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갇힌 남자 스토리콜렉터 8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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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갇힌 남자 I 데이비드 발다치 I 김지선 옮김 I 북로드






무고한 남자가 유죄 판결을 받는 데 내가 한 몫한 건가?




에이머스 데커 형사는 딸의 생일 때문에 고향에 왔다. 아내와 함께 묻힌 묘지에 꽃을 들고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 남자. 재소자였던 사람같은 행색이다. 그는 다짜고짜 다가와 13년 전의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들어간 메릴 호킨스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당시 사건의 범인이 아니며 자신의 누명을 벗겨달라고 한다. 종신형이었으나 암 선고를 받은 그는 석방되었다. 당시 파트너였던 랭카스터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는 호킨스가 굳이 자신과 데커를 찾으며 누명을 벗겨달라는 것은 뭔가 조사할 필요성을 가진 듯하다고. 그리고 랭카스터와 데커는 사건을 다시 재조사하는데 호킨스를 찾아간 둘은 그의 시체와 만나게 된다.



호킨스가 살해한 카츠의 부인 레이첼과 리처즈의 부인 수잔 리처즈를 만났다. 레이첼은 뭔가 거짓말을 할 때의 행동을 취하고 수잔은 만남 후 곧 사라졌다. 경찰 내에 홍보 담당인 샐리 브리머에게 자료를 부탁해 은밀히 만난 두 사람, 그러나 곧 샐리는 총상을 당한다. 데커는 자신이 호킨스 사건을 재조사하는 것을 싫어하는 누군가의 소행이라 생각한다. 사건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던 차에 수잔 리처즈는 시체로 발견되고 사망한 수잔의 아들인 프랭크와 호킨스의 딸 미치도 마약을 했었음을 두 사람의 접점으로 보고 마약거래상을 찾던 중 교도소의 스티븐슨을 찾아간다. 스티븐슨은 호킨스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것. 스티븐슨의 팔에 있는 문신과 샐리 브리머를 죽인 이의 팔에도 같은 문신이 있었다. 스티븐슨을 만나고 경찰서로 돌아오자 새로운 소식이 데커를 기다린다. 스티븐슨이 사망한 것. 그리고 데커는 정보를 총 동원해 문신의 의미를 파악한다.





데이비드 발다치의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진실에 갇힌 남자는 마치 007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경찰서에 배치되어 첫 사건을 맡고 그 후로 맡은 사건들을 모두 해결하고 FBI를 돕기 위해 고향인 벌링턴을 떠났던 데커는 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잠시 돌아왔다. 그러나 자신이 13년 전에 맡았던 첫 사건의 범인이 자신이 범인이 아니며 누명을 썼으니 자신의 누명을 벗겨달라며 찾아온 것. 거기에 그 범죄자는 암에 걸려 교도소에서 석방되었다. 암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할 사람이 굳이 누명을 벗겨 달라고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을 찾아온다면? 데커는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곧 용의자들이 행방불명 되고 사건에 점점 다가갈수록 단서를 가진 이들이 살해당한다. 앞으로 갈수록 누군가가 '더 이상 알려고 하지마, 다쳐'라고 말하는 듯하다. 사람이 죽고 다시 시작하고 사람이 죽고 다시 시작하는 데커. 사건의 열쇠에 다가갈수록 단순 사건이 아닌 느낌이 든다.



