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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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억전달자 / 로이스 로리 / 장은수 옮김 / 비룡소




"'사랑'같은 단어를 쓰는 게 왜 부적절한지 이해되니?"




아침에 어젯 밤에 꾼 꿈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에는 하루 동안의 느낌을 나누는 11살 조너스의 가정은 행복해 보인다. 대화로 소통하는 가정,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마을이 정해준 규칙이다. 이들의 대화는 스피커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어 반드시 꿈과 느낌을 이야기 해야 한다. 조너스의 몸에 시작된 성 욕구. 어머니는 조너스에게 약을 준다. 이제부터 매일 성을 억제하기 위해 조너스는 이 약을 어쩌면 죽을 때까지 복용해야 한다. 당연히 아기는 부부의 사랑에 의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12살이 되어 마을에서 부여하는 직위 중 하나인 '산모'가 직업적으로 출산한 아기들인 것이다. 그러니 조너스와 릴리도 어머니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다. 산모는 세 명의 아이를 출산 할 수 있고 출산 후 그들은 육체노동자로 변환된다. 마을은 한 해에 50명의 아이만 출산하도록 조절하고 있다.




12살이 되어 직위 수여식에 참석하게 된 조너스. 직위 수여식은 한 아이의 어린시절을 면밀히 분석해서 평생 가지게 될 직업을 부여하는 기념식이다. 조너스는 기억보유자로 선택되었다. 마을에서 가장 명예로운 일을 행하기 위해 선택된 조너스. 지능, 정직함, 용기, 그리고 지혜를 가졌다고 판단되어 채택된 조너스는 차기의 기억보유자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억보유자로부터 기억을 하나씩 건네받게 되는 조너스. 처음 보는 눈과, 썰매, 그리고 색깔들. 경험과 느낌, 감정, 상황 등의 많은 것을 기억보유자, 이제는 기억전달자가 된 할아버지로부터 기억을 전달받는 조너스. 그리고 자꾸 눈에 보이는 색깔들. 우리 마을에는 왜 눈이 없는가? 왜 갑자기 피오나의 머리가 빨간색으로 보이는가? 라는 의문이 생긴 조너스. 마을은 날씨와 색깔마저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너스의 아버지는 보육사로서 태어난 아이들을 돌보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아이들을 걸러네 '임무 해제'시킨다. 그리고 노인들도 임무 해제되며 쌍둥이도 둘 중 하나는 임무 해제된다. 임무 해제되면 마을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임무 해제의 정확한 뜻을 아직 모른다. 마을은 예의바르고 정해진 말들만 할 수 있기에 누구도 임무 해제가 무엇인지 얘기해주지 않는다. 기억보유자는 마을의 모든 일을 알 수 있다. 기억전달자로부터 많은 기억을 전달받고 무한한 권한을 부여받은 조너스는 아버지가 쌍둥이 중 한 아기를 임무 해제시키는 영상을 보게 된다. 조너스는 이때부터 갈등하기 시작한다. 불만이란 없는 사회, 오직 행복만이 존재하는 사회, 그러나 조너스는 사물 저 너머를 보는 능력을 갖추면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우리 마을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너스는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기억을 품을 수는 없나요? 모두 조금씩 기억을 함께 나눈다면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이 일에 참여한다면 기억 전달자님과 제가 그렇게나 많은 고통을 떠맡을 필요가 없잖아요."


"네 말이 맞다. 하지만 그러면 모든 사람이 부담을 느끼고 고통을 당할 거야. 사람들은 그걸 원하지 않아. 그게 바로 기억보유자가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그들에게 존경받는 진짜 이유지. 사람들은 그 짐을 덜기 위해 날 선출한 거야. 너도 마찬가지고."




