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조련하기 세트 - 전2권 - 패러노멀 로맨스 드래곤 킨 시리즈 1
G. A. 에이켄 지음, 박은서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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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좀비, 외계인, 이런 존재와의 사랑을 그리는 소설을 '패러노멀 로맨스'라고 한다. 패러노멀이란 '정상을 벗어난, 불가사의한, 초자연적인'이란 뜻을 가진 말로, 패러노멀 로맨스는 '로맨스와 초자연적이거나 '자연적 원인'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여러 것들의 결합'을 뜻한다."...2권 387p

 

처음 접한 패러노멀 로맨스 소설은 아무래도 <트와일라잇>이다. 그 다음으로 접한 소설이 <트루 블러드> 원작으로 유명한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둘 다 뱀파이어와의 사랑을 다룬 책이다. 두 권 뿐이지만 신기하게도 패러노멀 로맨스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라니 어쩌면 나에게는 전혀 낯선 장르는 아니다. 그럼에도 첫 장을 펼치면서 순간 멈칫! 했던 이유는 조금 오랫만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두 권으로 구성된 <드래곤 조련하기>는 사실 드래곤 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에 해당된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나며 드래곤과 인간의 세계가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이라는 면에서 국내에서 소개하는 첫 작품으로 선정"...(2권 390p)되었다고. 확실히 이 세트를 읽다 보니 앞의 두 작품을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이야기가 상상되었기에.

 

"드래곤 킨 시리즈"는 중세형 판타지 요소를 지닌 패러노멀 로맨스이다. 처음 멈칫 했던 이유가 여기 있는데 판타지도 그렇거니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자체가 오랫만이었다.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데 좀 오래 걸렸다고나 할까. 하지만 로맨스물의 특징대로 한 번 파악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이다. 그저 책을 즐길 준비만 하면 되는 것.

 

 

가상의 왕국, 사우스랜드와 노스랜드(아마도 웨스트랜드와 이스트랜드도 있을 것이다.)에는 인간들 외에 다양한 존재들이 산다. 주축을 이루는 드래곤은 물론 신화에 등장하는 미노타우르스나 켄타우로스 같은 존재들을 포함하여 신까지.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 환경을 이루는 배경 지식은 조금씩 영역을 넓히는 느낌이다.

 

<드래곤 조련하기> 세트의 주인공은 사우스랜드를 장악하고 있는 드래곤 퀸의 셋째 아들 그웬바엘과 노스랜드의 주인인 시그마 라인홀트의 열세 번째 자식이자 외동딸인 다그마 라인홀트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노스랜드의 시그마 라인홀트는 동생 요쿨에게 공격당할 위기에 처하고 그 어떤 다른 아들보다도 큰 역할을 하는 다그마는 '미친 암캐'로 불리는 사우스랜드의 여왕 앤뉠에게 동맹을 제안한다. 대신 그녀와 그녀의 뱃속 쌍둥이를 위협하는 존재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이 동맹을 맺기 위한 대사로 앤뉠 여왕은 시동생뻘인 그웬바엘을 노스랜드로 보내고 그곳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들에 대한 이미지는 무척 야만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노스랜드의 라인홀트 집안에 대해 더욱 그러한데 오빠들보다 더없이 똑똑하고 많은 역량을 지니고 있지만 단지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그렇지 않은 척 아버지 아래서 다양한 간교로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다그마를 보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하지만 소설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그마라는 인물의 설정 자체가 뛰어난 정치가이기 때문이다. 지리적 배경이 그녀에게 족쇄 같던 노스랜드가 아닌 사우스랜드인 것만 봐도 그렇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책 세트를 통해 등장하는 주인공격 여인들은 하나 같이 독립적이고 뛰어나다. 심지어 이 로맨스물의 기본 사랑 공식이 어마어마한 힘과 체격을 지닌 남자 드래곤과 그에 비하면 연약하기 그지 없는 인간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독립된 그녀들이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을 자신의 인생에 더한다는 설정은 매력적이다.

 

1권을 읽으며 잠시 주춤하며 책에 대한 배경 지식을 쌓아간다면 2권은 그야말로 책에 푹 빠져 이들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아가는지 몰입할 수 있다. 완벽한 캐릭터들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끌리는 이들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때문에 매 세트마다 주인공이 바뀐다고 해도 섭섭하지 않다. 오히려 다음 세트에선 어느 커플이 주인공이 될 것인지 상상해 보는 것도 이 시리즈를 읽는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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