신입 형사로 랭카스터와 데커가 맡았던 메릴 호킨스 사건은 누가봐도 메릴 호킨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고 의심의 여지가 없었는데 13년 동안 메릴 호킨스는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이다. 또한 사건의 중심에 다가갈수록 메릴 호킨스의 딸이었던 미치 호킨스가 의심스러워진다. 만나는 용의자들마다 수상한 점을 가지고 있고 사망한 이들의 팔에 그려진 문신은 하일 히틀러를 가리킨다. 뭔가 사건의 뒤에 어마어마한 조직이 있을 듯한 암시를 주는 <진실에 갇힌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의 시리즈는 첫 만남이다. 번역이 좋아 읽는데 막힘이 없으며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의 사건이 풀릴 듯 막히는 고비들을 지나다보면 금새 읽어지는 가독성이 좋은 글이었다. 데커가 아내와 딸을 잃고 힘들어하고 자신의 옛 파트너 랭카스터의 슬픔을 이겨내도록 응원해주는 모습이 추리소설에서 좀 어울리지 않는 감동을 받았달까? 이러한 점도 여늬 추리소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데이비드 발다치의 다른 도서를 읽지 못해서 그의 필력이 어떠하다고 말을 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추리소설이 젠틀맨같다고 하면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다. 총격사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신사적인 느낌의 추리소설이다. 진실에 갇힌 남자는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지만 먼저 읽게 되었다. 그러나 내용상 전혀 문제 가 없었다. 전직이 변호사였던 이력 탓일까? 경찰조직에 대한 이야기, 사법제도에 탄탄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써써 미국 스릴러의 걸작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하니 나머지 시리즈 도서도 기대가 된다. 이제 그의 개인적 슬픔에 다가가기 위해 1편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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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죽음 - 다문화의 대륙인가? 사라지는 세계인가?
더글러스 머리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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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죽음 I 더글러스 머리 I 유강은 옮김 I 열린책들





지금 유럽은 자살하는 중이다.

아니면 적어도 그 지도자들은 자살을 선택했다.

유럽인들이 이 결정을 따르기로 선택할지는 

당연히 또 다른 문제다.




장 지글러의 <인간섬>을 읽고 이주자들의 목숨을 건 여정이 얼마나 험난하며 목숨을 걸고 도착한 곳마저도 사실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현실에 참혹함을 느꼈었다. 더글러스 머리의 <유럽의 죽음>을 병렬독서하면 좀 더 난민들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유럽이 어떤 상황인지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싶어 시작한 독서는 뜻하지 않은 이야기들과 만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더글러스 머리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더글러스 머리는 19세기는 신경쇠약이라는 단어를 통해 개인적인 무기력과 피로를 설명했다면 현재는 번아웃이라는 단어로 바꿔 말할 수 있다고 한다. 당사자가 헌신적으로 자신을 너무 많이 내주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람의 번아웃이 있다면 사회도 번아웃이 있지 않겠냐며 현재 유럽은 번아웃 상태라고 말한다. 왜?



노동력 부족으로 서유럽국가들이 이주자들을 받아들이면서 대규모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아마 저출산도 한 몫을 했을텐데. 이것을 시작으로 유럽은 현재 서유럽의 각 나라마다 이주자들로 미어터진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1950~60년대 서독,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는 노동력 공급의 간극을 매우기 위해 손님 노동자 유치계획을 세웠다. 산업 부문 미숙련 분야에서 노동력을 해소하는데 기여했고 그들은 곧 돌아갈 것이라 유럽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손님 노동자는 가족을 데려오고 자녀가 생기자 학교를 보내기 시작하며 자신의 고국과의 생활수준의 차이로 귀국하는 사람보다 그냥 눌러앉는 사람이 많게 되었다. 거기에 매일 밀려오는 엄청난 이민자들로 유럽은 주체하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수용시설인 모리아는 이주자들을 수용하고 있지만 포화상태이다. 식량 배급, 샤워시설, 안락한 잠자리, 화장실 등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목숨을 걸고 이주해 온 이들의 삶이란 아직도 험난한 여정 중에 있는데 무조건적인 수용도 문제이지만 넘쳐나는 이주자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유럽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거기에 부족한 주택시설과 주택을 지을 공간의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 그리고 저자 더글러스 머리가 <유럽의 죽음>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말하고 있는 공통된 문제가 있다. 바로 무슬림이야기다. 유럽 내의 무슬림의 숫자가 넘쳐나면서 문화의 변화, 인규비율, 가장 심각한 무슬림의 범죄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책의 거의 매 장마다 후기마저 더글러스 머리는 무슬림의 범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곳곳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을 셀수 없이 많이 열거하고 있다. 강간사건부터 시작해서 이슬람에 대한 출판에 관계한 모든 이들은 살해당하고 폭행을 당하고 있다. 이른바 만평사건이라고 하며 출판계의 인사들이 줄지어 피해자가 되었지만 현재는 여성이 주로 범죄의 약자가 되고 있다.



