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4 - 어긋난 길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4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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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 주인공이 개들이고(그렇다고 우습게 본 건 아닌데, 아무래도 조금은 얕잡아 본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큰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틀렸다. 이야기는 벌써 4권째인데다가 주인공인 개들은 마치 사람인 양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절체절명의 상황마다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서로 반목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게다가 아직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3권까지는 주로 "럭키"를 주인공으로 전개되었다. 도시의 떠돌이개 럭키가 큰 으르렁거림이라는 엄청난 상황을 맞아 극복해 가는 이야기로 말이다. 도시의 애완견도 아니고 숲의 야생견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로 스스로 고독하기를 바랐던 럭키였다. 하지만 모든 이들을 불행으로 만든 큰 으르렁거림 이후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주인인 긴 발들을 잃은 애완견들은 긴 발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해야 했으며 숲 속의 야생견들도 자신들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런 야생견들과 애완견들의 완충 역할을 해 온 것이 떠돌이견 럭키였다.

 

하지만 4권을 읽다 보니 이미 <살아남은 자들>의 주인공은 "럭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위험한 상황을 지혜로, 협동으로, 힘으로 맞서 싸우는 모든 개들이 주인공이다. 처음엔 야생견과 애완견의 대립이었던 이야기는 어느새 두 개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다른 대립각이 세워진다. 갈등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이며 매우 탄탄할 것 같던 무리도 알파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며 문제가 생긴다.

 

"럭키는 아무 생각 없이 알파의 말을 따르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중략) ... 곤란한 상황이 닥쳤을 때 알파도 늘 침착하게 대응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가끔 다른 개들을 너무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었다."...79p

 

그럼에도 이들은 계속 나아간다.

 

"큰 으르렁거림이 세상을 뒤흔들었을 때, 이 땅 위의 모든 개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아지들은 새롭게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다."...90p

 

이 책이 주는 희망이다. 그리고 아마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 지금 아무리 힘들고 살아가기 어려울 것 같아도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다 보면 어떻게든 살아진다는 것, 그리고 내일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주인공에게 기대하는 만큼 럭키가 영웅같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웠다. 알파의 교만과 만용을 용서하기 힘들어서이다. 럭키가 아닌 다른 개가 나섰지만 ... 벌써부터 5권이 궁금하다. 다른 책들보다는 다음 권이 빨리 출간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기다려야 할 몇 개월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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