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의 한승동 기자가 <과학수사대처럼 철학 사유하기>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드림위버>를 잘 그려 주었습니다.

신문은 우선 작가인 백 보웬의 학문여정에 주목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인체생물학과 4학년. 철학과는 별로 관계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개인의 정체성>이라는 철학 에세이 한 권을 읽고 인생행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립니다.

그는 생물학도답게 인간에 대해서 생물학적 고찰을 시도합니다.

"피부세포만 1분에 3만 개꼴로 교체
되는 우리는 한 달 전의 그 우리인가? 정신은 따로
존재하는가, 뇌가 만든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이것이 그의 물음입니다. 제목인 <드림 위버>(The Dream Weaver)란 " 꿈을 짜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드리머와 드림 위버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드리머는 꿈이나 몽상의 수준에서 머무는 사람을 말하지만, 드림 위버는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적 고민에 도달한 사람을 뜻합니다.

정통 철학도 출신이 아니라는 점은 이 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나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데카르트의 <방법 서설>이나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보다 더 강렬하고 절실한 철학적 사유의 교육장이 될 수 있다.” 와 같은 전향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킨스나 보들레르 같은 비철학자들의 철학적 사유를 보여주는 것은 이 책만의 매력이라고 칭찬하고 있네요.

<드림위버>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열네 살 소년 이안이 지은이의 분신인 노인의 도발적인 유도로 꿈과 현실을 오가며 “일종의 범죄현장 조사”처럼 철학 문제들을 놓고 부모, 친구들과 토론하는 논쟁적 대화체 형식의 이 책은 지식에서부터 ‘근친상간은 비도덕적일까’를 묻는 윤리·도덕에 이르는 서양철학 주요 논점들을 13개 분야로 나눠 훑고 있습니다.

꿈을 꾸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꿈을 짜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날줄과 씨줄의 조화가 있어야 하고, 전체 옷에 대한 그림이 갖추어 져야 하며, 사람들이 찾을 만한 예쁜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풍부한 옷감 등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드림위버>가 꿈꾸는 사람에서 꿈을 짜는 사람으로 한 단계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잭 보웬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추천사), 다른출판사

※ 위 글은 아래 한겨레 기사를 리라이팅(re-writing)한 것입니다.

한겨레기사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3465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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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4-0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