아들들과 함께 읽을 책을 검색하던 중 알게 된 <기억보유자>는 청소년 문학으로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내용은 굉장한 도서였다. 디스토피아소설이다보니 미래사회의 모습과 여러가지의 사회문제를 담고 있다. 단순한 것 같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눈이 주는 불편함(교통 마비 등)때문에 날씨를 조절하는 환경문제, 한 해의 출산율을 조절하는 출산율 문제, 성문제, 차별과 차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장애인은 없는 장애우 문제, 나이가 들어 병들거나 기력이 쇠하면 기념식을 치른 후 임무 해제되는 노인문제 등 <기억전달자>에는 현재 우리 사회가 겪는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사회문제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볼 권리, 선택할 권리 즉 자유의지에 대한 내용 또한 담고 있다.




디스토피아 소설로는 유명한 조지 오웰의 1<984>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등이 있다. <1984>는 아직 읽지 못했고 <시녀이야기>와 <멋진 신세계>는 읽으면서 역시 굉장히 불편하고 힘들었다. 사회가 정해주는 범위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인간들, 그것이 과연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의 모든 행동은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어야 한다. 설사 그것이 고통을 주더라도 우리는 고통과 실수를 통해 교훈과 실수하지 않을 기회를 얻는다. 다시 말해 고통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동력 또한 얻는 것이다. 선택하고 실수하고, 교훈을 얻고의 반복, 이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 자유의지가 배제된 사회에서 느끼는 절망은 독자와 주인공이 교감하며 자유의지가 박탈된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준다. 처음부터 선택의 자유의지가 배제된 사회, 오로지 주어지는 것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차이의 인정은 없는 사회. 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선택이 고통을 주더라도 책임감 또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기억전달자>. 작가의 다른 작품들 또한 좋다고 하니, 이제 내게는 아들들이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가?라는 문제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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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오노 가즈모토 옮김 / 살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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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 / 오노 가즈모토.전경아옮김 / 살림




바람은 아시아에서 불어온다

한반도는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장소'가 된다



세계 3대 투자가 중 한 명으로 유명한 짐 로저스. 그는 역사학을 전공한 투자가다. 투자가로선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로 역사를 배제한 투자는 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세계 경제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따라 돌고 돈다는 뜻.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말고도 <짐 로저스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 <짐 로저스 일본에 보내는 경고> 등 국내에 연달아 도서를 출간했고 독자적인 투자 혜안으로 리먼 사태, 중국의 대두, 트럼프 대통령 당선, 북한의 개방 문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언'을 적중시켰다. 그는 아시아를 앞으로 떠오를 대세의 나라로 주장한다. 그중 어떤 나라들이 어떤 이유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나라가 될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책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다. 그가 주장하는 아시아의 나라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이다. 그가 이 세 나라를 왜 자극적인 나라로 지목하는지 그의 주장을 들어보자.




한반도는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장소'가 된다.


로저스는 일본은 곧 사라질 나라로 열 살짜리 아이라면 당장 일본을 떠나라고 한다. 그 이유는 빚과 저출산이다. 저출산은 세계적으로 큰 걱정거리인데, 한반도도 저출산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북한과 통일이 되면 저렴한 북한 노동력과 자원, 그리고 남한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한반도는 빚과 저출산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랫동안 폐쇄되었던 북한을 전세계는 궁금해할 것이기 때문에 관광산업과 근면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국민성을 한반도의 부상이유로 말하고 있다. 현재 남한의 경제사정이나 골치를 앓고 있는 저출산과 청년실업 등의 문제들이 통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건 단순하게 우리가 북한은 천연자원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통일을 해야한다는 것 보다 훨씬 현실적인 문제 해결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북한을 궁금해하는 전세계인들에게 공개하면 관광산업으로 수입이 생길거고 그래서 짐 로저스가 투자한다면 항공산업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더불어 통일은 머지않았다고 한다.




