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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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이라는 우리나라 대표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각 주제별로 세계 중,단편 문학을 직접 뽑아 전집으로 냈는지 알지 못했다. 벌써 25년이나 된 일이란다. 어떻게 보면 그저 이름을 빌려주어 잘 팔리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싶기도 한데 초판 서문이나 개정판 서문을 읽어보니 나름의 분명한 의도가 있어보인다. 그리고 그 의도대로 소설을 공부하려는 누군가나, 습작을 위해 책을 선택하려는 누군가, 그도 아니라면 그저 좋은 작품을 골라 읽고 싶은데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나 같은 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전집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10권의 세계 명작이 이번에 새로운 옷을 입고 몇 편의 새로운 선택으로 바뀌어 출판되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전집을 읽어보긴 했다. 대부분의 중, 단편은 작가별로 구분되어 있다. 물론 한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는 작가에 대한 이해와 같은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많은 작품들 중 선별해서 읽어야 한다면 주제별로 읽고 싶었다. 몇몇 주제별로 엮인 책들도 보긴 했지만 그 주제가 너무나 뻔한 몇 권이 아닌,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그 어떤 것이었으면 했다. 이번에 출판된 <이문열의 세계 명작 산책> 10권 중 먼저 나온 두 권의 주제 중 "죽음의 미학"을 먼저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너무나 흔한 듯한 "사랑의 여러 빛깔"보다 흔치 않아서. 


2권 <죽음의 미학>에는 총 9편이 수록되어 있다. 레프 톨스토이, 잭 런던, 마르셀 프루스트부터 헤르만 헤세,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유명한 작가들의 "죽음"의 미학이 담긴 주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일 많이 들어봤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나 "크눌프", "킬리만자로의 눈"까지 아직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이 한 권 속 한 편 한 편이 가슴에 새겨질 만큼 좋았다. "죽음"이라는 주제 앞에 좋았다는 표현이 이상하긴 하지만, 이렇게 의미있게 읽은 책이 아주 오랫만이다. 


올해 엄마와의 경험을 겪지 않았다면... 아마 다르게, 그다지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 같다. 거의 1년을 엄마 곁에서 죽음이라는 것을 가까이 했고, 엄마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보았고, 엄마를 보내고 다시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그동안 하게 된 다양한 생각들이 겹쳐 지금의 내가 <죽음의 미학>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특별했다. "이반 일리치"의 외로움이, 고독이, 절망이,"발다사르 실방드"의 처절한 질투와 애통함이 절절하게 이해된 이유이다. 그 외 잭 런던의 "불 지피기"는 같은 작가의 <야성의 부름>과 겹쳐지며 또다른 감동을 불러왔고 "크눌프"의 크눌프와 친구의 서로 다른 가치관 토론이나 마지막 신과의 대화도 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있게 읽혔다. 


이 책 한 권을 너무나 좋게, 잘 읽었기에 나머지 9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젠 대놓고 믿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가죽 느낌의 정말 예쁜 표지도 한 몫 한다. 한 권 한 권 모아 책꽂이에 꽂아두고 시간 날 때마다 꺼내 소중히 읽고 싶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이문열 #세계명작 #최고 중단편 #죽음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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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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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년이 되었는지... 우리 집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 있었는데 그 훨씬 전부터 구매 리스트에 담겨있었으니 이 책이 나온 지는 꽤 되었나보다. 언젠가 꼭 읽겠다고 다짐했던 책이었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고 2부를 넘어가면서 너무 늦게 읽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래된 미래>는 언어학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찾아간 라다크에서 생활하며 그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며 느낀 점, 그들의 자연과 함께 하는 삶, 그 생활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 간 인간 관계 등(제 1부 전통에 대하여) 라다크로부터 배워야 할 점을 깨달은 후, 점차 서구 문화의 침략과 라다크의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그 속에서 바라보며 느낀 점 등(제 2부 변화에 대하여)을 설명한다. 저자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외부인이자 그 속에서 함께 살아온 유일한 라다크어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이 라다크를 지키기 위해 사회학자로 변신하여 라다크의 개발에 직접 참여한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제 3부 미래를 향하여)를 담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시작하고 있는 이때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재난과 사회붕괴 현상을 막으려면 우리는 하나의 모습으로 통일된 지구촌을 포기하고 세계화 경제의 대안인 지역중심경제를 가슴으로 안아야 할 것이다."...26p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하다. 너무나 척박한 자연 환경 속에서 그들 만의 문화를 유지하고 버릴 것 하나 없이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오던 라다크인들이 서구 문화와 개발 앞에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지켜보며 더없이 불안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눈으로 본다면 더없이 미개하고 가난하고 별볼 일 없어 보이는 그 문화가 그 안에서 본다면 조금은 불편할지 몰라도 더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문화였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문화가 미개하다고 무시당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 상황을 참을 수가 없었을 것 같다. 


