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표 자료 : 메이데이

이스라엘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인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체포, 구금됩니다.

단순히 돌을 던지거나 소소한 저항을 했다는 이유로 제도적으로 구금하는 것이죠.

대부분은 집에서 체포되고, 일부는 공공장소나 학교 가는 길에 체포되기도 합니다.

 

대부분 행정 구금인데, 법적 적차 없이 행정구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7년 1월~6월 사이에 10~15명 가량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구체적인 학대의 사례를 보면 끔찍합니다.

 

- 추운 바깥에 두거나 차가운 온도의 실내에 수갑을 채운 채로 몇 시간 동안 앉혀 두기

- 이스라엘군 영창에 가둬 두기

- 심문 도중 다른 군인들이 서로 다른 부위를 손으로 때리기

- 12시간 동안 먹을 것을 주지 않기

- 며칠 동안 샤워를 못하게 하거나 옷을 못 갈아입게 하기

- 성적 학대를 하겠다고 위협하기

- 더 오랜 시간 동안 심문을 받을 수 있다고 하거나 가족들이 수감될 수 있다고 위협하기

 

 

현재까지 중동 도처에 분산된 팔레스타인 난민의 수는 4백6십만 명에 달합니다.

대한민국 총 인구의 10분의 1이 고단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 중에서도 레바논은 가장 규모가 작은데, 레바논 인근의 사브라-샤틸라 지역에서 가장 최악의 난민 학살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학살의 구체적인 내용은 <바시르와 왈츠를>(다른출판사)에 잘 나와 있습니다.

 

서경식 선생의 말대로 이들은 오랫동안 서러운 디아스포라 생활을 하고 있네요.

 

※ 위 자료는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메이데이)의 내용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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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2년 9월 16일 서부 베이루트 지역에 있는 사브라와 샤틸라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난입한 레바논 팔랑헤당 민병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3,000(추정)에 이르는 양민을 학살했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포위했고 팔랑헤당 민병대가 학살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조명탄을 쏘았고 이들의 행위를 방조해 주었다. 이 혐의로 당시 국방장관이던 샤론 전 총리는 장관에서 해임되었으나 20년 후에 총리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대량학살의 현장으로 몰리는 개개인의 군인들. 그들은 자기들이 왜 총을 쏘아대야 하는지, 그리고 심지어는 그 대상이 정확하게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마구 총을 쏘며 사람을 죽인다. 죽지 않기 위해 이유도 없이 상대방을 죽여야 했던 군인들은 끔찍한 공포 속에서 다음 순간을 알 수 없는 한계상황 속에 놓여 있었다.


 그들의 의식은 그들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넋이 나간 상태로 총기를 휘두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엄청난 살육의 현장에서 자신의 의식을 무의식적으로 격리시켜버린다. 그런 끔찍한 전쟁 상황이 그들에게는 현실이 아닌, 아주 비현실적인 상황처럼 느껴졌고, 그들은 마치 창을 통해 다른 세계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처럼 느꼈다. 그들은 죽음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잘못된 지원사격으로 생기는 사고조차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들 앞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 그들은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인간의 본능적인 방어기제가 이런 식으로 작동해 그런 처참한 현실로부터 자신들을 철저히 분리시켜버렸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도저히 그 상황에서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났고 살육의 현장에 있었던 군인들은 전쟁의 참혹한 기억을 자신들의 의식의 기억창고에서 교묘하게 제거해버렸던 것이다.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웠기에 그런 방어기제가 무의식적으로 작동했을까. 그런 경험이 없었던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상상해볼 수도 없기에 그런 상황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고, 그런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한없는 연민이 느껴졌다. 내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절대 없겠지만 말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전쟁에 참여한 개인, 즉 군인들은 자신의 사상이나 이념에 관계없이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일생동안 그런 경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전쟁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고,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죽이고 죽는다. 이 분노의 고리를 누군가는 끊어야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평화를 오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누가 먼저 화해의 악수를 청할 것인가 .

 <바시르와 왈츠를>은 대량 학살된 팔레스타인들을 위하여 이스라엘의 만행을 양심적으로 폭로한 영화인 <바시르와 왈츠를>를 만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비록 만화로 만들어졌지만 데이비드 폴론스키의 뛰어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영화를 눈앞에서 볼 때처럼 생생하게 감동을 느꼈다.