큰 가능성을 간직한 일본


짐 로저스는 일본에 대해 호의적이며 높게 평가한다. 그런 일본이 현재 큰 문제에 봉착되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안타깝게도 50년에서 100년 사이에 사라진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바로 빚과 저출산 때문이다. 빚은 많은데 아이는 낳지 않아 노동력이 부족하니 임금은 오르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사회보장비가 늘어가는 상황이다. 한국이 동남아시아의 여성들을 받아들여 다문화나라가 되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은 외국인을 받아들이느니 생활수준이 낮아지는 쪽을 택하려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은 강국이다. 아직 가능성이 있다. 짐 로저스는 이민자를 받아들여서 저임금의 노동력을 늘리고 또한 농업을 장려하며 관광산업과 교육에서 그 해결점을 제시한다. 이것은 중국이 몇 백년 동안 자유롭게 여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까운 일본은 중국인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지라는 점, 일본은 학생이 부족해 폐교하는 학교가 많은데 비해 대학에 가기 어려운 한국과 중국학생들을 받아 들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중국, 세계의 패권국에 가장 근접한 나라


한마디로 성장가능성이 폭발하는 나라다. 이제 세계의 패권국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했고 청년들에게 중국어를 배우라고 짐 로저스는 충고한다. 어느 나라도 중국에 돈을 빌려주지 않았던 만큼 중국은 빚이 없었으며 대국답게 인재배출이 강하다. 기술을 중시하는 중국은 높은 교육열과 좋은 교육제도로 많은 엔지니어를 배출하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중국은 환경비지니스를 성장시켜야 하며 땅덩어리가 넓고 역사가 긴 만큼 역시 관광업 분야 또한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도 저출산에서 벗어날 수없다. 

1979년부터 실시된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남녀비율도 불균형해졌으며 2014년에 '단독 두 자녀 정책(부부 중 한쪽이 외동인 경우 두 자녀 출산을 인정하는 정책)이 도입되었음에도 거액의 양육비를 쓰고 있는 중국인들은 두 자녀 낳기를 꺼리고 있다. 앞서 말했듯 빚이 없던 중국은 점점 빚이 늘기 시작하더니 17년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미 달러의 대항마로 위안을 생각할 만큼 중국은 강한 힘이 있는 나라로 꼽는다.




짐 로저스는 한반도는 현재 다른 국가 체제이지만 통일이 되면 새로운 국가가 탄생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일본은 품질에 대한 탐구심과 믿음직한 국민성 그리고 높은 저축률로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 꼽았다. 특히 '일본은 뭘 하든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그 점이 많은 사람을 매료시킨다.'라는 대목에서 잠시 멍해졌다. 뭘 하든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는 말은 곧 '믿음'을 뜻한다. 투자가의 눈에 비친 믿음이야 말로 안정적인 투자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중국은 수많은 경제위기를 잘 극복해왔고 역사를 통해서도 번영과 붕괴를 거듭했던 강한 힘이 있는 나라로 주장한다. 그 강한 힘은 중국의 철학, 기술과 유교에서 이유를 들며 그는 현재 싱가포르로 이주해 살며 두 딸들에게는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앞서 밝혔듯 그는 역사가다. 교수로도 활동중인 그가 역사를 통해 서술하는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과 그 이유는 내게는 충분히 솔깃하게 들렸다.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그의 주장들을 분석할 수는 없으나 누가 봐도 쉽게 설명하고 있어 다른 도서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국제정세에 문외한이다 싶으신 분들에게 입문서로 추천할 만한다. 저자의 이야기들로 일본은 어쩌면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고 우리는 전도유망한 사업예측에 두 나라는 희비가 엇갈릴지도 모르겠다. 그의 주장이 틀리더라도 희망적인 주장들이라 현재 매우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들은 힘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세계가 현재 대변화의 중심에 있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아마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은 지협적인 문제이니 과거의 역사를 통해 보다 넓은 시각으로 세계의 변화를 보고 현재를 다시 조명해보라는 뜻이 아닐까? 역사를 통한 현재의 재조명, 이것이 짐 로저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라 생각한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리듬에 따라 움직인다."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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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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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 유숙자 옮김 / 민음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시마무라는 아버지의 재산 덕분에 무위도식하는 '자연과의 보호색을 추구하는 심리'가 있는 여행자이다. 고마코를 만나러 가는 길, 기차 안에서 '처녀'로 짐작되는 여자가 환자인 듯한 남자를 간호하는 것을 보고 그 여성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다. 고마코를 만난 시마무라, 그녀는 게이샤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시마무라는 고마코와는 산뜻한 관계를 원한다. 시마무라가 가족을 데리고 여행오더라도 껄끄럽지 않도록.

