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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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소재만으로도 관심이 갈 법한 책이었다. 
더욱이 전편의 경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추리 소설적인 요소가 곳곳에 담겨져있어 보는 내내 절대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후속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회가 왔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영화도, 드라마도 그렇고 대부분이 후속편을 내놓을 때면 당연스럽게 그 스케일을 키우곤 한다. 이 책 또한 전편에 비해서 스케일이 커진다.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는 여전히 서점! 이번엔 주요인물들이 근무하는 서점을 벗어나 나가노의 고서점에서 발생하는 유령 출몰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번에도 역시 큰 활약을 보이는 인물은 전편에서 큰 활약을 보였던 서점의 여인인 교코와 다에. 어느 날 교코에게 온 편지로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편지의 내용인 즉슨, 교코의 지인이 근무하는 서점에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그 유령이 27년 전에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나가노의 고서점이 문을 닫을 위기에 있다는 것이다. 아는 지인으로부터의 도움이고, 고서점을 탐방해 볼 수 있는 기회였기에 교코의 마음이 기운다. 무엇보다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에서 머리를 담당하고 있는 다에가 관심을 갖게 되면서 둘은 사건 해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이 서점이고, 등장 인물 또한 서점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그리고 사건은 작가와 그 문하생 사이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라는 것.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가 책과 연관된 사람들이었다. 이점이 참 흥미로웠다. 솔직히 너무 비슷비슷한 요소들이 모여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던 것이다. 그치만 것도 잠시! 자칫 잘못하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요소들을 정말 잘 버무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어느 인물에 대해서 너무 치우쳐있지도 않고, 사건의 해결에서 억지스러운 부분도 없었다. 범인이 너무 쉽게 정체를 드러낸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긴 했지만. 

 전편이 단편연작소설이었던 점과는 달리 이번 편은 장편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기 때문에 시작부터가 괜스레 흐뭇했었다. 더욱이 전편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던 우리의 서점 여인들이 이번에는 낯선 지역에서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고 하니 엉덩이가 자꾸만 들썩거릴 만큼 기대가 되었다. 

 결과는 대만족! 스토리 전개도 좋았고, 결말도 나쁘지 않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추리 소설에서 여전히 따스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독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추리 소설이 흔한 요즘, 그 전개와 결과에 있어서 이렇게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긴장감까지 챙길 수 있는 책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정말 흔치 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추리 소설!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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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군, 인민군, 국군이었다 - 시베리아 억류자, 일제와 분단과 냉전에 짓밟힌 사람들
김효순 지음 / 서해문집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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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는 정말 독특하다 싶었다. 
한 사람이 일본군이었다가 인민군이었다가 국군이 되었다니..
한 사람의 인생이 어찌 그리 될 수가 있는건지. 설령 소설 속에서라도 너무 가혹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 있었다. 허구라고 넘기기에도 너무 가혹한 사람들이..

 일제치하 시절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군으로 징집되어 전쟁터로 보내진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들 중 일부가 전쟁이 끝난 후에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군으로  지목되어 시베리아에서 포로 생활을 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도 아닌, 전쟁으로 피해를 본 나라의 백성이 어찌하여 전쟁 종료 후에 가해자의 입장이 되어 포로 생활을 했었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당시 러시아 말이나 일본말을 할 수 있었던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임을 주장했으나 소련 측에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무시했다고 한다. 

 일본군이 시베리아로 이송이 되고 억류 결정이 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미국과 소련의  전후 주도권 장악을 위한 대립 때문이고, 둘째는 일본이 소련에 배상하는 방안의 하나로 노동력 제공을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전억협(전국억류자보상협의회)이라는 일본의 단체가 찾아내 공개된 문서에 뚜렷히 나와 있는 사실이었다. 문서로 인해 논란이 되자 아사에다 참모는 "전쟁에 진 일본의 본토 4개 섬에 모든 사람을 밀어넣으면 경제를 재건할 수 없다. 일본이 재기하려면 자원이 있는 대륙에 달라붙어 설사 국적이 바뀌더라도 남아있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또한 수인노동(죄수에게 과해지는 강제노동)이 1930년대부터 소련에서 국가 계획경제의 한 기둥이었으며, 시베리아 억류는 피폐해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사전에 면밀하게 준비된 정책의 산물이라는 것이 마지막 세번째 이유였다.

