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덩 덩 둥덩 가야금 소리 들어 볼래? - 가야금 명인 황병기 우리 인물 이야기 28
송재찬 지음, 이윤희 그림 / 우리교육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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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물 이야기" 시리즈는 근대에 우리나라를 지탱해준 우리의 가까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를 이해하고 자신들을 있게 해 준 세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주 멀지도 그렇다고 자신들이 잘 아는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일까요? 아이들은 이 시리즈를 읽고 더욱 큰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28번째 이야기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할아버지의 이야기네요. 그 옛날 연맹왕국의 시대에서 중앙집권국가가 되지 못하고 신라에 정복당했던 가야의 가실왕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는 가야의 현실을 한탄하며 큰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우륵을 시켜 만든 악기가 바로 가야금이지요. 때문에 다른 그 어떤 우리 악기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야금이 황병기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에는 지금처럼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나봅니다.

 

 

전체적으로는 황병기 할아버지의 위인전 같은 느낌이지만 황병기 할아버지께서 가야금에 흥미를 보이고 주위의 그 어떤 시선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야금을 고집하는 장면에서부터는 가야금과 할아버지의 끈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가야금을 고집하셨을까요? 지금처럼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도 아니었고 더구나 남자로서 주위에서 거는 기대도 컸을테고 실제로 촉망받는 법대생이기까지 했는데 말이지요.

 

책을 읽으면서 할아버지가 새로 배우게 된 곡이나 관심을 갖게 된 곡 등을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면이 그렇게 할아버지를 사로잡았나 싶어서요. 아이도 그렇고 저도 할아버지만큼 푹~ 빠져들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기 전에 생각했던 "가야금의 소리"와 책을 읽으면서 듣게 된 소리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다 비슷한 소리에서 조금씩 감정과 의미를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우리 조상들이 남긴 춤이며 그림들은 알게모르게 발전하며 현대화하고 있어. 그런데 유독 국악만은 예전 음악만을 고집하고 있어.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국악을 만들어야 해. 가야금도 옛날 곡만 고집할 게 아니라 현대인의 마음은 물론이고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게 발전해야 해."...90p

 

 

황병기 할아버지의 훌륭함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음악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신 거죠. 이런 고민들은 가야금의 현대적인 악보화와 정통적인 음악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느낌을 가진 새로운 곡의 작곡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어떠한 결과를 내놓았을까요? 바로 가야금의 대중화이겠지요.

 

오늘날 가야금은 그리 어렵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악기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도 고리타분한 옛날 악기가 아니라 지금도 잘 연주되고 있는 악기로 받아들이고 있죠. 관심만 있다면 어디서나 쉽게 배우고 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전설 속에 묻히고 점점 잊혀져 버릴 뻔한 악기를 이렇게 우리에게 가까운 악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 주신 황병기 할아버지의 업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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