동유럽처럼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서유럽의 몇몇의 예지자들이 걱정하고 우려를 표현했으나 마치 인종주의자로 치부당하고 자유로움을 대표하는 유럽은 이제와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더글러스 머리는 지금이 이 사태는 마치 독일의 메르켈에게 잘못이 있는 것처럼 그녀에게 화살을 던진다. 더불어 이 문제를 해결할 나라도 독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럽에 활기를 부여한 것은 정신이었고 종교였으며 철학이었고 예술이었는데 이제 그 토대를 잃어가고 있으며 인간에 대한 믿음도 상실했다고 한다. 서유럽은 그의 말대로 번아웃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모두 유럽이 자초한 일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이제 질문을 던진다.

유럽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고 한다. 유럽은 세계의 누구든 옮겨와서 자기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하는가? 세계 각지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치는 모든 사람의 안식처가 되어야 하는가? 전 세계 누구든지 원하기만 하면 우리 대륙에 들어오게 해서 더 나은 생활수준을 제공하는 게 유럽인들이 해야 할 일인가? 라고.



마지막으로 더글러스 머리는 유럽은 어느 누구도 돌려보낼 수 없었고 그리하여 원하는 사람은 아무나 열린 문으로 성큼성큼 들어올 수 있었다라고 하면서도 유럽이 애초에 누구를 위한 곳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주 사태가 기본적으로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라고 말한다.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유럽 중심적 시각을 드러낸다는 식이다. 하지만 유럽인들이 유럽 중심적 시각이나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무슬림의 범죄 이야기가 넘쳐나는 글을 읽으면서 일반화의 오류가 생각이 났다. 물론 IS가 관계된 사건은 명시를 했지만 번역의 탓인지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마치 무슬림이 범죄의 주체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머릿 속을 맴돌았다. 무슬림의 범죄사건을 이렇게 많이 나열해야할 이유가 있었을까? 사건일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유럽의 문화와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나 표현들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상당했다. 저자는 유럽 각국 대중이 직접 삶으로 경험하는 증거를 믿지 않게 만들려는 지속적인 시도가 존재하고 이 책에 담긴 요지 하나는 이런 겉치레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지적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영국은 지난날의 유럽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냥 자취를 감출 것이고 전혀 새로운 문제들로 가득한 세계가 태어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에서 이중적인 의도를 받는 것은 나만의 오해인가? 장지글러의 <인간섬>을 읽으며 난민의 상황을 안타깝게만 여겼던 것에 반해 현재 이주자들의 처우와 시스템 뒷편에 엄청난 문제로 곪고 있었던 유럽의 민낯을 만난 <유럽의 죽음>. 서유럽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번아웃이었다. 이런 번아웃을 해결할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이야기를 끝냈다면 독자로서 읽는 보람을 느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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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소
아이바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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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소 I 아이바 히데오 I 최고은 옮김 I 엘릭시르




하지만 아카마씨는 알지 못했다.

오늘밤이 그의 마지막 저녁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병과를 끝내고 돌아온 다가와 형사는 제3강력계를 떠나 신설된 수사1과 '계속수사반'에서 일하게 된다.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계속수사반, 어쩌면 일이 수월하기는 하겠지만 힘은 없는 부서이다. 다가와에게 부여된 새로운 사건은 2년 전 나카노 역 선술집 강도 살인 사건인데 피해자는 수의사와 산업 폐기물 처리업자이다. 둘 간의 접점은 없어 보이고 가해자가 "머니, 머니"라고 얘기하며 칼을 휘둘렀다는 걸로 봐서 외국인의 단순강도사건으로 처리되었었다.