 억류, 시련이 시작되다

1948년 12월. 한 밤 중 38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군인들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그 곳을 고국 땅을 밟는다는 기쁨으로 발길을 옮기던 사람들. 그들은 일본군으로 징집되어 전쟁에 참여했다 전쟁 종료 후 시베리아에서 몇년 간 포로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소련군에 항복 할 때도 손 안들어봤고
이북에서도 손들지 않았는데
내 고향 땅에 와서 손들라고 하니 
이게 무슨 꼴인가. 
결국 손 들었지. (P.23)

 당시 한반도는 독립을 맞았지만  한반도 내에 하나의 정부가 들어선 것은 아니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각각의 정부가 들어섰고, 서로 간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한 밤 중 38선을 넘었던 사람들 중엔 남한 군인의 총에 맞은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한 밤 중에 38선을 넘은 이유는 북 쪽에서 그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 했기 때문이었다. 북한은 그들에게 조선의 화폐를 제공하기도 했다. 

 힘들게 고향 땅을 찾아와 가족을 만났지만 이들에게 행복만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시베리아에서 포로로서 노동을 했던 시간은 3~4년 정도 였는데 그 사이 고향의 가족들이 사망한 경우도 있었던 것. 게다가 때는 1948년 12월. 한국전쟁이 터지기 채 2년도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일본군에게 징집될 당시 대부분 젊은 나이였기에 포로 생활을 하고 고국에 돌아왔을 당시 이들의 대부분이 3~40대였다. 그리하여  한국전쟁이 터지자 정부는 다시 그들에게 전쟁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아니 명령했다. 운명의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혹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들은 다시 전쟁에 나가야했다. 

귀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국내에 있는 단체 중에 "삭풍회"라는 곳이 있다. 삭풍은 겨울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말한다. 시베리아에서 당한 고초를 잊지 말자는 뜻으로 이름지어진 이 단체는 1991년 12월께 시베리아에서 억류 생활을 했던 분들이 뜻을 모아 결성했다. 

 한국 전쟁이 끝난지도 훨씬 오래 전인데 왜 그제서야 단체를 조직했을까 싶지만 이 또한 한국이 소련과 수교를 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한국 정부에게 삭풍회 회원들은 앞의 상황은 딱 잘라버리고, 단지 그들이 북에서 넘어온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수상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그들에 대한 정부의 생각이었다. 때문에 아직까지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삭풍회에선 김영삼 대통령 때와 김대중 대통령 취임 당시 진정서를 제출 했으나 돌아온 것은 수용불가나 해결곤란이란 답변이 전부였다.  

 일본의 경우 "전억협"의 활동으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고, 보상 또한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적이 "일본"인 자에 한해서였다. 때문에 보상을 받은 일본인 중에 한국의 억류 피해자에게 자신의 보상금을 나눠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음은 2005년 4월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마치우라 외상등 외무성 간부 사이에 오고 간 질의, 응답 중에 곤노 아즈마라는 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P.296)

 "삭풍회 사람들은 이미 80세가 넘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성의를 갖고 대응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제 이분들은 나이가 많이 드셨다. 처음 단체를 만들 당시만 해도 50여명이셨던 분들이 현재는 20여명 정도 밖에 남아계시지 않다. 침묵으로 일관한 일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화합을 통한 발전. 새삼 필요한 일임을 책을 통해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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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박서양
이윤우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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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형사 이야기, "별순검"이라는 드라마를 보던 중 백정에 관해 다루던 부분을 보았다. 소중한 딸이 백정의 자식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던 백정 아비. 결국 그는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어느 사대부에게 자신의 딸을 몰래 보냈다. 곁에서 두고 볼 순 없었지만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꽃 같이 어여쁘게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는 것의 그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아비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을 친아버지처럼 따르고, 자신 또한 친아들처럼 아꼈던 백정 청년이 사대부에게 보내진 자신의 딸과 사랑에 빠진 것. 아무것도 모르고 사대부의 딸과 야반도주를 하려던 밤, 백정 청년은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백정 아비를 찾는다. 그리고 아비는 그에게 마지막 식사를 대접한다 하며 밥상을 차리고, 그 속에 독을 탄다. 