시마무라는 기차 안에서 보았던 환자인 듯한 남자의 약혼녀가 고마코였고, 약혼자의 요양을 위해 고마코가 자신의 젊음을 팔게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남성을 좋아하는 건 요코라는 여성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요코는 기차 안에서 그 남성을 간호하던 여성이었다.

몇 년째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만나러 온다. 1년에 한 번 정도. 시마무라와 고마코는 어떤 관계일까?




여자는 어쨌건 초보다.

그는 이 여자에게 요구하기보다 양심의 가책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끝낼 수 있는 여자를 원했다.

그녀는 너무 깨끗했다.



눈의 고장으로 시마무라는 여행을 온다, 고마코를 만나러. 몇 해 동안 지속된 만남. 시마무라는 깨끗한, 그래서 취하지 않는 여성 고마코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그러나 고마코는 시마무라의 마음을 알 리 없이 그를 기다리고 결국 마음에 담는다. 가정이 있는 시마무라, 그럼에도 게이샤를 만나러 가는 남자. 그리고도 그 게이샤를 만나러 가는 길에 또 다른 여성에게 반한다. 이런 남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시대적 배경을 보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설국>을 1935년에 처음 썼고 13년 동안 계속된 수정을 거쳐 1948년에 완결판을 출간한다. 계속되는 전쟁을 치르는 일본이었을텐데 시대적 배경은 그려지지 않는다. 오로지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심리와 자연적 배경만을 다루고 있는데 가와바타는 주인공을 무위도식하는 남자로 가정까지 이루었지만 '허무'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로 설정한다. 시마무라는 그녀들을 통해 '허무'라는 감정과 '헛수고'라는 감정을 느낀다. 게이샤가 가지는 시대적 배경을 통해 받아줄 수 없는 것을 허무라 표현하고 시마무라에게 보내는 고마코의 감정을 '헛수고'라고 표현하고 싶은 것인가? 양심의 가책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끝낼 수 있는 여자를 원한다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고 느껴진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책임을 지고 싶지도 않는 마음. 이런 남자를 통해 작가는 무엇을 얘기하고자 했던가?



<설국>은 계속해서 둘의 심리변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간간이 보여주는 고장의 눈과 관련된 행사나 눈덮인 고장의 아름다움을 얘기한다. 하얗다 못해 눈이 시릴만큼 눈으로 덮인 고장에서 마음이 시릴만큼 애틋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나의 바램은 산산이 부서지고 책임감이 결여된 남자를 만났다!

아직 고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문해력을 탓해야 하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의 여러 작품을 보고 심사했겠지만 다른 작품이 궁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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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3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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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 버지니아 울프 /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올랜도는 자기가 젊은 남자였을 때,

여자는 순종해야 하고, 순결해야 하며, 향기로워야 하고,

세련된 차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생각이 났다.




