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이 석이 초승달문고 23
오시은 지음, 박정섭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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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는 5살 때부터 쭈욱~~~ 붙어다니던 단짝 친구가 있어요. 성격이 완전히 반대인데 참 신기하게도 둘은 호흡이 척척 맞아 정말 잘 놀죠. 5살 때는 사회성이 발달하기 전이라 자기 주장이 세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을텐데도 이상하게 이 둘이만 놀면 그런 다툼이 전혀 일지 않았어요. 사소한 말다툼과 조금 기분 나쁜 정도야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주려는 노력이 보이더라구요. 아마도 어린 아이들에게도 친구의 그런 마음이 보였는지 그럼 또 금방 화해하고 의기투합하여 정~말 신나게 놀곤 했죠. 마치.... 훈이와 석이처럼요.^^

<<훈이 석이>>는 우리 아이와 단짝 친구의 이야기처럼 생긴 것과 성격은 정말 달라도 둘이만 놀면 어떤 놀이도 너무나 재미있는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둘은 어떤 현실이라도 재미난 "상상놀이"로 변신시키는 재주가 있어요. 훈이가 기관장이 되어 석이를 이끌기도 하고 석이가 대장이 되어 훈이를 이끌기도 합니다. 



매일 잔소리만 하고 짠순이처럼 구는 엄마들에 대해 흉보는 것도 둘이서 하면 굉장히 재미있나봐요. 사실 우리 딸도 친구와 둘이 문 닫아놓고 소곤소곤...하고는 하거든요.ㅋㅋ 제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둘이 시치미를 뚝~! 뗍니다. 흠... 훈이 엄마는 뚱뚱할멈이고, 석이 엄마는 마귀할멈이라는데... 제 별명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흠...흠....



이렇게 죽이 맞는 친한 친구끼리도 가끔은 싸울 때가 있나봅니다. 특히... 어떤 일을 계획했는데 그 일이 잘 안풀려 서로 예민해져 있을 때는 말을 아주 조심해야 하죠. 짜증이 나 있는데 저쪽에서 날아온 말 한마디는 폭탄이 되곤 하거든요~. 훈이와 석이도 그렇게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싸움이... 금방 풀릴 싸움이... 엄마들에게 변명을 늘어놓으며 상대방 탓을 하기 시작하자 겉잡을 수 없이 어른들 싸움으로 번지고 말죠. 훈이와 석이는.... 다시 화해하고 예전처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사실... 아이들끼리 생긴 문제는... 아이들끼리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어른들이 나서고 중재하려 들거나 자신의 아이 말만 듣고 어른들 싸움으로 키우는 건... 어디까지나 어른들 책임인 것 같아요. 훈이와 석이도 서로에게 조금 섭섭하기는 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없다면 얼마나 심심한지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나서는 서로를 그리워하잖아요~.

매일같이 붙어다니던 딸과 친구는 서로 다른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잘 만나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그 애정이 아주~ 남다릅니다.^^ 공공연하게 올해 사귄 친구들에게 단짝 친구가 있다고 떠들고 다녀서 제가 좀 민망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인생에 그렇게 죽이 잘~ 맞고, 자신을 배려해주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로 신나고 행복한 일이 아니겠어요?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넘치는 애정으로 그 친구에게 다시 배려하고 이해해주려 하는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5시간을 놀아도 부족한 이 친구들, 둘만 있으면 어떤 상황도 재미나고 즐겁게 바꿀 수 있는 친구들의 우정이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그만큼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사실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훈이와 석이처럼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우정을 차곡 차곡 쌓아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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