 작품을 읽는 동안, 인간악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끝없이 의문이 들었고, 인간의 야만성과 야수성에 대해 치를 떨었다. 그리고 최근에 붙잡힌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에 관한 기사까지 떠올라,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은 회의가 들었다. 과연 인간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진짜 본성인지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몹시 우울해졌다. 다시 한 번 그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과연 인간의 참모습은 어떤 것인지…….


<바시르와 왈츠를> 줄거리..(스포일러 주의)

주인공 아리 폴먼은 2006년 1월에 그의 친구 보아즈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는 보아즈와 30년 동안이나 우정을 나눈 사이였지만, 보아즈가 겪었던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보아즈는 이년 동안이나 스물여섯 마리의 개들이 나타나는 환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고백을 한다.

 보아즈는 1982년 봄에 전쟁에 참여하게 되어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찾으러 레바논의 어느 마을로 들어가게 되었다. 보아즈의 부대원들은 보아즈가 마음이 약해서 사람들을 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신에 시끄럽게 짖어대던 마을의 개들을 쏘라고 했다. 보아즈는 그 당시에 개에게 총을 쏘면서 죽어가는 개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했고, 이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갑자기 개들의 환상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아리 폴먼은 보아즈의 고백을 듣고 돌아온 날 밤에, 이십년 만에 처음으로 끔찍했던 레바논 전쟁에 대한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레바논, 서부 베이루트, 사브라와 샤틸라의 난민촌에서 대량학살이 벌어지던 날의 기억까지…….

그는 가장 절친한 친구인 정신과 의사 오리 시반을 찾아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서 어떻게 이십년 동안 전혀 기억도 못했던 일들이 갑자기 떠오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분명히 전쟁에 참여했지만, 그동안 실제 전쟁에 대한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는지 이상하다고 했다. 오리는 아리의 이야기를 듣고 흥미로운 심리학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 실험에 대해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실험자들이 피실험자들에게 어린 시절에 찍었던 실제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진들과 함께 실제 어린 시절의 사진이 아닌, 놀이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한 장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피실험자들 중 80%가 자신들이 결코 경험한 적도 없는 그 이벤트를 기억해냈다고 한다. 실험자들은 나머지 20%의 사람들에게 집에 가서 그 사진에 대해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그 이벤트가 생각난다고 했다. 이 실험의 결론은 ‘기억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역동적’이라는 것이었다.

이 실험에 대한 이야기는 내게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지난주에 EBS TV에서 방송한 ‘다큐 프라임 원더풀 사이언스-기억의 재구성’에서 그와 비슷한 실험 결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 방송에서는 인간 기억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잘못된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보여주었다.


오리는 아리의 기억을 검증해줄 친구를 만나보라고 했다. 아리는 자신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릴까봐 걱정을 한다. 그렇지만 오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에는 방어기제가 작동해 자신이 알고 싶은 부분에만 다가갈 거라며 걱정하지 말고 친구를 찾아보라고 한다.

아리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친구 카미를 찾아간다. 카미에게서 베이루트에서 있었던 학살 이야기를 듣고, 아리는 점점 자신의 기억을 찾게 되는데…….


수년간 레바논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1982년 7월 방위군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를 점령했다. 이런 혈전들 속에서 이유 없이 죽어간 사람들은 끝없이 많다. 그리고 이런 복수의 나날들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posted by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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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아즈와 30년 동안이나 우정을 나눈 사이였고 그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보아즈가 들려준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주인공 아리 풀먼 감독이 친구의 개꿈에 대해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듯,
책의 첫 장부터 무시무시하게 달려오는 개들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리 풀먼의 친구 보아즈는 어떻게 26마리라는 정확한 숫자까지 알고 있었던 걸까?
그것은 2년 동안 같은 꿈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보아즈는 개의 숫자뿐만 아니라 개 한 마리 한 마리의 눈빛도 모두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문득 20년 만에 사라졌던 꿈이 다시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기억을 하고 꿈을 꾼다는 것은 현재 어떤 일이 시작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꿈은 과거의 이야기를 말하는 듯 보이지만,
철저히 현재적인 영상들이다.
단지 과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보다, 그 인상에 대해서 내가 어떤 인상을 받았으며,
새로우 이떤 인상에 도달하게 되었는지가 꿈과의 재회에서 풀어야 할 이야기다.