16세기 영국, 16살 올랜도는 매우 부유한 귀족으로 엘리자베스 여왕마저 예뻐하는 미소년이다. 올랜도는 시 쓰기를 좋아하고 여성들과의 연애도 즐기며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도 있다. 그런 그가 러시아의 공주 사샤를 만나며 사랑의 감정에 휩싸여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기로 약속한다. 사샤와 만나기로 했던 밤, 사샤 대신 올랜도를 맞은 것은 폭우였다. 그리고 7일 동안 올랜도는 마치 죽은 듯 의식이 없었고 깨어난 후에는 사람을 만나지 않고 오로지 책에 맹렬하게 파고든다. 존경했던 시인을 만났지만 실망하게 되고 올랜도는 인생이 허망한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랑과 야망, 시, 문학 모두 광대놀음이라는 생각을 말이다. 그리고 그는 하루아침에 남자에서 여자로 성이 전환되는 전대미문의 경험을 하게 된다. 타국의 대사였던 올랜도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집시의 무리에 합류해 교훈을 얻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셸을 만나 약혼한다. 그리고 그녀는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는다.



"거절하다가 굴복하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가."

"쫓아가서 정복하는 것은 얼마나 엄숙한가,

이해하고 추론하는 것은 얼마나 숭고한가."



어느 날 자고 일어 났더니 젠더가 바뀌었다면? 만약 당신이 자고 일어났는데 성이 바뀌었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올랜도>는 올랜도라는 남성이 여성으로 성이 전환되어 살아가는 삶, 300년을 그린 전기이다. 화자는 전기작가로 올랜도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남성으로서 여성들과의 연애도 즐기고 약혼도 하고 생에 다시 없을 사랑도 했던 이가 성이 전환되어 집시로, 여성으로서 남성과의 삶을 비교하며 3세기를 살아가는 이야기, <올랜도>.



그가 여성이 되기 전 잠들었던 사이 세 여인- 순결, 정절, 겸손-이 등장한다. 그녀들의 등장은 그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되는데 필요한 요소를 판타지적 기법으로 설명한 것은 아닐까 싶다, 여성이 되려면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구태의연하지만) 당시 작가가 성이 전환된 방법이나 경위를 설명하자면 판타지의 도입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을 것이다. 내게 버지니아 울프는 매우 이성적인 작가이다. 그래서 판타지적 요소가 좀 어색한 느낌이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의식의 세계를 많이 다루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성이 전환되는 과정에 말하자면 천사인 여성이 등장하는 것은 버지니아 답지 않은 느낌이다, 올랜도의 의식 세계가 아니었으므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올랜도는 남성이었을 당시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고통없이 성이 전환되고 그러나 자연에 위배되는 경험은 올랜도가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오랜만에 만난 고국은 성이 전환된 올랜도에게 모든 재산을 압수하려고 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재산을 가질 수 없다는 것. 그러니까 신분이 강등된 올랜도는 남성이었을 당시 당연하게 누렸던 모든 것들을 여성으로서 지켜야 하는 어려움과 맞서게 된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부분들을 일단 자신의 재산을 내놓아야 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여성이 재산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누군가의 소유물이지 누구를, 무엇을 소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페미니즘의 대표작가로서 그녀는 올랜도를 통해 여성의 지위, 남성이 알게 된 여성의 삶의 불편함과 부당함을 올랜도의 긴 삶을 통해 투영하고 있어 일전에 읽은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의 여성작가들이 생각났다. 그녀들의 투항하는 삶은 그녀들의 소산인 작품에 가장 잘 녹아져 있으므로 올랜도 또한 빗겨갈 수 없는 여성의 삶을 남성의 삶과 근접하게 비교할 수 있는 페미니즘적 대표작이라 할 수 있겠다.



300년 동안 꾸준히 글을 쓰는 올랜도의 삶은 여성으로서 좋아하는 글쓰기조차 제대로 할 수없고 교육의 기회조차 균등하지 않은 것에 늘 불만이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희망을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랜도가 <올랜도>전체에 '삶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가지고 평생을 살았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삶에 대한 애착과 물음표가 우리 인간의 오랜 질문과 숙제임을 얘기하고 있다.