다가와의 수사특기는 탐문조사이다. 철저한 탐문조사로 칼을 휘둘렀던 가해자의 칼을 쥔 모습이 역수, 그러니까 칼 끝이 새끼 손가락 쪽으로 오는 기법이고 가해자가 뛰어나가 기다리던 벤츠에 타는 걸 본 사람이 있었으며 차의 소유자를 알아냈고 소유자가 옥스마트의 후계자 가시와기 노부모토의 애인이었으며 피해자의 유족을 찾아가 들은 얘기로는 '곱창조림을 먹지마라', '근사한 여관에 데려가겠다'라고 남긴 말과 장례식 후 수의사의 집의 노트북 두 대가 없어졌으며 본가를 기웃거리는 남자가 있었고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거였다. 벤츠의 소유주는 고급클럽의 마담이었고 그의 애인이 사줬을 법한데 그 애인이 옥스마트의 후계자인 가시와기 노부토모였다. 두 사람에게 확인한 바로는 벤츠를 처분했다는 것. 그러나 조사 후에 사고경력도 없는 고가의 벤츠를 폐차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가와는 경시청 윗선으로부터 옥스마트의 도련님을 건드리지 압박을 받는다. 다가와는 수의사에 대해 조사하던 중 자주 가던 R고원의 농장주가 바로 옥스마트의 가시와기 노부토모의 애인의 외삼촌임을 알게되었고 다가와는 점점 노부토모를 의심한다. 그리고 수의자가 걱정했던 것은 바로 BSE(광우병)임이 밝혀진다.



한 편 <비즈투데이>라는 인터넷 미디어의 쓰루타 기자는 옥스마트의 판매전략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미트박스라는 회사의 직원이었던 이와 만나 옥스마트와 술집에 납품하는 미트박스의 고기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노폐우와 대체육을 섞어 판매하고 있었으며 옥스마트의 비리를 조사하는 쓰루타, 자신의 여동생의 죽음에도 옥스마트와 연관이 있어 더욱 철저하게 옥스마트를 파헤치려한다.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해서 더욱 흥미가 생긴 <비틀거리는 소>는 어느 정도의 줄거리를 알고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생각했던 것하고 달리 이야기가 방대해지는 것에 놀라웠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만한 주제이다 보니 흥미로웠고 제목이 주는 의미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궁금했었다. 비틀거리는 소는 바로 광우병에 걸린 소를 뜻하며 똑바로 서있지를 못하고 비틀거리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급의 소만을 사육하는 농장에서 광우병이 발생되고 그것을 알아챈 수의사의 사회적 책임감을 둘러싸고 사건은 벌어진다. 광우병은 소에서 소로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대처방법이 확립된 가축 질병이라 생각한 수의사는 농장주와 납품처인 옥스마트의 가시와기 노부토모에게도 설명했으니 대처가 신속할 수록 국민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 단순히 생각한다. 그러나 옥스마트의 후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비틀거리는 소>는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착된 소재였기 때문에 읽으면서 흥분을 하기도 했다. 쇼핑센터의 임차인에게 징수하는 마진 비율에 대한 횡포부터 시작해서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대기업의 꼼수와 소고기의 분류시 먹을 수없는 부분 즉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자 등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 없이 이익만을 위해 노폐우와 대체육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화학적 조미료들을 섞어 먹을 수없는 음식으로 만드는 제조업자의 욕심이 얽히고 설켜 각종 비리의 온상을 보는 듯했다.



작가가 전직 기자 출신이라서인지 이야기의 전개가 이해하기 쉽게 전개된다. 또한 답답하게 보일수도 있을 만큼 이야기 속 다가와라는 형사는 철저한 탐문조사가 특기인 베테랑 형사이다. 그 다가와의 특기를 살려낼 수 있도록 사건을 차분히 조사해가는 과정이 아주 현실감이 있다. 갑작스럽게 마주하는 사건의 열쇠를 만난다기 보다는 그야말로 철저한 탐문조사로 찾아낸 단서들을 가지고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마치 내가 형사와 수사를 같이 한 듯한 느낌을 준다. 사건현장을 모두 둘러보고 관련된 이들을 만나며 사건에 대해 아주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수첩에 메모하는 모습과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적 형사의 모습으로 비춰지며 나는 이런 문구가 생각났다. Oldies but goodiess.



