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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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 유숙자 옮김 / 민음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시마무라는 아버지의 재산 덕분에 무위도식하는 '자연과의 보호색을 추구하는 심리'가 있는 여행자이다. 고마코를 만나러 가는 길, 기차 안에서 '처녀'로 짐작되는 여자가 환자인 듯한 남자를 간호하는 것을 보고 그 여성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다. 고마코를 만난 시마무라, 그녀는 게이샤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시마무라는 고마코와는 산뜻한 관계를 원한다. 시마무라가 가족을 데리고 여행오더라도 껄끄럽지 않도록.

시마무라는 기차 안에서 보았던 환자인 듯한 남자의 약혼녀가 고마코였고, 약혼자의 요양을 위해 고마코가 자신의 젊음을 팔게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남성을 좋아하는 건 요코라는 여성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요코는 기차 안에서 그 남성을 간호하던 여성이었다.

몇 년째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만나러 온다. 1년에 한 번 정도. 시마무라와 고마코는 어떤 관계일까?




여자는 어쨌건 초보다.

그는 이 여자에게 요구하기보다 양심의 가책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끝낼 수 있는 여자를 원했다.

그녀는 너무 깨끗했다.



눈의 고장으로 시마무라는 여행을 온다, 고마코를 만나러. 몇 해 동안 지속된 만남. 시마무라는 깨끗한, 그래서 취하지 않는 여성 고마코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그러나 고마코는 시마무라의 마음을 알 리 없이 그를 기다리고 결국 마음에 담는다. 가정이 있는 시마무라, 그럼에도 게이샤를 만나러 가는 남자. 그리고도 그 게이샤를 만나러 가는 길에 또 다른 여성에게 반한다. 이런 남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시대적 배경을 보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설국>을 1935년에 처음 썼고 13년 동안 계속된 수정을 거쳐 1948년에 완결판을 출간한다. 계속되는 전쟁을 치르는 일본이었을텐데 시대적 배경은 그려지지 않는다. 오로지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심리와 자연적 배경만을 다루고 있는데 가와바타는 주인공을 무위도식하는 남자로 가정까지 이루었지만 '허무'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로 설정한다. 시마무라는 그녀들을 통해 '허무'라는 감정과 '헛수고'라는 감정을 느낀다. 게이샤가 가지는 시대적 배경을 통해 받아줄 수 없는 것을 허무라 표현하고 시마무라에게 보내는 고마코의 감정을 '헛수고'라고 표현하고 싶은 것인가? 양심의 가책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끝낼 수 있는 여자를 원한다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고 느껴진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책임을 지고 싶지도 않는 마음. 이런 남자를 통해 작가는 무엇을 얘기하고자 했던가?



<설국>은 계속해서 둘의 심리변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간간이 보여주는 고장의 눈과 관련된 행사나 눈덮인 고장의 아름다움을 얘기한다. 하얗다 못해 눈이 시릴만큼 눈으로 덮인 고장에서 마음이 시릴만큼 애틋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나의 바램은 산산이 부서지고 책임감이 결여된 남자를 만났다!

아직 고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문해력을 탓해야 하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의 여러 작품을 보고 심사했겠지만 다른 작품이 궁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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