쉽지 않은 버지니아 울프의 세 번째 작품 <올랜도>를 읽었다. 매번 서평은 쉽지 않지만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은 더더욱 힘이 든다. 내가 그녀의 문학에 대한 집착과 열정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인지 , 아직은 그녀에게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지 않아 어둠 속을 헤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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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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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 마르그리트 뒤라스 / 김인환 옮김 / 민음사



사실 그것은 그 자신도 아직 잘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는 그 사랑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결코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영상을 떠올리며 작가는 얘기를 들려준다. 15살 소녀시절의 옛이야기를.



15살의 프랑스 소녀, 메콩강을 건너는 배 안에서 그와 처음 만났다. 계속 주시하다 담배를 피겠냐며 접근하는 그는 그녀의 어려보이는 인상은 뒤로 한 채 오로지 뮤즈의 모습으로만 보았다. 첫 눈에 소녀에게 마음을 줘버린 중국남자. 소녀도 그를 처음 보며 마치 운명에 휩쓸리는 자신을 느낀다. 앞으로 자신의 나날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처음 본 순간 알아 버린 두사람. 부동산 재벌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 밑에서 자신의 의견이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왔다. 자신의 연인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어른답지 못한 남자. 그러나 소녀에 대한 사랑만은 진심인 듯하다.



궁핍한 생활을 하는 어머니와 두 오빠 사이에서 소녀는 따뜻한 보살핌이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정신병이 있는 어머니는 병적으로 큰아들에게만 집착하고 편애한다. 동생들에게 군림하는 큰오빠는 마약과 도박을 즐기고 그 밑천을 대느라 땅을 팔아 늘 돈에 허덕인다. 딸에게 공부를 시키면서도 딸이 재력을 가진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는 어머니. 이제 소녀는 그를 만나는데 있어 걸림돌이 없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소녀는 이미 학교와 기숙사에 그와의 만남에 대한 소문이 퍼져 누구도 소녀에게 말을 걸지 않는 상황을 맞이 한다. 그리고 1년 반 동안 그들의 만남은 지속되나 그녀의 가족은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며 그들의 만남은 끝이 난다.



그는 말한다. 그는 외롭다고. 그녀에 대한 사랑 때문에 처참하리만큼 외롭다고. 그녀가 그에게 말한다. 그녀 역시 외롭다고.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49p)

처음부터 우리는 두 사람이 공유하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62p)

그가 나보다 열두 살이 더 많다는 사실이 그를 두렵게 만든다. 나는 그가 말하는 대로, 그가 잘못 생각하는 대로, 그가 나를 사랑하는 대로, 그에 합당한 동시에 진지한, 일종의 연극적인 감정 속에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62p)



책보다는 영화로 먼저 접한 <연인>은 #제인 마치와 #양가휘가 열연하며 당시에 큰 화제가 되었었다. 15살의 프랑스 소녀와 열두 살 차이나는 중국남자와의 금지된 사랑 때문에. 책으로 만나본 남자주인공의 인상은 무력하며 사랑에 목말라있고 소녀에게 집착하며 절절매는 모습이었고 여주인공은 뭔가 하고 싶지만 하지 않는, 뭔가 있지만 없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는 뮤즈의 모습이었다.



마음 둘 곳 없던 소녀는 도망치듯 #탈출구라는 남자를 만났다.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사랑인지 사랑이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랑을 받았으나 받지 않았던 소녀. 그 남자는 소녀에게 필요했을 그 무엇이었을까?

둘은 사랑이었을까? 그녀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는 배안에서 #쇼팽의 #왈츠를 들으며 터진 울음은 무엇일까? 그녀가 그를 만나며 정작 자신의 진심은 감춰야했으며 둘이 맞이해야할 미래에 앞서 운명을 먼저 생각하고 덤덤히 받아들였지만 그러기엔 너무 어렸던 그러나 사랑을 알아버린 소녀. 그러므로 그녀는 자신의 표현대로 "열여덟 살에 나는 늙어 있었다."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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