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둔 학부모로 가끔씩 애들과 함께 청소년 책들을 읽게된다. 하지만 대개의 책들이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내가 공감하기가 힘든 책들이 많다. 재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더니 끝까지 뒷 부분이 궁금해서 손에서 놓기 힘들게 했다. 미스터리물이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면 아이들의 호흡과 가독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성인들을 흡입하려면 저자의 굉장한 내공이 없다면 힘들다. 아니나다를까 초등학생인 우리 딸아이도 책에 푹 빠져들어 밥 먹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제때 밥을 먹지 않아 골치아파하는 마누라에게 이 책을 권했기에 내가 심한 눈총을 받았다.
이 책의 힘은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멋진 플롯만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날씨의 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낯선 장치를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과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는 작가의 능란한 글솜씨가 놀라울뿐이다.
정말 모처럼 재미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