 신분제가 사라진 지도 200년이 훌쩍 지났다. 그렇기에 현재의 우리에게 백정이란 존재는 과거에 존재했던 하나의 계층에 불과하다. 하지만 당시의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백정이란 존재는 가까이 하기도 싫은, 노예는 아니지만 노예만도 못한 존재였었다. 

 조선 최초의  양의사라 불리는 박서양 또한 그 천하디 천하게 여겨지던 백정이란 신분을 가진 존재였다. 더욱이 그가 살아가고 있던 반촌이란 곳은 거칠기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었다. 때문에 늘 여기저기 얻어터지기를 밥먹듯 했던 서양. 보다 못한 아비는 그를 제중원에 버린다. 외할아버지가 의원이었고, 어미 또한 어느 정도 의술을 익혔던 사람이었기에 어릴 적부터 총명했던 서양이 백정 자식이라 무시 받지 않고, 조금이라도 사람답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런 서양을 좋게본 미국 의사 알렌은 그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제가, 여기 있네요. 여기 제가, 사람으로 서 있네요. " (P.88)

의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서양은 비로소 사람답게 살아가는 게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탐욕적으로 의술을 배우고자 한다. 어쩌면 의술을 통해 백정이라 무시받지 않고, 남을 도울 수도 있기 때문에. 하지만 신분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기이기에 그의 소망은 늘 바람 앞의 촛불 같았다. 여차하면 꺼지고 마는..그럼에도 그는 굴하지 않았고, 천운이 닿은 것처럼 그의 곁에는 늘 그를 돕고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하여 서양은 일본으로 건너가 7년 동안 의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것을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다. 

 이야기는 박서양이라는 인물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상황 또한 적지 않게 다루어진다. 더욱이 그가 하고 있던 서양 의술은 단순히 하나의 기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일본과 중국이 조선을 잡아먹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시기였던 것. 때문에 박서양이란 인물은 단순히 의학을 공부하고, 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의사에 그치는 인물이 아니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이야기는 참 재밌었다. 늘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졌고, 크나큰 사건들은 쉬지 않고 터졌다. 때로는 억울함으로 분통을 터치기도 하고, 때로는 인물들의(송준구같은) 어리석은 행동들 때문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렇기에 이야기가 지루할 틈은 없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로 막는 것이 있었다. 뭔가 엉성한 번역본을 읽는 듯한 불편함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느껴졌던 것이다. 세 네 줄은 기본이었던 기나긴 문장들이 페이지의 여러 부분에 있었다. 문장이 길 수도 있지뭐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느껴지는 불편함이 좀 큰 부분들이 많았다. 아래와 같이.

 "얄상한 얼굴에 왼쪽 눈 옆에 큰 사마귀가 있는 그의 인상착의를 잊지 않고 있던 반촌 사람이 그를 장단에서 보았는데 금음산은 사람들에게 그의 인상착의를 귀에 못이 박히게 일러놓고도 헛걸음을 했던 것이 꽤 여러 번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장단의 관아를 찾아갔다가 그 군관이 틀림없음을 확인하고는 얼이 빠져서 집으로 돌아왔었다."(P.215) 

 또한 오타 혹은 오타 같은 부분도 적지 않았다. 출판된 책에서 오타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것도 한 두개가 아니라면 역시나  책의 흐름을 방해할 만큼 불편이 커진다. 