우리는 지금 편의점만 가도 당장 딱딱해지지 않는 김밥이나 채소가 마르지 않는 햄버거 등을 만날 수 있다. 맛있다고 좋다고 먹었는데 갑자기 두려워진다. 가공식품 또한 마찬가지이고. 국민의 믿음을 받는 음식관련 제조업자들이 모두 이책을 읽고 조금 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틀거리는 소>는 광우병을 가지고 일본사회의 일을 얘기하고 있지만 과연 우리나라도 이런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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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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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I 파트리크 쥐스킨트 I 유혜자 옮김 I 열린책들





그것이 앉아 있었던 타일 위에는

5프랑짜리 동전 크기만 한 에메랄드그린색의 똥과 문 사이로

부는 바람에 살짝 나부끼는 작은 흰색 깃털이 보였다.

조나단은 속이 몹시도 메슥거렸다. 

당장 문을 도로 닫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53세의 조나단 노엘, 그는 은행 경비원이다. 그는 어릴 적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나고 급기야 부인이 결혼 4개월 만에 아이를 낳아 얼마가지 않아 과일장수와 눈이 맞아 줄행랑을 친 뒤로 사람들의 비웃음이 아니라 시선을 받는 것이 성가셨던 그는 평화롭게 살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젊어서부터 시작한 파리의 은행 경비원. 그야말로 코딱지만한 방을 얻어 살지만 30년이 흐르도록 그는 자신의 삶의 만족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동화장실을 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인기척이 없음을 확인하고 문을 열고 나선 조나단은 비둘기와 마주친다. 비둘기의 외모부터 움직임까지 끔찍함을 느끼는 조나단은 비둘기의 배설물과 박테리아균과 바이러스를 몰고 다닐 비둘기 때문에 급기야 짐을 싸서 호텔방을 예약한다. 출근해서도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하고 늘 정확하고 계획된 한치의 빈틈없는 일상을 살던 조나단은 이 틀어짐을 참지 못한다. 그리하여 급기야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고자 결심을 하는데...




안전한, 오로지 자신만의 공간을 비둘기에게 위협 받을까 걱정하는 조나단의 이러한 행동은 나이가 무색해 보이기도 하고 지나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둘기가 날개를 푸드덕 거리는 모습이나 비둘기의 눈을 보며 끔찍해 하고 심지어 바이러스를 옮길지도 모를 배설물이 그의 공간을 훼손하고 위험으로부터 공격받는 것으로까지 생각하는 조나단은 비둘기와의 만남으로 인해 30년 이상을 살아온 자신의 안식처를 떠난다. 또한 30년 이상을 매일같이 해 오던 단순하기 그지없는 그의 업무에 넋을 잃고 있어 그 단순하기 그지없는 일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바지까지 찢어지는 그야말로 혼돈의 하루를 보낸다. 자신의 삶이 일정 궤도에서 이탈해 노선이 틀어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인물 조나단을 통해 작가는 매사에 예리하고 섬세한 감정을 가진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것이 진지하며 변수를 인정치 않고 자기만의 것을 온전히 소유하려는 집착도 보인다.



조나단의 이러한 심리는 그가 어릴 적 갑작스럽게 맞이한 어머니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든든한 보호자와 보금자리를 잃고 황망했던 어린시절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해 상처를 입었고 사람의 신뢰를 잃어버린 그가 작게나마 마련한 자신의 공간을 위협하는 비둘기는 단순한 비둘기를 넘어 그에게 커다른 위협요소로 다가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조나단의 모습은 점점 사회와 격리되는 현대적 인간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자신이 편안히 쉴 수 있고 근무시간 외에 모든 것을 함께 하는 보금자리가 위협받는다면 어디서 편안함을 느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조나단. 그는 더이상 자신의 삶이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극단적인 선택을 계획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 반전이 있으니 갑작스레 찾아온 행운을 맞이하는 조나단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바로 서점을 갈 것을 추천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심오한 작가적 의도가 엉뚱하면서도 까칠할 것 같은 조나단이라는 인물의 하루를 통해 이렇게 멋지게 표현될 수 있다는 점에 놀랍고 조나단이라는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과 초조감을 빗댄 것은 작가의 놀라운 필력일 것이다. <비둘기>의 도입부에 비둘기와 마주치며 비둘기를 묘사하고 그가 느끼는 끔찍함이나 감정들은 약간 스릴러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오바스런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읽다보면 점점 공감되는 감정의 이입이 상당한 몰입감과 궁금증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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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혼란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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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애트우드의 자전적 소설이라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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