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삼선슬리퍼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4
방현희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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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고등학교 시절보다 중학교 시절이 더 힘들고 더 아팠던 것 같다. 내 인생에서 사춘기는 초등 5학년에서 중 2학년까지였나 보다. 그때의 나는 세상의 모든 부조리함이 너무나 싫었고 이 세상에 태어난 내가 어떻게 버틸 수 있는까 매일매일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닐 수도 있고, 아직 상처로 남아있는 상처들도 있지만 그 처절한 시기의 내가 있었기에 고등학교 시절도, 또 지금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매일매일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너와 나의 삼선 슬리퍼>는 이제 막 긴 터널을 뚫은 듯, 또다른 세상에 들어온 고등학생 1학년 아이들의 꿈을 위한 좌충우돌 생활을 그리고 있다. 무조건 불만만 쌓아두고 어쩔 줄을 모르는 중학생 아이들이 아니라 이제 세상을 좀 바라볼 줄 알고, 내 꿈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그걸 실천해 보려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10대. 이 시기의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힘든 일을 겪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부모에게 말을 못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부모가 걱정할까 봐, 또는 부모가 나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어서, 또는 부모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서, 결정적으로는 부모가 나섰다가 오히려 일이 더 커질까 봐.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부모에게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들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55p

 

부모들은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고민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저런 이유들로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때의 내가 생각나서 충분히 공감이 가면서도 이제 막 10대에 들어서는 딸 생각에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역시나 내 경험을 돌아보고,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면 아이들은 아이들 세상에서 제대로 고민하고, 충돌하며 자신의 삶을 조금씩 꾸려가려 한다는 사실과 그들을 믿어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이제 와 돌아보니 그때의 나나 지금의 나나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 불공정함에 주먹을 쥐어보고, 열심히 고민도 해 본 그때가 더 어른스러웠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부조리함에 '그럴 수도 있지'라거나 혹은 별 것 아닌 것에 욱! 하는 지금보다는 그때의 내가, 좌충우돌 자신의 인생을 시험해 보는 10대가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너와 나의 삼선 슬리퍼>는 아이들의 삶 이야기 뿐만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얼마나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지도 현수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신에게서 벗어나 조금 더 큰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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