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 선배님은……, 고시를 시작한 걸 후회하지 않으세요??
김선태는 주저하고 머뭇거리며 이 말을 꺼냈다.
「허! 자네가 결국 그걸 묻는군. 글쎄에 ……, 그걸 뭐라고 해야 하나,
후회 안 한다고 하면 형편없이 둔감한 놈이 될 것이고, 후회한다고 하면내 인생이 한없이 초라하게 될 거고……. 그게 반, 반이라고 해둘까?
키엘케고르가 말했지 아마? 인생은 어차피 후회다. 결혼하라, 후회할것이다. 결혼하지 마라, 후회할 것이다. 출세해 보라, 후회할 것이다. 출세를 외면하라, 후회할 것이다. 인생이 이런 거니까 다 자기가 마음먹기에 달린 거지. 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게 흠이었고, 공부깨나잘한 게 두 번째 흠이었지. 이 나라 농부의 태반이 그렇듯이 우리 아버지도 힘없고 가난한 농사꾼을 가장 천한 직업으로 여기고 아들만은 출세시켜 권세를 누리기를 바라셨지. 그러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그 소원을 마누라가 이어받아서 내 꼴이 이리 됐어.」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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