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자나 약한 민족은 강자나 강한 민족을 부러워하며 모방하거나 나아가 물리적 강압에 의지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경제적,문화적으로 예속될 수 있다. 라다크는 외형적으로 보았을때 강한 민족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배제 되었다. '고갯길이 있는 땅', 라다크는 히말라야 그늘 속에 있는 고지대의 황무지 이기 때문이다. 문화적으로는 티베트에 속하고, 실제로는 작은 티베트라고 불린다. (1947 년 인도-피키스탄 전쟁 이후 발티스탄 지역은 휴전선이 되어 파키스탄 쪽에 있게 되고, 라다크는 인도의 한 부분이 되었다.)

[라다크의 사람들은 기후와 자원의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생존 이상으로 즐기며 산다. 그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아주 기초적인 연장들뿐이지만 그것은 더욱 놀라운 성취를 준다. 단순한 연장들(삽,톱,낫,망치)밖에 없으므로 일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도 라다크 사람들은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있다. 그들은 부드러운 속도로 일을 하고, 놀라울 만큼 많은 여가를 누린다. 시간은 느슨하게 측정된다. 지금 우리 나라에 유행하는 '소확행' 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라다크 사람들에게 최우선의 문제는 공존 이다. 돈을 좀 버는 것보다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들은 함께 살아간다.
서로서로에게 마음을 상하거나 화를 내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와 마찰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피한다. 그런데도 공동체에 대한 염려가 개인에게 억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한 사람의 이익이 다른 사람의 손해가 되지 않는다.

라다크의 아이들은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서 무제한의 조건없는 사랑을 받고 자라며, 늙은 사람들은 생활의 모든 분야에 참여하며, 쓸모없이 혼자서 허공을 바라보며 지내는 세월이 없다. 여자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커다란 자신감과 강한 성격과 위엄을 갖추고 있다. 모든 활동에 남자나 여자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특별히 조직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된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섞여서 한다. 안무를 하지 않은 춤을 보는 듯, 말하는 일이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우아하게 해야될 일이 이루어 진다. 라다크 사람들은 억누를 수 없는 삶의 기쁨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의 기쁨의 느낌은 너무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흔들리거나하는 일이 없다. ]

그들은 그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와 전통을 사랑하고 존중 했다.  서구의 문물이 처음 들어왔을 때 그것은 그들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들의 삶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오부로부터의 거센 영향력이 눈사태 처럼 쏟아지면서 라다크 사회에 크고 급격한 붕괴가 시작 되었다. 급격하고 아주 빠르게...
라다크의 경제적 허약성은 문화적으로 강대국을 추종하여 마침내는 예속으로 빠져든다.

스웨덴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1975년에 영국 런던에 있는 ‘동양-아프리카 연구소’의 일원으로 처음 이곳에 왔다. 라다크의 언어와 민담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몇 년을 머무는 동안 그녀는 라다크 사람들이 보여주는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 그리고 여유롭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에 감명을 받는다. 그러다가 인도가 라다크를 개방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유입된 서구 문화에 의해 라다크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과 정신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보며 소모를 전제로 하는 개발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사회운동가로 변모한다.

그녀는 개발은 흔치 착취, 즉 새로운 식민주의의 그럴듯한 이름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개발은 '개발된 국가들의 발자국을 따라감으로써' 저개발 국가들도 부유하고 안락해질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실상은 개발된 국가들이 기본적인 산업용 자원을 소비하는 방식과 속도는 저개발 지역들이 따라기에는 불가능하게 만든다. 세계. 인구의 삼분의 일이 세계 자원의 삼분의 이를 소비하면서 나머지 사람들을 돌보고 자기들의 하는대로 따라하라고 말하는 것은 사기와 별로 다를 게 없다고 한다.

서구인들이 비서구문화를 평가할 때 그것을 실제의 어떤 사회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것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열등한 것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문화의 파괴를 초래하는 압력은 많고도 다양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개발과정의 한가운데 서있을 때 그들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전체적인 조명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현대화가 자신의 문화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다. 일어나는 하나하나의 변화는 보통 무조건적인 개선으로 보인다. ]
흔히 선진국 이라는 나라들에서  개발과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나라의 자원과 문화와 전통을 착취하고 짓밟았는지 모른다.

'당신들이 불행한 것은 가진 재산이 당신들에게 주는 것보다 빼앗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고 말한 라다크 사람의 말이 귀에 울린다.

가진것이 지나치게 많아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이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것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누구든 라다크 사람들에게, '이건 너무 좋은 거니까, 바꾸지 말아요'라거나,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러주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구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리 자신이 경험에 근거하여, 그러한 일이 여기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요긴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