 "서양은 안 그래도 헝클어진 자신의 봉두난발을 신경질적으로 흐트러뜨리고 자신에 발끝에 눈을 고정시키고" (P.46)
"편지를 조심스럽고 접고 서서 서양은 영부를 한동안 들여다 보았다." (P.159)
"일곱 해는 세상에 변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일 수 있다." (P.260)
"일본의 병원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하면서 임상 겸험을 쌓았지만 조선에서 의술을 행하는 것과 같지는 않았다."(P.302) 
 
 아쉬움이 조금 있기는 해도 내용면에서는 만족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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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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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해 ’트와일라잇’에 이어 후속편인 ’뉴문’까지 여러 화제를 낳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줄거리가 미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으면서도 그 볼거리가 풍부한 화려함과 매력적인 뱀파이어와 평범한 소녀(실제 영화를 보면 평범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긴 하지만..;;)간의 사랑이야기라는  매력적인 소재가 전면적으로 다루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영화는 개봉하기 전부터 화제가 되어 결국 트와일라잇을 누르는 인기를 얻었다. 이로써 뱀파이어란 존재는 더이상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뚜렷한 모습을 가지고 우리들의 현실 속으로 들어 온 것 같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이 뱀파이어와 관련된 책들이 참 많이 나오고 있다. 

 뱀파이어 아카데미 또한 제목처럼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고 있는 소설이다. 
좀 특이한 건 주인공이 매력 가득한 남성 뱀파이어가 아니라 섹시미 가득한 소녀와 가냘퍼 보이지만 누구보다 강한 소녀, 이렇게 두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섹시미 가득한 소녀의 이름은 ’로즈’. 그녀는 순수 뱀파이어 혈통이 아닌 댐퍼라는 존재다. 그리하여 그녀에게 주어진 임무는 순수 뱀파어인 모로이 족을 보호하는 수호인이 되는것. 
반면 모로이 왕족의 하나로서 공주라 불려지는 또 한 명의 소녀 ’리사’.

모로이족은 성장하면서  땅, 불, 물 같은 여러 요소 중에 하나씩 특기로 내세울 수 있는 특화 마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왕족인 리사는 십대 후반이 되었음에도 어떠한 요소에도 특화된 마법을 터득하지 못한다. 때문에 모르는 이가 봤을 때 그녀는 그저 나약한 공주일 뿐이다. 
그러나 어릴적 죽을 뻔한 사고를 당한 이후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결속’이란 관계를 맺게된 로즈가 봤을 때의 리사는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단지 지금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런 그녀를 로즈는 누구보다 아끼고, 누구보다 강하게 보호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그녀의 노력은 때로는 오해를 부르고, 때로는 두 소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기도 한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정말로 좋아하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 책이 초반부터 즐겁지는 않았다. 순수 뱀파이어 혈족이라는 모로이, 모로이였으나 어둠의 길로 접어든 스트리고이라는 존재, 그리고 댐퍼. 낯선 용어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책 속엔 이들에 대한 초반 설명이 없었다. 낯선 용어들이 계속 나오며 이어지는 이야기에 좀처럼 적응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중반쯤 가서는 낯설었던 용어들에 대해서도 익숙해지고, 이야기도 점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사건들이 터지는 덕분에 슬슬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역시, 뱀파이어란 소재는 여러 사건을 일으키기에도 유용(?)하고, 긴장감 또한 그들의 특이한 존재력 만큼이나 배가 되었다. 

 그렇게 즐거움을 슬슬 느낄 시점에 이야기가 끝이나 버렸다. 시리즈인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책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설음이 좀 느껴졌었다. 익숙함은 물론 그 소재가 이미 많은 작품을 통해 접하게 된 뱀파이어라는 점이고, 낯설음은 그들이 우리 인간들과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는 점이었다. 