"나는 라다크 사람들이 수세기 동안 영위해 온 사회적, 생태학적 균형을 희생하지 않고서도 그들의 삶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 그들은 관습화된 개발의 방향을 답습하여 고유의 것들을 해체해 버리기보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그 기반 위에 새로운 것들을 건설해야 할 것이다."...257p


그래서 저자는 "반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절하고 충분한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스스로의 미래에 자율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각각의 장점을 취하는 것이다. 


제 1부 라다크의 70년대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나라의 60, 70년대와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라다크보다는 풍족한 자연 환경이었기에 기반이 다르기는 하지만 종교, 대가족 제도 등의 문화가 아주 비슷하게 느껴졌다. 우리도 한때는 우리 문화를 부끄러워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중앙 경제보다 지역 중심 경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되어 있고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도 커졌다.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래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지금의 현재를 앞서 만들었던 이야기를 알겠다는 의미로 읽는 것이 낫겠다. 더불어.... 서문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혹, 다음에 읽으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서문은 맨 마지막에 읽으시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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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몰아주기 내기 어때? 읽기의 즐거움 37
이수용 지음, 이갑규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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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친척 어른들께 용돈을 받으면 대부분 엄마 지갑으로 직행했다. 아마 그 시절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외에 몰래 생긴 용돈들도 나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그 돈이 없어졌는지(엄마와 동생이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썼다) 말았는지 별 상관을 안했다. 그런데 이런 습관이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되었다. 지금도 난 지갑에 얼마가 들었는지 자주 잊는다. 열심히 가계부를 쓰고 특별히 신경쓰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 직접 관리하고 실패도 해보고 모으는 기쁨도 느껴보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해서다.


<용돈 몰아주기 내기 어때?>는 초등학교 2,3,4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읽으면 아주 좋을 경제 동화이다. 요즘 아이들은 모든 것이 풍족해서 소비에 익숙하다. 미디어 매체도 자주 접하다 보니 광고에 익숙하고 꼭 필요한 것, 없어도 되는 것, 갖고 싶은 것, 필요없는 것과 상관없이 무조건 갖고, 사고 싶어한다. 그런 아이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사 줘!" 한 마디에 아주 쉽게 내어주는 것을 자주 봤다. 그런 아이들과 만나고 오면 또 다른 집 아이들도 부모를 조르기 일쑤다. 


한결이와 은비는 쌍둥이다. 한결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 전집이, 은비 또한 원하는 레고 시리즈가 있다. 용돈은 한 달에 2만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용돈으로 사려면 너무 많은 시일이 걸린다. 그래서 둘은 내기를 시작한다. 한 달 동안 열심히 돈을 벌고 더 많이 번 사람이 다른 사람이 번 돈과 세 달 치의 용돈도 갖기로. 둘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고 누가 이기게 될까? 


아이들이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 기껏해야 집안일을 하고 받는 적은 액수의 용돈 정도. 이마저도 나처럼 집안일은 집안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하는 일이므로 집안일로는 용돈을 줄 수 없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결이와 은비 또한 엄마와 아빠를 통해서는 쉽게 돈을 벌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른 방법을 모색한다. 장터에 팔 만한 물건을 가져가서 팔아보기도 하고(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 선정에 실패!) 제일 돈이 많은 곳이 은행이라는 것에 착안해 직접 은행을 운영해보기도 한다.


" 근데 이건 내 돈이 아니잖아. 하지만 지금 내 손안에 돈이 있기는 해. 이걸 돈을 벌었다고 할 수 있을까? 나중에 돌려주면 되니까 그때까지는 내 돈인 건가?"...63p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물건을 빌려주고 팔면서 돈을 벌어보려고도 했으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이제 고2가 된 큰 딸은 초 1부터 꾸준히 용돈을 주고 전혀 간섭을 하지 않았다. 적은 용돈 이외 친척들의 용돈을 열심히 모았다. 중간에 덕질을 시작하며 그동안 한 번도 쓰지 않고 모으기만 했던 용돈을 왕창 써보기도 하고 좌충우돌 하더니 지금은 아주 잘 관리하고 있다. 둘째는 이른반 물욕의 화신이다.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원래 욕심이 많다. 설득되지 않는 3-4세 시절을 꿋꿋하게 버텼더니 이 아이 또한 절제를 할 줄 알게 되었다. 


<용돈 몰아주기 내기 어때?>가 읽다 보면 아이들이 너무 물욕적인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깨달음으로 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인 걸로 보인다. 한 권을 모두 읽고 보면 은행의 역할이라든가 아이들의 실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돈보다 중요한 것이 훨씬 많다)이 많다. 그저 "사 줘!"라는 말 한 마디보다 자신 주위를 챙길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면 좋겠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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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2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지음, 방교영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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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 하면 떠오르는 몇몇 특정 작가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작품은 단편들조차 쉽지 않아 러시아 전체 문학에는 "어렵다"라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러시아 문학이다. 이번에 만난 러시아 문학은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번역하여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문학 작가의 작품을 출간한 "한.러 <5+5> 공동번역 출간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서정적인 단편을 주로 썼다는 카자코프의 대표 단편선을 읽을 수 있는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이다. 


