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누구 팬일까?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7
김연진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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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테마는 영원히 감동을 주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제일 가깝기 때문에 상처주기도 쉽고 당연히 알겠지..라는 마음에 무심해질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일 거에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울 때, 힘들 때 생각나느 존재 또한 가족이기에 우리에게 "가족"이란 절대로 뗄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이죠. 

<<엄마는 누구 팬일까?>>는 모두 네 편의 단편이 담겨 있습니다. 초등학교 중, 고학년의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 단편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가족이 차지하는 의미와 그 사랑을 그리고 있어요. 때로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콧날이 시큰~해지기도 합니다. 때론 개구장이처럼, 때론 의젓하게, 때론 생각이 깊은 이 아이들은 바로 우리 아이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어요. 아마도 그렇기에 이 이야기들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는 부모님의 세탁소라는 직업을, 둘째 형에게서 계속 물려 신어야 하는 운동화를 조금 부끄러워하는 지욱이의 이야기에요. 어느 날, 한 푼 두 푼 모아 그림책에 고이 모셔둔 오만 원이... 그림책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엄마가 고물상에 넘겨버리신 거지요. 지욱이는 그림책 <행복한 왕자>를 찾아 온동네를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드디어 찾은 곳은 헌책방. 

"할아버지는 내가 신발을 신으면, 그 신발이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26p

오만 원을 찾아 헤맨 이 짧은 여행은, 지욱이에게 작은 형이 자신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부모님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계신지 깨닫게 해주었겠죠. 자신만 혼자 억울하다고 생각해 온 지욱이의 성장이 참 예쁩니다. 

<엄마는 누구 팬일까?>는 운동회를 통해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집은 달린다>는 아빠와 트럭에서 지내게 된 방학 동안 진심으로 아빠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지요. 두 편 모두 엄마와 아빠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어도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엄마의 정원>은 앞의 세 편과 분위기가 조금 달라요. 많이 어둡고 슬픈 이야기거든요. 우연히 아빠의 부정을 목격하고 그 충격에 빠진 하나를 지키다가 식물인간이 된 엄마의 이야기거든요. 하지만 끝까지 현실적이고 어둡게만 끌고가지는 않습니다. "식물"인간이 된 엄마가 있는 정원은 어떤 곳일까...상상하던 하나에게 판타지적인 신기한 일이 나타나거든요. 그리곤 "희망"을 예고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너무나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일까요? 가족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친구들과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게 되고 표현하게 되지만 이상하게 가족과는 그런 이해와 표현이 참으로 어색할 뿐이죠. 하지만 결국은 이해하게 되는 이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자신을 조용히 지켜주고 보살펴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되는 거죠. "가족"이란 언제나 힘이 되는 든든한 땅이잖아요. 땅을 단단히 밟고 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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