특히 그들의 식사라 할 수 있는 인간의 피를 흡수하는 장면과  관련된 부분에선. 이럴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좀 처럼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카데미라는 존재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해리포터가 생각났다.
같은 존재들이 모여 살면서 성장하고 생활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편의 마지막에서 느꼈던 아쉬움은 2편의 내용을 통해서 만족감으로 바뀌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살짝 해본다.  
 ’리사’가 가진 능력과 그로 인해 벌어질 이야기들. 
그리고 그녀를 끝까지 보호하고자 하는 ’로즈’의 우정. 
이 둘만 놓고 보아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꽤나 화려할 것 같다. 
더욱이 둘의 사랑 이야기 또한 평범함과는 거리가 좀 있기에 보는 재미가 더 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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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딱 한 개만 더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가가 형사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단편 연작 소설이다.
단편이다 보니 사건은 이미 벌어져있고, 가가 형사는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추리를 하고 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발레리나였으나 부상으로 발레를 포기했던 여자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원인이 추락사로 밝혀지면서 그녀의 죽음은 자살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그녀는 어느 때보다 삶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자살이라는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된다. 가가 형사가 그녀의 주변을 탐색하며 용의자를 물색한다.

차가운 작열.
가정집에서 주부가 살해되고, 아이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목격자도, 용의자도 없는 상황에 아이의 소식 또한 전혀 들려오는 바가 없다. 넋을 잃은 남편과 초조하게 아이의 소식을 기다리는 형사들. 용의자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범인을 잡았다는 쾌감보다는 드러나는 범죄의 진상으로 인해 슬픔이 깊게 남는 이야기이다.

 제2지망.
아무도 없던 집에서 한 남자가 살해 된 채 발견된다. 남자가 살해 된 집은 그와 연애 중이던 여인과 딸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었다. 남자가 어떠한 방법으로 살해 되었는지조차 밝히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용의자가 누구인가를 두고 경찰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어그러진 계산.
자기중심적이고 강압적인 남편에 의해 자유롭지 못하고 늘 억눌린 삶을 살아가던 여인.
어느 날 자신을 배웅하던 남편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홀로 남은 여인, 한 송이 꽃과 같이 가냘픈 여인을 두고 이웃 사람들은 늘 그녀를 위로하고자 노력한다. 그들에게 그녀는 늘 불안 불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방문하는 가가 형사. 그의 날카로움으로 인해 숨겨져 있던 놀라운 이야기가 드러나게 된다.

 친구의 조언.
가가 형사를 만나기로 한 친구가 졸음 운전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난다.
이제는 너무나도 흔해져버린 교통사고. 가가 형사의 친구도 그 중 하나의 경우였다.
하지만 여전히 쉽사리 넘어가는 법이 없는 가가 형사. 친구를 향한 굳은 믿음으로 의심의 고리를 풀어간다.

지금까지 본 가가 형사 시리즈가 장편이었기 때문에 이번 책이 단편 소설이라는 점은 좀 의외였다. 하지만 단편 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가 아니라 다섯 개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새삼 추리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짤막 짤막한 이야기이다보니 사건도 범인도 질질 끄는 면이 없었다. 더불어 가가 형사의 날카로움은 그야말로 빛을 내었다. 

 첫 이야기의 소재가 발레에 관한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먼저 읽은 ‘잠자는 숲’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발레라는 소재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두 편을 연달아서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데 장편 소설이었던 ‘잠자는 숲’보다는 짤막한 ‘거짓말, 딱 한 개만 더’가 더 좋았다. 형사인 가가가 범죄자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몰아가는 모습에서 추리 소설을 재미를 새삼 느꼈던 것이다.

또한 ‘제2지망’의 경우 범인이 밝혀진 후에 느껴지는 씁씁함이 무척 강했다. 닭살이 돋아나는 소름도 좀 끼쳤고.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있고, 절대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역자 후기를 보니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단순히 범죄를 다루는 추리 소설에서 작가의 시선을 사회의 문제로 많이 돌린 책이라고 한다.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책이라고 하고. 
그래서 그런지 각각의 이야기 속에 사회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이 등장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쌤통이라 여길 수 있는 사람이,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자 임에도 동정의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그리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싶지도 않을 만큼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처음 접한 단편 소설집! 그리고 사회 문제를 부각시킨 이야기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 재밌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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