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
어마 리 에머슨.진 뮤어 지음, 이은숙 옮김 / 반디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벌목공...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특히 땅이 좁아 대규모 벌목 집단을 구경할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왠지 벌목공에 대한 평소 이미지가 존재한다. 책에서 읽었나? 아님 영화에서 봤나? ^^ 웃통을 벗어던지고 큰 소리를 질러가며 일하는 그들의 모습은 열심이겠지만 왠지 거칠고 야만적인 분위기다. 때문에 매일같이 술과 도박, 싸움을 할 것 같은 이미지랄까? 정말로 남자들만의 직업인 것 같다. 

<<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 재미있는 제목이 주는 느낌이 벌목장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에는, 이 소설이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무척 궁금했다. 마치 남자들의 숲 속에 여자 혼자라는 느낌이랄까?(결론적으로는 마찬가지지만..^^) 제목을 참 절묘하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 깊은 산 속 대규모 벌목 캠프장에 부주방장으로 취직하게 된 어마 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은 잘 안되고, 남자 친구는 느닷없이 신문에 다른 여자와 약혼을 발표한다. 언니네 집에 얹혀 살며 세상에 아무런 쓸모 없는 인간인 것처럼 느껴지던 어마 리는 어느 날, 동물원에서 부주방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월급이 450 달러에 그곳은 자신의 고향과 가까운 곳. 100여명의 남자들로만 둘러싸인 그 깊은 숲속에서 리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나는 인기가 굉장한 여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딜 가든 여자들이 득실거리고 거리조차 화장품 냄새로 진동하는 도시에서 살다가, 온통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유일한 홍일점이 된 기분이 썩 괜찮았다. 남자들 세상에서 나는 작고 연약하며 너무나도 특별한 존재였다. "...49p

아무리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하는 것과 매 시간 쉴 틈도 없이 100명의 식성이 좋은 남자들의 음식을 차려놓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기분 좋게 먹는 모습을 보며 리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간다. 

1950년대 벌목캠프에서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풀어놓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읽을 수 있다. 거칠게만 생각되었던 벌목공들의 이미지는 조금은 신사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한 사람 한 사람과 하루하루를 쌓아가며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조금 색다른 느낌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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