책 제목인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는 14편의 카자코프 단편들 중 한 단편의 제목이다. 책의 제목인 만큼 카자코프 문학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작품일 거라고 생각해 본다. 다른 단편들보다 훨씬 짧지만 그 짧은 내용 안에 "현대인의 무관심과 권태...(역자의 말)"가 잘 드러난다. 자신의 행복한 캠핑과 낚시에 빠져 있느라 미처 옆 좌석의 미인의 보내는 어떤 신호를 감지 못한 코지모프는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야 자신의 무관심을 한탄한다. 어쩌면 역자의 말에서처럼 이 작품은 "개인만의 행복을 추구하다가 주위에게 무관심하게 되고, 무관심은 인간관계로부터 멀어지게 하...(역자의 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여자는 정말로 이 남자에게 추파를 던진 것인지', '어쩌면 인간적인 관심을 통해 자신의 우울을 극복하려 했던 것을 아닐지', '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면 안 되는 것인지', '정말 남성의 입장에선 다 이런 건가...'...같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사실 전체 작품들 중 이해되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 외 작품들은, 정말 좋았다. 특히 앞부분에 위치한 단편들인, 첫사랑을 다룬 <파랑과 초록>이나 눈 먼 개의 이야기 <사냥개, 푸른 별 아르크투르>, 서커스 곰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테디> 등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테디>는 읽는 내내 <야성의 부름>을 떠올리게 했는데 카자코프를 서정적인 작가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해되는 작품이다. 광활한 대지와 숲, 주인공 테디의 생각을 따라가며 "자연"을 떠올리게 한다. 러시아 문학에서만 볼 수 있는 특성일 것 같다. 


모스크바라는 도시가 배경일 때도 있지만 그 때에도 주인공들이 모스크바 도시를 걷거나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 떠나는 목적지는 결국 숲이다.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를 통해 내내 "자연"이 생각 난 이유다.


어릴 적 딱 4년 동안 시골 비슷한 곳에서 산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은 아직도 날 행복하게 한다. 누구의 묘인지도 모르는 무덤을 뛰어다니며 반달곰을 잡겠다고 산 속을 헤매고 시냇물에 발 담그고 친구들과 물장구를 쳤다. 이 단편선을 읽으며 한 편 한 편이 의미있게 다가오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런 자연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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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센티 인문학 - 매일 1cm씩 생각의 틈을 채우는 100편의 교양 수업
조이엘 지음 / 언폴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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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 제목에서는 그 어떤 매력이나 흥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한 "인문학"이라는 책 제목 때문이다.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책 제목에 들어가면 일단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듦과 동시에 제목에 또 속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책은 책 제목이 아닌 책 소개를 보고 선택했다. 특히 표지에 있는 소제목인 "매일 1cm씩 생각의 틈을 채우는 100편의 교양 수업"과 "소소한 지식이 쌓여 생각의 도구가 된다!"라는 문구가 이 책의 특징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 


저자 조이엘의 이력이 특이하다. 고등학교 시절 물리학에서 문과로 전향, 서울대 인문대학에서 "인생의 책"을 만난 후 독서인의 길에 들어섰다고 한다. 많은 책을 소유하고 읽었고 도서관도 열어 많은 이들과 인문학으로 소통하며 살고 있단다. 특히 머리말에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30년이나 연구하고 독서하게 된 한 권의 책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 확실해서,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절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지식이 과연 세상에 존재하는가?"...05p


같은 문장을 읽었어도 자신이 발 딛고 섰던 우주가 무너지지 않는다. 아직 많은 수련과 공부가 필요한가 보다. 의심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난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게 되니 말이다. 때문에 <1센티 인문학>을 아주 의미있게 읽었다.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 설명하고 의심하라고 재촉하고 생각하게 한다. 


소제목 그대로 100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이다. 주제가 100개는 아니다. 하나의 주제가 몇 개의 단편으로 나뉘어 설명되기도 한다. 어쩔 땐 저자의 생각, 주장이 읽히기도 하는데 저자의 가르침대로 그건 그것대로 의심하고 생각해 본다. 역사에서부터 정치, 법, 윤리, 사회, 과학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걸까... 감탄스러울 정도이다. 그런데 이 지식은 모두 독서를 통한 것이고 그것을 증명하듯 더 알고 싶으면 이런 책을 읽어보라고 각주를 통해 소개하기도 한다.(이 부분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 읽어볼 것 같지는 않지만)


저자는 "인문, 교양"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능력.

그래서 당연한 것을 의심하는 능력.

심지어 기존 진리 주장까지도 회의할 수 있는 능력.

결국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143p


더 좋은 사회를,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매일 몇 시간씩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꾸준히 오랫동안 책을 읽어왔는데 아직도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최근의 나는 읽고나면 까먹고 다른 책을 읽음과 동시에 전의 책은 잊히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어 고민 중이었다. 좀더 깊은 독서가 필요한 것 같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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