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상경하려는 공?"
"벼슬을 구하러 올라 간당."
"어느 벼슬인공?" "녹사 시험을 치르러 간당."
비가 그치고 그렇게 시 한 수를 주고받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한양에 올라온 젊은이는 녹사 시험을 치르고 면접을 보기 위해 면접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면접관 중 한 사람이 "어떠한공?" 하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깜짝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그때의 후줄근한 노인이 정승이었던 거다. 그래 당황해서 "죽여지이당"하고 답했다.
"지나가는 개한테도 배우는 거니라. 사람은 겸손해야 공인이 되는 것이니라. 그것만 알면 너를 붙여주겠다." 그래서 공당 놀이한 사람이 녹사합격한다.
何以上京乎公/求官上去堂/何官公/錄事取才堂/我當差餘公/不堂 - P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