보아즈의 개꿈은 한 사람의 무의식에 깊은 충격을 안겨 주었고,
그를 시작으로 20년 전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으며
'그 날'을 재현해 낸다.

기억이라는 것은 단단한 방어기제로 둘러싸여 있어서 좀처럼 아픈 부분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아즈에게 20년 만에 그 기억이 찾아왔다면 그것은 아주 중대한 신호이다.
<바시르와 왈츠를>은 이 신호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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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패턴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학살은 대체로 학살하는 자들의 무엇인가를 건드렸을 때 벌어지기 쉽다.
중국에서는 이것을 역린(逆鱗)이라고 하는데, 역린은 "용의 턱 아래에 거꾸로 난 비늘"이다. 이것을 건드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죽인다고 한다. 그래서 임금의 노여움 등을 표현할 때 이 말을 쓴다.
샤브라-사틸라 학살사건이 벌어진 것도 일종의 '역린' 때문인데,
레바논의 팔랑헤당 민병대가 그렇게 우상으로 삼았던 바시르 제마엘 대통령의 암살이 그것이다.

레바논의 팔랑헤당은 기독교 우파로서 이스라엘에 의해서 세워진 괴뢰정부 형태다.
2차 대전 때 프랑스 비시정부나 일본에 의해서 세워진 중국의 만주국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에서 공을 들여 정권을 창출하였는데 그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기에 이스라엘의 심기도 불편했을 것이다.






학살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비극은,
정작 학살은 당사자가 아니라 애꿋은 약자들이 당한다는 점이다.
바시르를 살해한 주범이 누구인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팔랑헤당 민병대들은 자신들의 복수심을 해소할 대용물이 필요했으므로,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그토록 잔악하게 살해했던 것이다. 그것도 3,000명을..





<바시르와 왈츠를>(다른)이라는 책을 보면 팔랑헤당 민병대들이 3,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바시르를 신처럼 추종했고,
작중인물의 입을 빌리면 거의 '에로틱'한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복수라는 것은 여기서 이미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브라-샤틸라 학살과 관련해서 태국의 정치 파동이 생각난다.

아래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에서
어릴 적 상상 속에서 김일성을 죽이러 다니던 기억이 잔인하게 스친다.




이 사진으로 197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닐 울비치는 아래의 설명을 첨부해 놓았다.

'1976년 10월 6일 태국의 수도 방콕의 타마사트 대학에 결집한 좌파 학생과 주변에 모인
우파 세력이 충돌했다. 총격전이 시작되고 국경 경비대가 동원되자 우세를 보이게 된
우파측은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하였는데, 학생을 때려 죽여 나무에 매달거나 길 위에서
태워 죽이는 참혹한 광경을 연출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수 십 명이 사망하였고 수 천 명이 구속되었으며 결국 급진적인 학생운동 세력은
일망타진되고 말았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국정의
실권을 쥐자, 1973년 학생궐기 이후 계속되었던 태국의 민주화 시대는 종지부를 찍었다.'



▲ 어린이를 포함한 청중들은 해맑게 웃고 있고, 시민들에게 맞아 죽은 좌파 여대생은 나무에 목이 졸려 반쯤 떠 있고, 그 사체를 의자로 무섭게 내리찍는 한 남자가 있다. 장면 하나하나가 충격적이다.


학살을 일으키는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하다.
이해되지 않는 세월을 굴레처럼 달고 온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처참한 역사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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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르와 왈츠를>의 비밀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 실험 사례다.
기억이 멈춰 있는 것이라는 평소의 생각과 달리 오히려 스스로 움직이며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감춰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기억은 자기 어떤 기억을 사라지게 하고, 그 곳에 전혀 다른 기억을 집어넣음으로써 스스로를 지키려 했다.
파렴치한 짓을 여러 번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뿐만 아니라 기억을 스스로 조작하기 때문에 벌건 대낮에 또다시 그 짓을 게속 할 수 있다.

기억이 움직이는 동물이라면 내가 만들어내는 기억들은 과연 나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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