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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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 마르그리트 뒤라스 / 김인환 옮김 / 민음사



사실 그것은 그 자신도 아직 잘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는 그 사랑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결코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영상을 떠올리며 작가는 얘기를 들려준다. 15살 소녀시절의 옛이야기를.



15살의 프랑스 소녀, 메콩강을 건너는 배 안에서 그와 처음 만났다. 계속 주시하다 담배를 피겠냐며 접근하는 그는 그녀의 어려보이는 인상은 뒤로 한 채 오로지 뮤즈의 모습으로만 보았다. 첫 눈에 소녀에게 마음을 줘버린 중국남자. 소녀도 그를 처음 보며 마치 운명에 휩쓸리는 자신을 느낀다. 앞으로 자신의 나날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처음 본 순간 알아 버린 두사람. 부동산 재벌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 밑에서 자신의 의견이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왔다. 자신의 연인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어른답지 못한 남자. 그러나 소녀에 대한 사랑만은 진심인 듯하다.



궁핍한 생활을 하는 어머니와 두 오빠 사이에서 소녀는 따뜻한 보살핌이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정신병이 있는 어머니는 병적으로 큰아들에게만 집착하고 편애한다. 동생들에게 군림하는 큰오빠는 마약과 도박을 즐기고 그 밑천을 대느라 땅을 팔아 늘 돈에 허덕인다. 딸에게 공부를 시키면서도 딸이 재력을 가진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는 어머니. 이제 소녀는 그를 만나는데 있어 걸림돌이 없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소녀는 이미 학교와 기숙사에 그와의 만남에 대한 소문이 퍼져 누구도 소녀에게 말을 걸지 않는 상황을 맞이 한다. 그리고 1년 반 동안 그들의 만남은 지속되나 그녀의 가족은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며 그들의 만남은 끝이 난다.



그는 말한다. 그는 외롭다고. 그녀에 대한 사랑 때문에 처참하리만큼 외롭다고. 그녀가 그에게 말한다. 그녀 역시 외롭다고.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49p)

처음부터 우리는 두 사람이 공유하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62p)

그가 나보다 열두 살이 더 많다는 사실이 그를 두렵게 만든다. 나는 그가 말하는 대로, 그가 잘못 생각하는 대로, 그가 나를 사랑하는 대로, 그에 합당한 동시에 진지한, 일종의 연극적인 감정 속에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62p)



책보다는 영화로 먼저 접한 <연인>은 #제인 마치와 #양가휘가 열연하며 당시에 큰 화제가 되었었다. 15살의 프랑스 소녀와 열두 살 차이나는 중국남자와의 금지된 사랑 때문에. 책으로 만나본 남자주인공의 인상은 무력하며 사랑에 목말라있고 소녀에게 집착하며 절절매는 모습이었고 여주인공은 뭔가 하고 싶지만 하지 않는, 뭔가 있지만 없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는 뮤즈의 모습이었다.



마음 둘 곳 없던 소녀는 도망치듯 #탈출구라는 남자를 만났다.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사랑인지 사랑이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랑을 받았으나 받지 않았던 소녀. 그 남자는 소녀에게 필요했을 그 무엇이었을까?

둘은 사랑이었을까? 그녀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는 배안에서 #쇼팽의 #왈츠를 들으며 터진 울음은 무엇일까? 그녀가 그를 만나며 정작 자신의 진심은 감춰야했으며 둘이 맞이해야할 미래에 앞서 운명을 먼저 생각하고 덤덤히 받아들였지만 그러기엔 너무 어렸던 그러나 사랑을 알아버린 소녀. 그러므로 그녀는 자신의 표현대로 "열여덟 살에 나는 늙어 있었다."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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