었다. 이상재는 박태준이란 사람의 심층깊이까지 다 안 것 같은 기분으로 숙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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