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에서 재미까지!

입이 똥꼬에게 - 2008년 제1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33
박경효 글 그림 / 비룡소 / 2008년 5월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이제서야 읽게 되네요. 그리고 그 명성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지식에서부터 재미까지 모두 지니고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 전체가 아닌 일러스트가 조금 어린 아이들에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아이들에게 읽혀주면 아이들은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일러스트의 여부를 그다지 따지지 않네요. 오히려 "눈"이나 "입" 등의 특화된 일러스트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입"은 자신을 자랑할 만 하죠. 예쁜 목소리를 내보내는 곳도, 맛난 음식을 들여보내는 곳도, 사람들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곳도,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입을 통해서이니 말이죠. 자신의 역할을 마음껏 자랑한 입은 다른 부위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고 아름다운 것들, 여러가지 색깔 등을 구분하는 눈도, 싫고 좋은 냄새를 판별해주는 코도, 온갖 소리를 듣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귀나 무언가를 잡아서 갖가지 활동을 수행하는 손과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설 수 있게 해주는 발까지...우리 몸에는 어느 하나 불필요한 곳이 없습니다. 입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각각의 기관이 얼마나 훌륭한 일을 하는지 잘 알게 되지요. 하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어요.

바로 "똥꼬"예요. 입이 생각할 때 똥꼬는 냄새나는 것들을 내보내고 평소 아무 할 일이 없어보이니 당연히 가장 싫어하게 되었지요.

입이 똥꼬를 비난해도 똥꼬는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할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똥꼬는 우리 몸에서 가장 쓸모 없는 곳일까요?

<<입이 똥꼬에게>>는 입이 꾸는 한 편의 꿈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자신(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물들이 영양소를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들은 대장을 통해 똥꼬에게 향하지요. 어! 그런데 똥꼬가 없어요. 나가지 못한 찌꺼기들은 쌓이고 쌓이고... 결국... 우엑!!!

똥꼬의 소중한 역할을 알려주는 이 부분이 아이들은 왜 그렇게 좋은 걸까요?^^ 이 책은 더럽게만 느껴지고 아무 쓸모없이 보이는 것이라도 자신이 맡은 훌륭한 역할이 있고 그렇기에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들이 어떤 소화과정을 거치는지도 잘 알 수 있죠. 지식에 재미까지! "쓸모있음"과 소화과정, 우리 몸 각 기관의 역할까지 아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